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에 지우개
잃어버렸던 통장과 현금을 결국 찾아냈다.
책상 가득 쌓여 있던 자질구레한 서류, 청구서, 아이들 낙서 등등 한동안 정리 못했던 것들을 주말에 싹 정리했었다.
남편 말이 아무래도 정리하다 버린게 아니냐고...난 절대 그렇지 않을거라고...그럴리가 없다고 재활용함은 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하고 뒤지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애들 통장이 서류들 사이에서 나오는게 아닌가.....
통장 찾고 기분이 좋아야했는데 정말 펑펑 울었다. 이제 내가 나를 믿을 수 없겠단 생각, 아무렇지 않게 엉터리로 정리하고 중요한 것 중요하지 않은 것 구별도 못한 그 순간조차 기억하지 못했다는 시실때문에 우울한 하루가 되었다.
아는 언니와 얘기하는데 그 언니 남편이 나처럼 실수한적이 있었단다. 어머니 암진단 서류를 찾아 온 집안을 뒤져도 안 나오던게 재활용함에서 나왔단다. 그래서 그때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화를 냈었다는데 내 얘길 듣더니 그럴 수 있는 일이었구나 한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단 얘기, 그 얘기 듣고 그냥 스르르 마음이 풀렸다.
이제부터라도 좀 더 정신차리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