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할 때 ‘별생각 없이’ 한다고 하지만 언어심리학에서는 이런 습관적인 말을 두고 심층심리에서 나오는 ‘심층언어’라고 한다. 언어학자 소쉬르에 따르면, 이런 심층언어를 자주 사용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되고 만다고 한다. 뇌는 현실과 언어를 구별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입을 ‘짜증 나’를 반복하면, 그 소리가 귀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뇌는 짜증이 나는 것인데 왜 멀쩡한 척하느냐면서 온몸에 불쾌한 스트레스 호르몬을 쫙 뿌린다. 그러니 원래 짜증 나지 않았던 신경도 뇌의 지령에 따라 짜증을 내야 한다. 말버릇은 그야말로 버릇으로 출발하지만 버릇이 거듭되면 마음과 몸에 굳어버린다. -284쪽
고정관념에 갇혀 있는 이유는 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죽을 때까지 새로운 것을 배울 능력이 있다. 이처럼 평생 학습이 가능한 이유는 뇌가 살아 있는 한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끝없이 새로 만들고 구조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황에 부닥치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신경세포의 연결이 생긴다. 한편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쓸모없는 신경세포의 연결은 파괴된다. 뇌의 일부분이 다쳐도 다른 부분이 그것을 만회하는데, 바로 이것이 신경가소성이다. 신경가소성이 부족하면 사고방식이 유연하지 못하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지 못한다.-246쪽
자신이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분명 모자란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스스로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모자란 부분을 다른사람에게 보일 때 과도한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걱정은 내가 지지도 않은 빚을 갚는 것과 같다. 지지도 않은 빚을 왜 떠안고 있는가?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고, 미래에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은 일을 미리 앞당겨 고민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그리고 기억하라.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최악의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220쪽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그것이 성적향상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의 문제는 확실히 뭐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반드시 유념해야 할 점은 자식을 위해 쓸 돈의 한도를 정해놓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도 좋다. 형편에 맞지 않는 투자를 해놓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아이를 닦달하느니 조금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아이를 바라보면 아이에게 휠씬 관대해질 수 있다. -188쪽
자기 생각만 하고 사는 사람은 남의 비위를 알 수 없다. 그러니 아예 아부를 할 수조차 없다. 남을 정말 좋아하지는 않아도 좋아하려는 태도, 최소한 존중하려는 진심이 있어야 남의 비위를 ‘맞출’수 있다. 진심으로 하나도 없고 입발림으로만 아부를 한다면 ‘알랑거리는’ 겉모습은 흉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아부의 효과를 볼 수는 없다. 바보가 아닌 이상 상대방의 태도를 통해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41쪽
연애 시절을 떠올려보라. 마음도 엇는 사람의 마음을 열려고 얼마나 파나게 노력하는가.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사피고,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보기 싫은 로맨스 영화도 볼 수 있고, 먹기 싫은 스파게티도 먹을 수 있다. ‘내가 실은 이런 음식을 싫어하지만’이라는 내색은 당연히 하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걸 딱 골랐니!"라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달고 산다. (중략) 반대로 주도권을 쥔 쪽에서는 어떨까. "이런 식으로 하면 내가 계속 만나줄 것 같니?"라는 사인을 수시로 보내며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자고 하며 단칼에 거절한다. 상사를 대할 때도 회사를 다닐 때도 마찬가지다. 회사생활에서 주도권은 내게 없다. 최대한 회사 분위기와 상사의 기분을 맞춰야 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그들의 마음을 얻어라. 그러면 회사생활이 훨씬 편해질 것이다-86쪽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시간을 끌지 않고 그 사람을 바로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홍 차장 스스로 평가하는 자신의 성격은 ‘소 쿨(so cool)'이고 직원들의 평가는 ’왕재수‘다. (중략) 보통 ‘뒤끝이 없다’는 말은 화통하고 털털한 성격을 대변하는 것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또 다른 면을 내포하고 있다. ‘뒤끝’이 없는 대신 ‘앞끝’이 있는 것이다. (중략) 뒤끝 없이 앞에서 좋지 않은 감정을 터뜨리기 때문에 거기에 가서 부딪히는 사람은 상처를 입는다. (중략) 뒤끝 없는 사람들은 결국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스트레스를 남에게 분양해주고 자신은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다-78쪽
스트레스에 대해 조사할 당시 회사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있다고 체크한 사람은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었다. 상사들이 그 설문결과를 본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있다고 체크한 사람은 기본적으로 회사를 신뢰하며, 자신의 상태를 솔직하게 적어내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회사를 다니는 것이 힘들다고 투덜댈지언정 사악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뒤통수를 칠 인물은 아니다. (중략)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회사 생활을 잘 하고 싶기 때문이다. (중략) 반대로 스트레스 없이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굳이 회사생활을 잘 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76쪽
회식 도중 집에 가야 한다면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일어서라. 물론 당신이 집에 가갸겠다고 일어선 그 순간 주변 몇몇 사람이 말릴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예를 표방한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 제스처가 강해도 당황할 필요 없다. 적절한 멘트 그리고 신속한 뒷정리 후 회식자리를 빠져나라. 회식자리에 고통스럽게 남아 있으면서 분위기를 흐리는 것보다는 미안해하며 자리를 뜨는 것이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더 좋다. -72쪽
상사가 ‘인간적으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상사와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인간적’인 관계가 아니라 ‘공적’인 관계다. 자기 계발을 통해 더 좋은 직장으로 옮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가? 물론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를 충분히 즐길 줄 아는 일이 우선이므로 조급함을 버려라. 아부하는 인간들이 재수 없고 눈꼴셔서 견딜 수 없는가? 아부는 따지고 보면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부도 잘 하지 못한다. 아부는 약아빠진 일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전술 중 하나다-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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