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3,300원의 신화 -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을 경영한다
우병현 지음 / 이지앤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미샤는 뷰티넷(http://www.beautynet.co.kr)이라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만들어진 국내 화장품 브랜드다. 뷰티넷도, 미샤라는 화장품 브랜드도 일찍 안 것은 아니다. 보아가 TV광고모델로 나왔을 때야 미샤를 알게 된 막차 고객이 나다. 신문에서 초저가 브랜드라니, 화장품은 싸구려로 팔면서 몇 십 억짜리로 광고 찍는다는 약간 아니꼽게 보는 기사를 보고 나서야 미샤가 뭐하는 회사인지 알게 됐다.


이 책에는 에이블씨엔씨(미샤 브랜드의 본회사)의 사장 서영필의 여정을 따라가고 있다. 그렇다고 CEO자서전처럼 씌여진 것은 아니다. 제 3자인 신문사 기사가 서영필 사장과 임직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미샤의 성공신화를 따라가 보는 형식이다. 서영필 사장이 직접 섰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책은 무척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저가여서 왠지 싸구려일거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미샤의 철학에 마지막 편견까지 스르르 허물어졌다.


서영필 사장은 전에 화장품 연구소의 연구원이었다. 그러던 그는 일본출장을 계기로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이 변해가는 것을 절실히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사직서를 내고 뛰어든 사업이 화장품 유통업이었다. 거기서 배운 것은 화장품 유통업의 구조와 마진률에 대한 것이었다. 유통업을 하면서 입스라는 화장품을 만들어 팔았는데 거기서 유통업의 거품을 호되게 체험했다. 후에 직접 홈페이지를 배워서 만들게 되는데, 거기서 화장품을 매개로한 여성소비자들의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한다. 거기서 3300원의 신화가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사실 알고 보면 고운 피부를 유지하는 데 고급 화장품은 필요 없습니다. 위장이 좋아야 피부가 좋습니다.”(p. 185) 화장품은 건강한 피부를 위한 보조품일 뿐 중요한 것은 몸속이기  때문에 화장품이 과도하게 비쌀 필요는 없단다.


그리고 철저히 ‘고객중심’을 외친다. 아마 인터넷 매니아들의 힘을 크게 실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책 속의 서영필 사장은 인터넷 블로거들을 아주 귀한존재로 묘사하고 있었다. 인터넷 보급이 기업경영의 질서와 마케팅의 틀을 얼마나 많이 깼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미샤는 확실히 많은 틀을 깨버렸다. 심지어 한국 화장품 시장의 질서까지 재편하게 만들었다. 비싸야지 가치가 더욱 있어 보이고 그래야 잘 팔린다는 것이 이제까지 화장품 업계의 룰이었다. 그는 왜 화장품이 꼭 비싸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리고 스스로 얻은 대답에 따라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그것은 화장품이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용품이라는 것이다.


지금, 세계화를 위한 준비로 바쁠 거다. 포장이 아니라 내용이 알찬 미샤 그대로, 무궁한 발전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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