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2주
세인트 클라우드
벤 셔우드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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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출근한다는 남편이 아이들을 유치원, 어린이집에 각각 데려다 주었다. 갑작스럽게 영화를 보자는 남편 말에 부산스럽게 영화를 골라보지만 시간이 맞는 것이 <세인트 클라우드> 한편 뿐이었다. 영화에 대한 정보도 없이 바로 예매하고 집안일은 뒤로 미루고 바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극장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우리 부부가 들어오고, 연인과 솔로가 들어왔다. 그렇게 영화가 시작되었다. 우리 부부 앞으로 앉은 사람이 없으니 마치 영화관을 전세낸 듯, 영화 관람이 시작되었다. 

잭 에프런, 처음 보는 배우이다. 나도 이제는 정말 나이가 먹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디카프리오와 이미지가 비슷하다하고 난 톰 크루즈를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어린 디카프리오의 풋풋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근육질의 몸은 톰 크루즈를 보는 듯 했다. 정말이지 보는내내 눈이 즐거웠다. 

잭 에프런은 극중 잘 나가는 요트팀 주장이다. 외모도 출중하지만 요트를 모는 실력도 최고이다. 동생 샘과 함께 요트경주에 참가해 우승한 사진인데, 짜릿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엄마는 야간일을 하러 나갔고, 찰리는 고교졸업 파티에 가려고 했는데 동생 샘은 형을 따라 나선다. 차를 몰고 가던 중 음주 운전자에 의해 대형사고가 나고, 샘은 결국 죽고, 찰리는 심장이 멈췄다가 다시 살아 난다. 

하느님이 다시 생명을 주신 것은 다 이유가 있다는 구조원의 말은 찰리의 생활을 흔들어 놓는다. 샘은 죽었고, 자신만 살아났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매일 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찰리를 보면 그의 인생은 샘의 죽음과 동시에 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테스를 만나게 되면서 찰리의 인생은 다시 시작된다. 

사랑은 위대하다. 샘을 사랑하는 형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 샘을 영원히 보내기 싫어하는 찰리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테스를 찾으러 가면 더이상 샘과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더이상 샘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샘은 보내야만 하고, 테스는 현실을 함께 꾸려갈 수 있는 사람이다. 어떤 선택을 하게 되든, 그것이 무엇이든 찰리는 선택을 해야만 했고, 결국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선택한다.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에서 펼쳐지는 잔잔한 이야기, 누구라도 한번쯤 경험해봄직한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고 왔다. 누군가 때리고 부수고 욕을 하는 그런 영화가 아니라 누군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그것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멋진 남자가 나오는 그런 영화가 요즘은 더 좋다. 이런 겨울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극장을 나서며 남편은 내용은 잔잔하지만, 바다는 정말 황홀하네. 라고 말했다. 바다와 요트 그리고 잭 에프런은 정말 황홀했다. 눈이 즐거운 영화가 마음도 즐겁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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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1-14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런 영화도 있군요!
남편과 한가한 영화관람이라니. 정말 좋네요..^^
저도 싸우고 부수고 죽이는 그런 영화들은 이제 싫어요.
좀 가벼워도 따뜻하고 사랑하고 웃을 수 있는 영화들이 좋더라구요. 게다가 눈까지 즐거우셨다니! 완벽한걸요!ㅎㅎ

꿈꾸는섬 2011-01-14 09:57   좋아요 0 | URL
ㅎㅎ이런 영화가 있더라구요.
잭 에프런이란 배우를 처음 봤는데, 넘 잘 생겼어요.ㅎㅎ(아줌마의 사심)
눈이 정말 즐거운 영화였어요.^^ 덩달아 마음도 즐거웠어요.

아이리시스 2011-01-14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 싸우고 부수고 죽이는 것도 좋고, 잔잔한 것도 좋아여.^^
출근 안하시는 것도 아니고 늦게 하시는데 서프라이즈 영화관람까지?

아아, 텅 빈 극장은 좀 부럽다,ㅋㅋㅋ

꿈꾸는섬 2011-01-14 09:58   좋아요 0 | URL
저 20대땐 컬트영화 참 많이 봤거든요. 근데 요샌 그런게 싫더라구요. 아무래도 나이 먹어가고,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ㅎㅎ우리 입장에선 텅빈 극장 좋지만 극장 입장에선 속 쓰려을것 같아요.ㅎㅎ

양철나무꾼 2011-01-14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멋진걸요.
전 저녁시간에 남편이랑 시간 맞춰 영화보는 것도 좀 힘들어요.
게다가 취향까지 독특해 주셔서, 어린 애 어르고 달래듯 하는데...
같이 한가롭게 영화보고, 멋진 감상도 나눌 수 있고...참 부럽네요.

꿈꾸는섬 2011-01-14 10:00   좋아요 0 | URL
두분 다 일하시니 시간 맞추는게 쉽지 않으실 것 같아요.
저흰 보통 남편이 맞춰주는 편이에요.ㅎㅎ
네, 남편이랑 단둘이 영화 봤던게 작년에 <작은연못> 이후 오랜만이에요.^^

마녀고양이 2011-01-1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섯명이서 영화를 봤단 말이죠? 좋았겠다....
그런데 옆지기님이 이런 영화도 같이 본단 말이죠? 으아, 자랑할만하네.

저는여, 폭력물, 스릴러, 코메디만 신랑과 봅니다. 투덜대는거 장난 아니거든요.

꿈꾸는섬 2011-01-24 07:12   좋아요 0 | URL
다섯명이 보는 영화, 우리 앞에 아무도 없었어요.ㅎㅎ

남편은 장르 불문 잘 보는 편이에요.ㅎㅎ

프레이야 2011-01-1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고 싶어지네요.
오붓한 시간 멋진 영화와 함께 하셨군요.^^

꿈꾸는섬 2011-01-24 07:12   좋아요 0 | URL
오붓한 시간 너무 오랜만이었어요.ㅎㅎ

순오기 2011-01-14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보다 부부가 함께 한 시간이 부럽다는...^^

꿈꾸는섬 2011-01-24 07:12   좋아요 0 | URL
부부가 함께 조조를 볼 수 있다는 사실...자랑할만 한거군요.ㅎㅎ

비로그인 2011-01-15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즐거움이 막 느껴집니다. 윗분들 다들 엄청 부러워하시네요 ~ ㅎ

꿈꾸는섬 2011-01-24 07:13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도 부러워하고 계신거죠? ㅎㅎ

2011-01-19 0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4 0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이조부 2011-01-19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분이랑 영화도 보고 좋네요 ㅎㅎㅎ

눈이 즐거운 영화라~

요즘은 마음이 편해지는 영화가 더 땡겨요 ㅋ

꿈꾸는섬 2011-01-24 07:14   좋아요 0 | URL
다이조부님, 닉네임 바꾸었단 소식 듣고 달려가려고 했으나 게으른 탓에 이제야 댓글을 다네ㅛ.
다음에 놀러갈게요.^^

같은하늘 2011-01-2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와 영화도 보러 가시고 좋네요.^^
저는 작년에 10여년만에 영화보려고 예매했는데, 옆지기가 술독에 빠지는 바람에 다른 사람과 함께 간 아픈 기억이 있거든요.ㅜㅜ 다시는 둘이서는 안가겠다고 했어요.

꿈꾸는섬 2011-01-24 07:14   좋아요 0 | URL
울 남편도 술독에 빠지는 날엔 아무 것도 못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