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일주일에 한번 봉사라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한 학급만 하는 게 나에게 적절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0중학교는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필요하여 선택의 여지없이 하루는 봉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3일중 하루 봉사하겠다고 신청하고 두개반 수업을 하고나니 역시 뒷반은 에너지가 부족했다.
다음날 한분이 안좋은 일로 빠지게 되고 그 다음날 다른분도 다쳐서 빠지는 바람에 사흘 연속 여섯개반에 수업을 들어가게 되었다.
역시, 나의 기운이 체력이 고갈되었다.
머릿속이 텅빈 느낌과 교실에서 만난 우울한 아이들의 모습이 자꾸만 나를 괴롭혔다.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려고 애쓰던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자꾸만 한 아이가 목에 걸린 가시처럼 아프다.
내게 호감을 보였고 뭔가 얘기해보려했던 것 같은데 내가 그 아이의 말을 좀 더 조심스럽게 여기지 못했던 듯 이내 그 아이의 말투와 행동이 달라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때 그 아이에게 불편했니? 마음에 안 드는 얘기가 있었니? 혹시 그랬다면 정말 미안해하고 말했는데 이미 늦어버렸는지 이내 괜찮아요. 상관없어요. 어차피 끝나면 가실거잖아요하고 냉랭해졌다. 그 아이의 마음이 지금 많이 힘들었지만 내겐 그렇지 않은 듯 보이려 했던 것에 나도 모르게 속았던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 생각해보니 내 마음밭이 불편했구나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이 수업이 빨리 끝나기를 내가 먼저 원하고 있었구나하고 되돌아 보았다.
어제 그 아이와는 좀 더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밤새 뒤척이고 뒤척였다.
그리고 오늘 아침 진중권의 생각의 지도를 펼쳤는데 이 글을 만났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결국 네 안에 있다. 따라서 먼저 네 자신을 알라. 그리고 매사에 지나치지 않게 행동하라.˝

과도한 일정에 오히려 많은 부분을 놓친 느낌이다. 앞으로는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려고 하지 말아야지. 좀 더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해야지. 내 상태가 좋을 때 아이들을 만나야지. 하고 여러 생각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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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08: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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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18: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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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08: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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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18: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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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09: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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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18: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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