고양이 기르기 잘먹고 잘사는 법 14
김경은 외 지음 / 김영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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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양이 기르기도 힘들다.


최근에 들어서 생긴 습관인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닥치는 대로 허겁지겁 읽어댄다. ‘읽다’가 아니라 ‘읽어댄다’고 표현한 것은 평소에는 잘 보지도 안던, 실용서 까지 샀기 때문이다. 키울 생각도 없건만 손에 들린 것은 <고양이 기르기>란 책이다.

‘기르지도 못하는데, 읽어보기라도 해야지. 귀엽잖아.’

충동구매를 합리화를 시킨 후, 읽어나갔다. 그런데 의외로 재밌다.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됐다.


고양이는 몸에서 냄새도 나지 않고 목욕을 자주 시킬 필요도 없다. 또 배변 훈련도 쉬운데다 소음으로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거의 없다. 게다가 좁은 주거 공간에서도 잘 적응하고 성격도 비교적 독립적이기 때문에 현대 도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잘 적응할 수 있다.

(p. 12)


고양이에 대한 편견들에 대해 정리한 쪽이 있는데, 거기서 얻은 것은 고양이도 사람에게 신뢰와 애정을 가지며 은근한 애정표현을 한다는 것이다. 신해철씨가 라디오 방송에서 고양이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던 것이 생각나서 이해가 잘 갔다. 고양이 종류도 가지가지였다. 근육이 우아하게 두드러진 녀석도 있었고, 털이 보송보송한 놈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히말라얀과 아메리칸 쇼트헤어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내 결론은 고양이 기르기는 힘들다 쪽으로 났다. 예방접종과 털 손질도 그렇고, 배변용 모래 따위에 쓸 돈 없다. 사료도 보통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고양이 기르는데 도와 줄 책이긴 하나, 내게는 못 기르게 도와준 책이 돼버렸다.


ps. 추가

일본에서는 도자로 만든 고양이 모양 장식품인 마네키네코를 가게마다 장식해두고 있는데, 이 장식품이 손님을 부르고 재물운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중략) ‘고양이가 얼굴을 씻으면 손님이 온다’는 일본의 속설대로 고양이가 얼굴 씻는 모습을 흉내 내어 만든 자세라고 한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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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질문 - What is Your Wish?
오나리 유코 글 그림, 임은정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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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day & Sweet candy


강아지 부부가 저녁 식탁에 앉아 서로에게 질문을 한다.


아내가 묻는다.

-있잖아. 만약 아침에 일어났더니, 내가 새까만 곰으로 변해 있다면 어떡하겠어, 당신은?


남편이 답한다.

-음...... 그렇다면 아마 깜짝 놀라겠지. 하지만 얼른 정신을 차리고 ‘나를 잡아먹으면 안 돼!’라고 말할래. 그런 다음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어 보고 아침식사를 준비해 줄 테야.

당연히 꿀을 좋아하겠지?


화이트 데이, 여자친구에게 캔디와 함께 선물하면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


달콤하더라. 너무 달콤하더라.

성시경 같이 목소리 좋은 남자가 말해줬으면 좋겠다.

유머도 있더라.

이런 말 해주는 남자, 어디 없나?


다 보고나니, 나른하다.


ps. 남편이 설거지 하는 아주 아주 멋진 장면이다. 눌러서 보면 더 크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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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기요시코 카르페디엠 11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오유리 옮김 / 양철북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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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더듬을 가지고 있는 기요시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기요시는 말더듬이 시작된 그 날 일을  인지하고 있다. 텅 빈 방 안에 혼자 있었다. (중략) 시골 할아버지 댁이었다. 소년은 한 방씩 문을 열어젖히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안녕! 안녕! 안녕! 깜짝 놀래 주려고 방으로 뛰어들어갈 때마다 큰소리를 지르며 들어갔는데, 방마다 전부 텅 비어 있었던 기억이 난다. (p.23)


그 것이 말더듬의 결정적인 원인인지, 방어기제(rationalization or projection)인지는 잘 모르겠다. 기요시는 그 것에 대해 물어봤던 의사에게도, 부모에도 말해하지 않는다. 이유가 된 사건 즉, 사전 설명도 없이 자신을 떨어뜨려 놓은 일에 대해 섭하게 말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난, 기요시가 그것을 그냥 그대로 수용했다고는 생각 못하겠다. 기요시는 말더듬 때문에 언어도 새로 조합해 골라 쓰고, 불만이 있어도 참아버리기 때문이다. (기요시는 나중에 말더듬는 것에 대해, 남들과 다르게 말하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말을 더듬게 되면 답답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늘 불편한 상황에 노출될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자, 모이신 분께 자기소개를 하세요.” (중략) 소년은 고개를 떨구었다. 심호흡, 심호흡, 심호흡..... 숨을 들이 쉬어도 가슴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목구멍이 갑자기 오그라들었다. 혀가 딱딱하게 굳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p.30)


말 한번 하는 것에도 기요시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차라리 말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데, 내 경험상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만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기에 내심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 것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치(displacement)된다. 그 것을 알기에 첫 편부터 공감이 갔다. 그리고 연이은 전학은 첫 대면의 불편과 함께 낯선 곳으로 계속 진행된다. 


이 소설을 단순히 성장소설의 감상정도로만 써서는 안 될 것 같다. 저자는 주인공 기요시가 자신의 실제 어린시절 모습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전학생이 겪는 소외감과 주변인들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내용이 잘 나와 있다. 말더듬 교정 프로그램에서 알게 된 가토에 대한 이야기, 옷짱에 대한 이야기는 학교 외 적인 곳에서 겪는 것이지만, 나머지 이야기는 학교에서 충분히 겪을 이야기다. 북풍 푸우타도, 게루마와 교차점의 오노에 대한 이야기는 전학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그래서 전학을 계획하고 있는 부모님이나, 아이에게는 추천이다. 모든 상황이 맞다곤 하진 못하겠지만 뭐랄까, 아주 미세한 털이 목에 걸린 것처럼 컥컥거리게 한다. 


아이의 전학이란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 굉장한 스트레스이다. 더구나 기요시 같이 수줍음이 많다면 더 하다. 어른이라면 원치않게 직장을 옮겨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늘 자기소개를 해야 하고, 기껏 친해지기 시작하면 완전 새로운 곳에서 이방인대접을 받고 다시 시작해야 된다. 기요시는 중학교 야구부에서, 이 모습을 전학생 오노에게서 재발견한다. “난 말이야, 전학 가기로 결정이 되고 나서 만화를 무진장 많이 읽었다. 전학생이 주인공인 만화 말이야, 반 친구들이 하나씩 가르쳐 주는 대로 다 읽었어. 멋지더라, 전부 영웅 같더라고. 그것 참 괜찮은 거구나 싶어서 속으론 전학 가길 꽤나 기다렸는데..... 완전히 다른 거였어.” (p.219)


저자이자 주인공이 작문실력이 뛰어나서 더 잘 포착한 것 같다. 전학생이 되는 자신의 위치와 말더듬는 자신의 불편을 말이다. 기요시와 기요시의 어머니는 첫 편에서 표준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끝으로 갈수록 지방 사투리를 사용한다. 풍자류 소설빼고, 사투리가 편하고 좋아지기는 처음이다. 

 

나도 사는 지역에 따라 변했다. 기요시처럼 초등학생시절 6년 중 5번을 전학으로 보냈다. 거기다, 중ㆍ고교는 전학없이 진학해서 기요시처럼 공유할 추억이 있는 급우들을 신기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전학에 관해서만 너무 열변한 것 같은데, 이 책이 꼭 그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진행 순서가 전학간 순서일 뿐, 가족애도 볼 수 있고 선생의 배려라든가 친구의 이해같은 어릴 때 느끼지 못하면 평생 아까워 할 것들을 다시 보게한다. 난 지금 무척 아깝다.

 

마지막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기요시의 도쿄 소재의 대학진학이다.


“어디까지요?”

역무원이 신경질적으로 대답을 재촉했다. 소년은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했다. 늘 늘어가는 데 실패했던 줄넘기 돌리기 안으로 단번에 큰 맘먹고 뛰어들어갈 때처럼, 숨과 소리를 함께 토해냈다.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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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요, 북경댁
신백합 지음 / 마음자리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일요일까지 책상에 앉아 있으려니 지겹다는 생각이 들어, 집어 들었다. 3시간에 걸쳐, 무료하지 않게 잘 읽었다.


책표지에는 북경유학 필독도서란 말이 찍혀있는데, 내가 보기엔 심심한 수험생에게만 권독이다. 중국유학을 꿈꾸는 유학생들에겐 실질적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다.


유학을 결심한 남편을 따라 중국을 가게 된 새댁의 중국체험기다. 4컷 카툰과 맞은 페이지의 간단한 글로 이루어 져있는데, 체험을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다 보니 유학 정보보다 가벼운 관광가이드 혹은 타국 생활소개 정도가 맞겠다. 부록이라고 붙은 마지막 장이 있는데 책의 가벼움에 날개를 달아줬다. 어디 적당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퍼온 듯 심히 부실하다. 전반적인 책의 내용도 한국 땅의 고시열풍에 퍼져 앉은 고시생들에게 ‘중국은 이렇구나’ 정도의 머리식히기에 알맞다.

 

인터넷 카페에서 연재하던 것을 출판 제안을 받아, 용기 내어 출간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출간을 할 마음으로 만들었다면 좀더 진지하고, 실속있지 않았을까한다.


ps 1. 술렁술렁 넘어가고 있는 D-day를 생각하니 머리가 복잡다. 빨리 수험생을 탈피해서 제주도라도 그림엽서 한번 써봤으면 좋겠다.


ps 2. 마오쩌뚱이 중국 여성의 여권 신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다음 사진은 엄마와 딸은  손님과 수다 떨고, 아버지가 요리와 식사접대을 하는 아주아주 훌륭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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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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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같이 사는 세상

 

시골의사님의 책을 다시 찾아 읽었다. 처음 그 글을 접했을 때의 충격과 눈물에 비하면, 오늘은 편하게 읽었다. 그 때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터져버린 눈물샘을 막느라 눈 시린 모니터 화면이 그렇게 시린 줄도 모르고 읽었다.


서재를 빌어, 시골의사님의 글을 가져왔었다. 그 분의 글이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 일이었지만, 가벼운 서재주인에 의해 자칫 무게를 잃게 한 것은 아닌지 내심 죄송스러웠다. 3월의 마지막 날, 드디어 나왔노라고 조심스레 말하셨을 때 바로 주문신청을 했다. 그런데 책임감이라고 하기엔 뭐한 책임감이, 책에 대한 리뷰가 10편이 넘으면 그 때 써드려야겠다고 결심케 만들었다. 그래서 오늘 드디어 한 짐 놓는 기분으로 리뷰를 올린다. 그리고 기다리느라 책을 여러 번 더 읽었는데 외울 정도가 되다보니, 정작 책 내용에 대한 생각은 많이 휘발되어버렸음을 밝힌다.


시골의사님의 글을 블로그를 통해 접했을 때, 눈물 흘렸던 내용을 기억한다. 반코마이신에 대한 내용에서도 울었고, 진화씨에 대한 이야기에선 통곡을 했었다. 개죽음에 대한 이야기에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훈훈한 것도 있었고, 안타까운 내용도 있었지만 가장 충격적으로 읽은 내용은 dementia(치매)에 대한 이야기다. 너무 충격적이라 그 내용을 점심시간에 친구들에게 말해주었다. 당시 heart-lung part(심폐부분)는 시험 때문에 달달 외우 있던 때였고, 막 burn(화상)개론에 들어가던 중이었다. 숟가락을 놓던 친구들에게 진짜냐는 질문을 받았었는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글 속에서 나도 같은 현장에 있고 싶다는 생각과 끝까지 저런 마음을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것이 초각을 다루는 응급한 것이든, 웃음을 나누는 가벼운 것이든 말이다. 원래 잘 쓰시는 분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환자에게 멱살 잡혔던 이야기도, 수술복을 다 적시는 이야기도, 실례를 범했던 고백도 모두 와 닿는다. 나는 얼마나 저렇게 느끼고 이해하고 쓸 수 있을 까 싶다.


책에는 의업을 하게 되어 남들보다는 갑절의 생의 저면을 보게 된다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고 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그의 선견이 더욱 고민도록 하지 않았나 싶은데, 그래서 알려주고 싶었단다. 결국 우리는 같이 사는 사람들이고, 작은 인연도 소중한  연이었던 것을 말을 해주고 싶었단다. 그 전에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신다고 하셨을 때, 글에 비해 촌스러운 제목이 아닌가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결코 촌스럽지 않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의학용어가 좀 많이 사용된 점이다. 나야 문제가 없었지만 다른 분들께는 조금 이해가 필요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좀더 높은 순위의 베스트셀러였을 텐데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면에선 이정도의 적당한 의료용어는 더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은 원하면 얼마든지 의료용어 정도는 쉽게 접근 할 수 있으며, 용어설명 때문에 이야기의 긴장감이 흐려지는 것은 더 아쉽기 때문이다. 그의 많은 이웃들은 이해를 잘하셨는지 덧글이 아주 많다. 초창기 시골의사님의 글에 달린 덧글은 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생각할 거리도 던지는 글들이 많아졌다. 이것도 인연이고 블로그 문화의 발전이 아닐까 한다. 가끔 시골의사님의 글에 내 덧글을 달고 오기도 한다.


오늘 블로그에는 ‘세상이 미쳤다’란 글이 올라와 있었다.

 

ps. 시골의사님의 사진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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