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
선현경, 이우일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남들은 바다로 해외로 놀러가는 바캉스의 달, 나는 전월과 같다. 방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책을 깨작거리고 있는 중이다. 어딜 가보고픈 생각은 없다. 시원한 수박과 재밌는 책만 곁에 있다면 그 곳이 곧 피서지며, 몰디브 해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엔 이런 여행기가 편할 것 같아서 집었더니, 살짝 마음이 동한다. 까마귀 보약 맛이 난다는 ‘기네스’ 맥주를 한잔하고, 프라하의 인형극도 보러가고, 가우디의 파밀리아 성당에도 올라가보고 싶어진다. 여행지 곳곳에서 만난 호객꾼, 사기꾼, 숙박집 주인들과의 에피소드들도 상당히 재미있다. 그들은 맘이 닿는 대로 발을 다이고, 발이 닿는 대로 글을 다져갔다. 페이지마다 나오는 카툰은 이해와 재미를 동시 제공한다. 이 책이 기행문을 쓴 거라고, 실제 사진과 여행에 관련된 상세한 설명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딱 이우일, 선현경만큼 가볍고, 부담없다.


신혼여행을 외국으로 303일 배낭여행을 떠났다는 것이 참 부럽다. 두 사람이 함께한 오랜 시간과 그 만큼의 믿음이, 그들의 고단한 여행길을 유쾌하게 만든 것 같다. 싸구려 민박에 허름한 버스를 타고도 재미있기만 한 그들의 명랑함이 어디로든 떠나야 될 것 같은 충동을 넘겨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 생활 백서 - 남자보다 짜릿한 여자 인생극복기
안은영 지음 / 해냄 / 200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은 이사를 해서 집이 직장과 가까워졌지만, 두 달 전 만해도 출퇴근 시간을 지하철에서만 1시간 반을 보내야 했다. 지하철에서 읽을, 적당히 가볍고 유쾌한 책으로 ‘여자생활백서’는 제 격이었다.

2달이 지난 지금 다시 리뷰하려니, 머리에 남아 있는 게 없다. 책 읽는 동안, 잠깐의 청량감은 있겠지만 가슴이 뻥 뚫리는 상쾌함 없다. 그게 이 책의 한계.


ps.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보다 재미도 없고 남는 것도 덜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kleinsusun 2006-09-17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철에서만 1시간 반....헉!!! 그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이런 책 신문에 전면광고하는 거 정말....아까워요.ㅠㅠ

모과양 2006-09-1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디오도 광고하던 걸요 ^^

marine 2006-09-22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제목에 절대공감 합니다^^

순이언니 2006-12-29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보다 재미도 없고 남는 것도 덜하다.--->이책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이 한줄로 모두 결정되는군요.ㅎㅎ
 
언니네 방 - 내가 혼자가 아닌 그 곳
언니네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은 언니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확대란 이야긴 이제 너무 식상하다. 내가 생각할 때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도 있지만 그와 더불어 ‘언니의 수다가 통하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인 듯하다. 각종 커뮤니티와 블로그를 통해서 말이다. 블로그를 비롯, 싸이월드 홈피도 그렇고 몸속에 소녀가 들어있지 않으면 관리하기 힘들다. 소녀적 감성으로 일기를 꼬박꼬박 써왔던 언니들은 인터넷에 글쓰길 주저하지 않는다. 인터넷 소설가의 활동도 거침없다. 블로깅 해봐라. 많은 카테고리를 차지하는 인테리어, 요리 리시피, 셀카 자랑 등등이 꾸미길 좋아하고, 예쁜 것 좋아하고, 공감하길 좋아하는 바로, 여자의 무대인 것이다.


이 책이 화제가 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서점에 가니 ‘수십만 네티즌을 들 끊게 했다’해서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별 생각 없이 펴본 페이지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아버렸다.

‘이거 까발리기잖아.’

그래서 샀다. 나에겐 없는 진짜 언니들의 속내를 알고 싶어서 샀다. 함께 공감해야 할 것 같아 읽었다.


새로운 시선, 새 시대 언니들의 고민은 다양했다. 신선도 99.9%, 차갑게 유지된 것까진 좋았는데 일부는 냉동된 그대로였다. 읽을 이를 배려하지 않은 냉동식품은 싫다. 일부가 정리되지 않고 거친 감정 나열에 그쳐, 책값이 약간 생각난다. 그나마, ‘내 몸의 소중함을 알라’는 이야기는 좋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를 위한 변명
김병후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산지가 딱 1년 넘었다. 난 아직 어린가? 멀리 떨어져 살고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무치게 보고 싶어 한 적도, 생각만으로 눈시울이 붉어진 적도 없다. 가끔 짠한 마음이라도 들면, 가벼워 보이지라도 않을 텐데 ‘부모랑 떨어져 사는 게 참 편구나’란 생각이 먼저 드니 할 말이 없다. 엄마가 건전화는, 별 쓸데없는 걱정나열에 머리만 지끈거려서 싫고, 아빠의 전화는 딱히 할일 없는 중년 회사원의 심심풀이 같아서 받아도 그저 그렇다. 내가 심심하다 느낄 때의 걸려온 아빠의 전화는 ‘아빠도 지금 심심 하구나’란 세대공감(?)때문에 그나마 고맙게 느껴지니 진정, 나는 철딱서니가 없는 것이다.


더 철딱서니 없는 고백을 하자면, 이 책 ‘아버지를 위한 변명’이 처음부터 온전히 아버지를 이해하기위해 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개팅 남자의 이해할 수 없는 잠수를 겪고 난후,  위로 차 방문했던 서점에서 제목만 보고, 충동적으로 집었었다. 세상에는 아빠만한 남자는 없었다며 입술을 질끈 깨물며, 만원 돈을 지불했었는데 읽고 보니 만원의 가치는 충분히 뛰어넘으며, 내 입술은 ‘아버지 알라뷰’를 외치고 싶어 근질댄다. 사실,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 ‘사랑해요’란 말을 해 본지가 유치원생 때인지 초등학교 어버이 날 편지쓰기 대회에서인지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전화질이 이해됩니다.’라고 확실히 말할 수는 있다.


책은 젊은 아버지에서부터 중년, 장년, 노년에 걸쳐 시간 순서로 아버지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젊은 아버지에 대해서는 왜 가정에 소홀하게 되는지, 현대에는 어떤 아버지가 요구되는 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원시적 공포가 다르다는 것에서부터, 여자의 육아는 본능이지만, 남자의 육아는 학습에 의해 생기는 것이라는 사실까지 잘 씌여 있었다. 아빠가 육아 참여하면서 아기와 엄마간의 지나친 밀착을 예방할 수 있고, 아이가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으며, 훗날 장.노년의 아버지가 되었을 때 어떤 혜택이 있는지 귀뜸 해준다.


중년의 아버지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위치에 있다만, 자녀들과의 위치관계에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제대로 파악을 못한단다. 자녀들은 이미 사춘기에 접어들어 사회일원이 되기 위한  시초 문화가 생기고 아버지에 대해 평가를 마쳤으나, 아버지 눈에는 그것 자체가 성에 차지 않고 오히려 위협으로 다가 온단다. 책에서는 ‘아들에 의한 아버지 살해’ 신화를 인용하는데, 아버지로 태어난 이상 어느 시점이 되면 자식들에게 그 권력을 물려주는 것이 아버지로 태어난 자들의 운명이었다.


아버지가 장년기에 접어들면, 가정으로 서서히 돌아오게 된다. 사회적 관계는 점차 위축되기 시작하고, 친구관계 또한 사회적 이해관계에 따라 맺어진 터라 오래는 못 간단다. 젊은 시절 가정 속에서 제 역할을 찾지 못한 이 시대의 불쌍한 아버지는 이 때, 아내와 가족에게까지 소외당한다. 그 동안 가족과 교류하며, 좋은 아버지 상를 수행했던 사람은 행복을 찾기가 훨 수월해 진다. 그리고 노년이 되었을 때는 새로운 인간관계와 취미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우리 아버지가 책의 정확한 표현으로는 지금 딱 장년의 아버지다. 어머니와 연예 할 때부터  이미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울 아버지. 이 책을 읽고, 울 아버지에게 전하고픈 말이 생겼다.



“아버지, 귀하게 키워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아빠, 언제쯤 난 아빠같이 좋은 남자 만날 수 있어?”


PS. 개인적으로 남동생에게 꼭 추천해주고픈 책이다. 그리고 ‘어머니를 위한 변명’도 출간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한 식모들 -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박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군신화와 호랑아낙, 부유층에 복수의 칼을 들이 데는 수상한 식모들이란 소재가 신선했다. 거기에 신경호란 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콩가루 집안의 이야기는 배꼽이 빠질 만큼 웃겼다. 억지 부리듯 허풍떠는 작가의 거짓부렁에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살짝씩 건드려주는 역사학적 이야기는 글쎄다.


제 10회 문학 동네소설상 수상작 ‘고래’를 아주 재미있게 봤었다. 11회인 ‘수상한 식모들’도 읽을 만은 한데, 약간 기대에 덜 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