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피곤하다.
중학교 3년동안 친구가 없었다는 여자 아이의 말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
고마웠던 친구 혹은 서운했던 친구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해보자고 했는데 자신은 친구가 없어서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울었다. 등을 토닥이긴했지만 난 그 아이의 마음을 온전히 읽을 수도 느낄 수도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 아이와 함께 둘러앉아 있던 다른 아이들 모두 놀랐다. 혼자 밥을 먹는지도 몰랐었단다.
모두에게 관심을 기울일만큼 여유있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저 친해질 기회가 없었을 수도 있다. 쉬는 시간내내 책을 붙잡고 있는 모습은 자기 방어였을 수도 있었겠단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친구를 사귀는 법을 아직도 모른다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다.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오기를 바랄뿐, 자신을 바꾸려는 의지가 생겨나기를,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