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남편 친구 가족들과 속초에 다녀왔다.(3가족과 남자2) 가는길에 대명설악 눈썰매장에서 눈썰매를 타고 잠시 바닷가에서 바다구경을 하고 회를 떠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우선 밥을 하고 준비해갔던 고기를 볶아서 아이들 밥상에 놓아 먼저 밥을 먹였다. 그 사이 남자들은 술판을 벌었다. 물론 그럴 수 있고 그런 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아이들을 먹여놓고 아이들이 노는 동안 어른들이 모두 모여 회를 먹으며 술도 한잔씩 마셨다. 

2년동안 두달에 한번씩 만나서 서로 안부도 묻고 사는 얘기를 나누며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었다. 처음 이 모임을 남편이 내게 제안했을 때 친구들과 모임을 할 건데 모두들 가족모임을 하고 싶어한다고 했었다. 가족들 모두를 동행해서 만나는 모임, 참 좋다고 생각했다. 평소 남편 친구들의 순박함이나 털털함이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 술을 너무 마시진 않을까 걱정을 했었지만 큰 아이 낳고 변변한 외출도 친구들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기에 흔쾌히 승낙을 하고 모임을 지속해 나갔었다. 게다가 남편이 이 모임의 회장을 맡길 바라는 친구들 때문에 회비 문제며 매번 모임의 장소나 시간 기타 경조사 회비문제 등 여러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였었다. 그런데 이 모임의 성격은 늘 술판을 벌이는 남자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갔고 나는 그런 게 싫었다. 일년반 정도는 큰아이가 어렸고 내가 둘째를 갖고 둘째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매번 먼저 일어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그 친구들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남편이 그렇지 않으니까 우선은 그걸로 조금은 이해하고 넘어갔던 일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분개했던 건 지난 가을 모임에(낮부터 술판을 벌였다) 한 친구가 술이 취해 행패를 부렸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제 왜 또 저래?"였다. '또'라니 그럼 매번 그렇다는 것. 남편의 친구의 부인 중 한분이 그 사람은 원래 저런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가 목격했던 건, 3학년 아들에게 갑자기 다가가 따귀를 마구 때리고 머리통을 때렸던 것, 그것만이 아니라 5살 된 아들에게도 함부로 했다는 것.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고 남편에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항의를 했지만 남편은 다 큰 친구에게 좋은 소리도 한두번이라고 게다가 술이 취했으니 다음에 얘기하겠다는 것. 그러다 두달이 지나서 연말에 만났을 때 똑같은 행태를 보인 그 사람,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 애들을 데리고 계속 만나야하는 걸까? 회의가 들었다.  

2년의 모임에 이제는 여행 한번 가자는 제의에 다들 너무 가고 싶어하는데 거기에 초를 칠 수 없어 막연히 승낙을 하고 남편에게 저번과 같은 일이 없게 해달라 부탁을 하고 가족 여행인만큼 남자들이 조심해주길 당부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도 남자들은 술 마시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실 내가 가장 기분 나쁘고 화가났던 건, 남편이 내게 너무 예민한거 아니냐고 말했던 사건은 노래방에서 있었던 일이다. 저녁과 술을 적당히 한 사람들이 노래방에 가자고 제안을 했다. 노래방에 직접 전화를 걸어 노래방 2개를 예약까지 해놓았다. 우리가 5가족이었고 한 가족이 4인이었으니까 물론 인원이 많았다. 물론 2가족이 남자들만 오긴 했다. 그런데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남자들이 사라졌다. 건너편 방에서 부인과 아이들 몇몇이 노래를 불렀고 우리방에서도 나와 우리 아이들 그리고 부인한명이 노래를 불렀다. 한시간이 거의 지나가도 나타나지 않은 남자들, 거기에 맞장구치며 사라진 내 남편에 대한 화가 불같이 났다. 이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었다. 남자들끼리 잠시 놀고 싶었다면 먼저 양해를 구했어야 한다. 노래방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어주면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 하다가 돌아오겠다고 먼저 말을 해두었다면 그렇게까지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화가나서 방으로 올라갔는데 물론 나도 치우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도 치우지 않아서 숙소는 정말 난장판이었다. 잔뜩 늘어져 있는 방을 보는 순간 정말 더 많이 화가 났다. 상을 치우고 정리를 하고 설거지를 다 하고 나니 나타나는 다른 가족들과 남자들, 정말 화가 많이 났었다. 게다가 또 술을 잔뜩 사들고 들어온 남자들에게 아이들 재우고 먹으라고 그렇지 않을거면 나가서 먹으라고 말했다. 물론 나도 술을 좀 마셨고 화가 난 상태라 곱게 말하진 않았다. 거기에 맞대응하며 다른 집 남편이 내게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고 막막을 했다.(내가 술이 취해 주정을 한다는 듯) 안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너무 졸려 계속 칭얼거리던 참이었고 방으로 들어가서 씩씩거리며 아이들을 재웠다. 남편은 친구들에게 더이상 나가지 않고 물론 방에서 잠을 잤다. 그전에도 이미 많이 마신 탓이기도 했거니와 내가 너무 창피해서 나가지 못했을 거다. 그러고도 12시가 한참 넘도록 볼륨을 엄청 높이 TV소리와 그들의 왁자지껄 소리지르며 술 마시는 소리, 그때까지도 과자부스러기 먹으며 시끄럽게 노는 아이들 소리에 나는 쉽게 잠을 잘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난 아이들 밥을 먹이기 위해 여러사람 먹을 밥과 국을 끓여놓았더니 염치없게 다들 너무 맛있다며 잘들 먹었다. 잘 먹으면 고마워해야하는데 전혀 고맙지가 않은 여행이었다. 남자들과 똑같이 술 마시고 놀았던 다른 부인들 일찍 일어나지도 않았지만 누군가가 움직이기 전에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고 눈치보는게 정말 싫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이 먼저 짐을 정리해서 그곳을 나왔다.(사실 고모네 아기 돌이여서 서두를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나와 아이들은 다시는 그 모임에 나가지 않겠다고 남편에게 선언을 했다. 자기 가족들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남편의 친구라는 이유로 내가 2년동안 참고 만나온 것만으로도 내가 남편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보고 배울게 없는 모습을 자꾸 보여주는 것도 엄마인 나로서는 정말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내가 너무 예민하다는 남편, 남편은 우선 자기가 우리 가족에게 잘 하니 나나 아이들에게 부끄럽진 않겠지만 그런 친구를 아이들에게 계속 보여주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글을 쓰면서도 그 사람들에 대한 실망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이 바뀌지 않는 한 남편도 그 모임에 나가는 걸 반대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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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1-1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민하지 않은 걸요. 술버릇 중에 최상으로 나쁜 주사는 바로 "폭력"입니다. 정말 진정한 친구라면 반 죽을 정도로 두둘겨 패서라도 고쳐줘야 합니다.

꿈꾸는섬 2009-01-19 23:41   좋아요 0 | URL
또다른 폭력을 행사해야하는군요.

Mephistopheles 2009-01-20 09:30   좋아요 0 | URL
주사는 쉽게는 절대 고쳐지지않기 때문에...극약처방밖에 없어서요..^^

세실 2009-01-1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아이들을 때릴수가요. 말도 안됩니다.
전혀 예민하지 않으십니다. 저라도 가만 있지 않았을듯.
가족들이 함께 여행을 왔으면 예의를 지키고 해야죠. 많이 힘드셨겠네요.
전 이것저것 신경쓰기 싫어 그냥 우리 가족끼리의 오붓한 여행을 즐깁니다.

꿈꾸는섬 2009-01-19 23:43   좋아요 0 | URL
제가 처음부터 꺼리긴했지만 설마 가족을 데려간 여행에서 그렇게 할까 싶었네요. 저는 더 이상 그 모임에 아이들을 데려가는게 꺼려집니다. 사실 남편도 많이 부끄러워하고 있지만 쉽게 고쳐질 것 같지 않으니 제가 피하는 수밖에 없는거죠. 여하튼 아이에게 함부로하는 그 남자는 정말 치가 떨립니다.

순오기 2009-01-20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마시고 주사부리는 분은 부인이 안 왔나요? 매번 남편이 그러니까 부인이 안 오나~~ ㅜㅜ
하여간 아이들을 동반한 모임에서 아빠들이 술만 마신다는 건 본이 될 게 없어요. 그런 모임은 사절해야죠.

꿈꾸는섬 2009-01-20 00:16   좋아요 0 | URL
그분의 부인은 늘 함께 오셔서 함께 술을 드시죠. 물론 저도 술을 즐기긴 하지만 적당히해야하는건 아닐까합니다. 그분들 아이들 늘 조용하고 착해보이지만 다시보니 아이들이 많이 주눅들어 있고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저는 다시는 그 모임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지 않으렵니다. 아이들이 보는 어른들의 세상이 그런 모습으로만 보여질까 두렵기도하고 어른답지못한 어른들의 모습이 사실 너무도 부끄럽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제 아이들이 몸도 정신도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났으면 좋겠다는게 늘 저의 소망이거든요.

바람돌이 2009-01-20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예민한거 아니예요. 저라도 절대로 저 모임 다시는 안갑니다. 순전히 남편들 즐기려고 모인듯한 분위기도 그렇고 아이들과 모였으면 아이들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고 거기다 폭력이라니요. 있을 수 없는 일예요.

꿈꾸는섬 2009-01-20 02:10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아이들에게도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분명있을텐데 어른들은 그걸 모르는척 하는거겠죠? 우리 아이들은 괜찮다고쳐도 그집 아이들이 안쓰러운건 어쩔 수 없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1-20 08:1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가들이 안타깝네요. 정말 속상하셨겠어요. 소중한 시간을 내서 같이 간건데..

전호인 2009-01-2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뵙습니다. ^*^ 즐찾꾸우욱!
저는 시골사람이라서 섬님과 같이 어릴 적 친구모임이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서로의 애인들과 함께 모임을 해오다가 결혼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모임이 되었지요. 명절때마다 시골에서 만나 도시로 나와 여흥을 즐기기도 합니다. 아이들까지 모두 포함된 그야말로 대형 가족모임이지요. 총각때는 남자들이 주도하다가 결혼후 모든 주도권은 아내들에게 넘어간 상태이지요. 모든 프로그램이 여자들에 의해 만들어 집니다. 초창기에는 남자는 술마시고 여자들은 수다떨던 모임이었지만 요즘은 간단히 식사하고 아이들과 나뉘어 영화를 본다거나 아이들에게는 다른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한 후 부부동반 7080라이브카페를 가서 즐기거나 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키면서 하는 모임이 진정한 우의를 다지는 모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봄철이나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에는 가족끼리 행사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건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른들의 할일이지요. 지나친 음주가 동반된 남자들 위주의 모임이라면 가족을 끌어들일 하등의 이유가 없고,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으실 듯 합니다. 많이 속상하셨겠네요.

꿈꾸는섬 2009-01-20 12:31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좋은 말씀 너무도 감사합니다. 여자와 아이들의 배려가 동반된 좋은 모임 유지하고 계시는 것 정말 배워야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년동안 유지되어오면서 한번도 바뀌거나 고쳐지지 않는 것을 보고 이제는 정말 이 모임에 동행을 해야하나 회의를 느끼고 있었답니다. 모임의 남자들이 바뀌지 않는한 저는 더이상 그 모임에 참석할 이유를 못 느끼며 오히려 해롭다고 느낍니다. 전호인님께서 유지하시는 모임처럼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모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지 못하니 마음만 답답하네요.

2009-01-20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2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현준

아빠와 딸

일일아빠와 현준

아빠와 딸2
남편 친구 가족들과 함께 눈썰매장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현수는 아빠와 신나게 눈썰매를 탔고 현준이는 가족과 함께 오지 못한 남편의 친구가 함께 데리고 눈썰매를 태워주었다. 현준이를 데리고 다니며 함께 오지 못한 딸 생각을 자주하던 현준이 일일아빠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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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썰매의 추억이 우리도 있네요~~ ^^
일일아빠 덕에 즐거웠을 현준이~~ 그런데 그분은 가족이 안 오는데 왜 혼자 따라 왔어요?

꿈꾸는섬 2009-01-20 00:35   좋아요 0 | URL
가족 모임을 한게 딱 2년이 되었는데 한번도 이분의 가족은 오지 않더라구요. 사실 이분이 논산에 사시는데 이곳에 오시려면 3시간 정도는 걸린다더군요. 이분의 부인은 교회활동을 많이 하셔서 늘 바쁘시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요즘은 둘째를 가졌고 큰 아이는 교회에서 일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이분은 별명이 노인네일정도로 심성이 차분하시죠. 그런데 다른 분이 말썽을 부리신거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이분들 오랜 연애기간을 거치고 결혼하셨다니 이분 부인은 다른 친구분들도 잘 아실거예요. 아무래도 저랑 비슷한걸 경험하시고 처음부터 오시지 않았던 건 아닐까 지금은 그런 생각도 드네요.
남편의 친구를 무시하는 건 제가 남편을 배려하지 못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옳지 않은 행동을 하는 남편의 친구들을 전 용납할 수가 없네요. 그걸 안게 얼마 안돼서 지금은 정말 많이 후회하고 있어요. 이 친구들은 초등학교 동창들이고 연애할때는 몇번 본적도 없었거든요. 그리고 모임을 가졌어도 매번 아이들 때문에 저흰 일찍 들어왔었거든요. 저희 아이들은 되도록 9시이전에 재우려고 노력하고 최대 10시를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든요. 전 매번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서 문제를 잘 몰랐던거죠. 남편에게 이 친구들을 만나지 말라고 말하면 실례겠죠? 가족들 다 모아놓고 술판에 정신파는 사람들, 정말 싫어요. 아내와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고 심지어 자기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무엇보다 싫은데 그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는게 또 한편으론 가슴이 아프네요. 남편에게 단호하게 말하긴 했는데 남편도 쉽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네요. 그래서 더 화가나고 답답하고 그러네요. 그 집 엄마는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남편에게 자기 아이들을 대변하는 말조차 하지 않아요. 그 엄마 보육교사라 아이들을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알것도 같은데 자기 집 사정은 방관하는 것 같으니 더 답답하고 저도 말을 꺼내기가 쉽지가 않아요. 순오기님 저도 정말 부족하고 나쁜 사람이지요. 그걸 보고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니까요. 그저 내가 싫으니 안보면 그만이라고 돌아서버리니 그 집 아이들 생각하면 저도 참 나쁜 사람이지 싶어요. 제 자식만 소중한 게 아닌데 말이죠. 어떻게 해야할까요?

바람돌이 2009-01-20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가 바뀌지 않으면 그 아이들을 어쩌다 한 번 만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줄수가 있겠어요. 그냥 걱정만 될뿐이죠. 현수는 눈썰매 안무서워하던가요? 우리집 애들 저만할때 아니 저보다 더 컸을때도 무서워 하던데... ^^

꿈꾸는섬 2009-01-20 02:19   좋아요 0 | URL
남편이 워낙 잘 데리고 타서 그런가 너무 신나하더라구요. 계속 타겠다고 아빠 손 잡고 위로 올라가더라구요. 제가 애들을 다루는게 힘에 부쳐 남편 친구가 현준이를 데리고 타주었구요. 그분께는 그저 고마웠죠.
 


0116눈꽃

아이들

눈꽃

개구쟁이 남편
한달반만에 내린 눈이 반가워 아이들 무장시켜 밖으로 나가 눈구경하며 신나게 놀았다. 정말 오랜만에 많은 눈이 내렸다. 아이들보다 더 신나게 눈을 뭉쳐 우리를 향해 던지던 남편 덕에 더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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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1-19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크공주님이네요~
아 저도 눈싸움 하고 싶어라~

꿈꾸는섬 2009-01-1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추워서 그런가 눈이 잘 안뭉쳐지더라구요. 그런데도 울 남편은 잘도 뭉쳐서 던졌죠.

순오기 2009-01-20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박눈은 잘 뭉쳐지는데 함박눈이 아니었나 봐요~
눈오면 애고 어른이도 다들 강아지처럼 좋아하죠~ ^^

꿈꾸는섬 2009-01-20 00:18   좋아요 0 | URL
ㅎㅎ맞아요. 정말 많은 눈이 내려서 온통 하얗게 변한 곳에서 발자국 남기며 걷는 것도 즐거웠구요. 눈밭에 자꾸 넘어져도 방실방실 웃더라구요.

향기 2009-01-21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대구에도 저렇게 눈이 펑펑왔으면 좋겠어요, ^ ^ 아빠와 딸이 너무 행복해보여요 ^ ^
저도 빨리 결혼하고싶어요섬님 ㅋ

꿈꾸는섬 2009-01-22 10:50   좋아요 0 | URL
ㅎㅎ대학원 진학하셔서 열심히 공부하시고 좋은분 만나서 좋은 가정 이루세요.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김연수의 작품을 눈여겨보지 않았기에 <밤은 노래한다>를 처음으로 김연수의 작품 세계로 들어왔다. 왜 사람들이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를 극찬하는 것이었는지, 왜 이 책을 읽어야만 했었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1930년대의 민생단 사건을 다룬다는 무거운 주제에 바짝 긴장하고 읽었다. 사실 나는 역사에 그리 해박하지 못하고 특히나 1930년대의 상황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을뿐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읽었던 조정래의 <아리랑> 박경리의 <토지>를 통해서 보았던 그 시대의 그 풍경들과 내가 알고 있지 않은 낯선 이야기를 읽고 있었지만 조금도 낯설었다거나 무거운 주제에 짓눌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건 아마도 작가가 가지고 있는 구성과 문체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생각났던 건 얼마전에 모방송사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경성스캔들'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났다. 거기에 나왔던 한량의 모습을 하고 있는 주인공 김해연의 모습과 겹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에 의해 항일투쟁에 나서게 된다는 설정 또한 비슷하게 여겨졌기 떄문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그 시대의 투쟁도 그리 어둡거나 두렵게 만들진 않았다. 조선인과 일본인의 싸움이 아닌 조선인들의 싸움을 다룬 이 책을 읽어가며 나는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1930년, 조선인들의 만주에서의 모습. 조선이라는 나라를 벗어나서 조선이라는 나라를 찾아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던 그 많은 사람들은 민족을 위해서 죽기도 하고 당을 위해서 죽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적인 토벌대, 일본군들에 의해 죽어가고 해체되어 간 것이 아니라 조선인이 조선인을 죽였다는 것은 충격 그 자체이다. 

고등교육을 마치고 만철이라는 최고의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된 김해연, 조선을 떠나 용정으로 발령을 받아 일을 하면서 일본인 중위와 친분을 나눌 정도로 오로지 자신에게 몰두해있던 한 인간이 이정희라는 여자를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된다. 조선공산당원인 이정희가 마지막 자살하며 보낸 편지를 받으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정희의 죽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잃게 되지만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지 않고 만주에 남아 이정희의 죽음을 캐내는 한 남자의 집요함이 낭만을 꿈꾸는 휴머니스트의 삶을 버리고 유격대원의 삶을 살게 만들고 이정희에 대한 복수를 하기에 이른다. 물론 최도식의 집앞에서 최도식을 기다리던 아이들을 보고 최도식을 살려주는 인간적인 모습은 여전히 갖고 있기에 이 소설이 갖는 미덕은 남아 있다고 보았다. 

 

<밤은 노래한다>를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젊은 문인의 당찬 기운을 느꼈다는 것, 그와 동시에 김연수의 팬이 되었다는 것, 그래서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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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1-16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부의 대립과 적에 의해 무너져 가는것 역사 어느 귀통이를 봐도 나오는 모습이지요. 힘있는 자들은 늘 자신이 감당해야 할 적의를 약자들끼리 싸우게 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다 부리니까요? 지금 팔레스타인에서도 그건 마찬가지랍니다. 은밀하게 이스라엘과 손을 잡고 있는 자치정부와 그래도 팔레스타인을 지키려는 하마스의 싸움. 아마도 하마스는 살아남지 못할 것 같습니다.

꿈꾸는섬 2009-01-1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대적 모순이라고 해야하는 건가요? 전쟁없는 세상이 오긴 올까요?
 

중앙일보에서 연재하고 있는 작가가 뽑은 올해의 작품에서 <엄마를 부탁해>를 쓴 신경숙 작가는 박완서 작가의 <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작가는 김연수 작가의 <밤은 노래한다>를 뽑았다. 

나도 이제 <밤은 노래한다>를 읽어보려고 하는데 여기저기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을 이제서야 읽는다는게 조금은 안타까울 뿐이다. 

 

 

 

 

 

 

 

<엄마를 부탁해>와 <친절한 복희씨>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이었기에 <밤은 노래한다>의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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