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잠시라도 안 보이면 금새 울음을 터뜨린다. 장난삼아 작은방 문 뒤에 숨었는데 현수가 "엄마"하고 부르며 돌아다닌다. 여기저기 기웃거려도 엄마가 보이지 않자, 오빠에게'엄마'를 같이 찾자고 한다. 현준이도 함께 찾지만 엄마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자세히 찾아보지 않고 울려고 하는 순간 "엄마, 여기 있지"하며 나갔다. 두 녀석 감정이 폭발해서 엉엉 울었었다. 

그런 녀석 둘을 어제는 집에 두고 남편을 데리러 갔었다. 아이 데리고 치과를 다녀와야해서 차를 두고 간 남편, 집에서 왕복 30분 걸린다. 치과에 가서 이도 뽑고 어금니에 실란트를 했다. 그리고 태권도까지 다녀왔으니 피곤했는지 그냥 집에 있고 싶단다. 현수는 따라가겠다고 했지만 현준이 혼자 두는 것보단 둘이 있는게 나을 것 같아 살살 달래 둘을 집에 두고 나왔다.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30분동안 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얼른 다녀오겠다고 얘기하고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일러두고, 아무에게도 문 열어주지 말라고 하고는 남편을 데리러 갔었다. 

뒷좌석에 아이들이 없는 것을 본 남편, 너무 놀란다. 이미 날은 어두워졌고 번개가 번쩍거리며 비가 막 쏟아지는 그 시간에 아이들까지 태우고 나오는 것보다는 혼자 움직이는게 더 나을거라고 판단했다. 남편이 바로 집으로 전화를 하고 금새 집으로 가겠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아이들이 너무도 잘 있는 것이다. 어느새 우리 아이들이 다 자랐구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작년에 이 책을 사서 열심히 읽어준 보람이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집에 혼자 있게 되는 경우가 언제든 생길테고 미리 책으로 읽어주면 좋겠단 생각을 했었다. 안전 예방은 미리 미리해야하는 것이니 말이다. 

<집에 있을때 꼭꼭 약속해>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주기 때문에 엄마가 아이에게 꼭 얘기해야하는 것들이 모두 담겨 있다. 

아이들에게 위험한 순간을 미리 알려주고 예방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은 꼭 해야만 하는 것이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 세권의 책도 필수다. 

아이들의 성폭력을 예방하는 그림책을 많이 읽은 우리 아이들은 낯선 어른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현수의 경우엔 어린이집에 일주일에 한번 오는 체육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때 경계했었단다. 물론 지금은 선생님을 잘 따르긴 한다. 하지만 남자 어른들에 대한 경계심을 잊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슨 일이 생기면 엄마에게 꼭 말해야 하다고 말해두었다. 4살인 현수가 어린이집에서 야무지게 행동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 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완전한 성인이 될때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부디 큰 사고없이, 상처없이 잘 자랐으면 좋겠다. 

오늘 현준이 같은 반 엄마와 잠깐 커피를 마셨는데 아이 장래에 대한 걱정을 얘기했다. 어린 시절 꿈이 없는 아이들이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를 듣고는 섬찟했다. 다행이 현준이는 야구 선수, 발명왕......꿈을 꾸고 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무엇을 하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다만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단 얘기를 했다. 

너무 빨리 학습되어지는 것도 바라지 않고 다른 아이들보다 특별하게 자라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갖기만을 바랄뿐이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철나무꾼 2010-11-1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컸네요,현준이 현수 의젖한 걸요~^^

조금 더 지나면 말이죠,엄마와 같이 안 다니려고 하죠.

꿈꾸는섬 2010-11-15 14:40   좋아요 0 | URL
그래도 아직 너무 어린 아이들이죠.ㅎㅎ 그래도 어느새 많이 자랐어요.ㅎㅎ

水巖 2010-11-12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집에 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이 다 떨리는군요.

꿈꾸는섬 2010-11-15 14:41   좋아요 0 | URL
불안하셨죠? 저도 30분이란 시간이 참 길게 느껴지더라구요. 하지만 집에 잘 있어주었네요.^^

아이리시스 2010-11-1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기들은 이렇게 커가는거군요. 많이 배웁니다.^^
너무 예뻐요.

꿈꾸는섬 2010-11-15 14:43   좋아요 0 | URL
제가 너무 막나가죠? 아직 너무 어린 아이들인데 좀 믿는 구석이 있었어요. 그날따라 비도 너무 많이 내리고 번개도 치고 날도 이미 어두워서 사실 함께 나가는게 더 위험할 것 같았거든요. 여하튼 무사히 집을 지켰으니 칭찬해줄만하긴 했죠.^^
아이들 예쁘다 소리는 늘 좋아요.^^

마녀고양이 2010-11-15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대견하셨겠어요.
둘이만 집에 잘 있었다는거죠? 많이 컸네요. ^^

치과도 다녀오셨다니... 치과는 정말 싫어요. 그죠.

꿈꾸는섬 2010-11-19 19:22   좋아요 0 | URL
댓글이 너무 늦었죠? ㅎㅎ 죄송^^

ㅎㅎ너무 대견해요. 치과는 가기가 정말 싫지만 안 가면 더 괴롭잖아요.ㅎㅎ

감은빛 2010-11-16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너무 귀엽고 예쁜 것 같아요.
울 첫째는 이제 제법 커서,
혼자 잠깐 기다리라고 하면, 꼼짝않고 잘 있는 편인데,
둘째 아가는 아직 한참 멀었죠.

'꼭꼭 약속해' 시리즈는 참 좋은 것 같아요.
다 모아놓고 자주 보여줘야 겠어요!

꿈꾸는섬 2010-11-19 19:22   좋아요 0 | URL
ㅎㅎ꼭꼭 약속해 시리즈 저도 모아야겠어요.^^

순오기 2010-11-16 0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으로 안전을 학습해야 되는 세상이 되었다는 게 슬프지만, 거기에 맞춰 아이를 키워내야 하는 부모들의 지혜가 요구되지요. 무탈하게 자라는 아이들~ 감사하지요.
현준이 현수~ 둘이니까 두고 가지 혼자라면 생각도 못하지요, 그래서 꼭 둘은 돼야죠!!^^

꿈꾸는섬 2010-11-19 19:23   좋아요 0 | URL
책으로라도 안전 학습을 할 수 있으니 다행스러워요.
맞아요. 현준이 현수 둘이라 가능했던 일이에요.^^

후애(厚愛) 2010-11-16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준이 현수 보고싶어요~ ^^

꿈꾸는섬 2010-11-19 19:23   좋아요 0 | URL
ㅎㅎ다음에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잘 지내고 계신거죠?

2010-11-17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11-19 19:24   좋아요 0 | URL
아프진 않았고, 늦가을을 만끽하지도 않았고, 그냥 산티아고에 빠져서 살았어요.ㅎㅎ

같은하늘 2010-11-18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준이랑 현수가 이쁘게 커가고 있군요.^^
우리집은 더 큰 넘들임에도 둘이 두고 나갈수가 없어요.
머슴아들이라 싸움이 나거든요.ㅜㅜ

꿈꾸는섬 2010-11-19 19:25   좋아요 0 | URL
ㅎㅎ머슴아들이라도 부모님 안계시면 덜 싸우지 않을까요? 보통 믿는 구석이 있어야 둘째들도 덤비더라구요.ㅎㅎ(우리 현수의 경우지만요.)

희망찬샘 2010-11-21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싫다고 말해요
이 달의 우리 반 권장 도서입니다.
이 달의 주제가 '자기 몸을 자기 스스로 지키자!' 거든요.
저도 아이들을 집에 두고 둘이 나갔던 날 가슴 두근거리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우리 애들도 이제 제법 컸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했는데... 공감백배 글이에요.

꿈꾸는섬 2010-11-24 00:44   좋아요 0 | URL
난 싫다고 말해요..권장 도서군요. 자기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들의 몫인 것 같아요.^^
아이들 집에 두고 나갔던 날 가슴 두근거리던 것은 모든 엄마들이 똑같이 느끼는 일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