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양철나무꾼님이 프레이야님 서재에 남기신 '가을은 참 예쁘다'라는 노래를 들었다. 처음 듣는 노래였는데, 참 좋았다.
그리고 오늘, 반가운 분이 찾아오신다는 연락이 왔다.
춘천으로 벌초 겸 성묘 겸, 겸사겸사 가신다는 ㅁ님, 지나는 길에 들르시겠다고 전부터 말씀하셨는데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알라딘에서 미모로 꽤나 유명하신 분이시다. 역시 동안이셨다. 게다가 얼굴이 어쩜 이리도 작단 말인가. 연예인의 얼굴형이었다. 서재에 남기신 글들을 통해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분이라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다. 역시 재치도 있으시다.
ㅁ님 운전하시는 옆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굴 마주하는 것은 처음인데 서로 낯가리지 않고 주저리 주저리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 가장 놀랍고 존경스러웠던 것,
10년동안 스틱으로 운전을 하셨단다. 우와~~~정말 놀랍다. 난 오토로 하는데도 서투른 운전을 ㅁ님은 스틱으로 참 잘하시더라. 겨우 10년이란다.ㅋㅋ
차를 타고 경춘국도를 달리는데 하늘이 참 맑다. 말 그대로 가을은 참 예쁘더라. 거기에 ㅁ님은 더 예쁘시고.
공원묘지에 다녀오니 ㅁ님네 가족의 이야기가 줄줄이 나온다. ㅁ님 할아버지는 의학박사셨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요절하시고 할머니는 근 50년을 홀로 6남매를 키우셨단다. 정말 대단하다. 우린 겨우 둘 키우면서도 버벅되는데 말이다.
묘지에 다녀오고 맛난 음식을 먹으러 갔다. 보리 쌈밥, 초면에 입 쩍쩍 벌리며 쌈을 싸서 먹었다. 갖가지 나물들을 골고루 넣어 보리밥을 비벼 쌈에 싸서 먹었는데 정말 잘 먹었다. 우리 동네 오셨으니 내가 산다고 했지만 ㅁ님 절대 그럴 수 없다며 계산하셨다. 원래의 약속대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시간이 넉넉치 않아 식당의 자판기 커피로 대체했다. ㅁ님 말씀대로 커피 적금 들어 놓으셨다. 이자까지 해서 다음에 오실땐 밥까지 사겠다고 말씀 드렸다. 내년 봄에 다시 오신다고 하셨으니 올 겨울은 빨리 지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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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아저씨게 부탁드려 인증샷도 찍었다. 우리집 앞에 도착해서 마지막 기념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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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님이 준비하신 선물, 나를 위한 <위저드 베이커리> 현준이 <사라진 공룡을 찾아서> 현수 <엄마, 안녕>. 아이들도 모두 좋아할만한 책을 가져 오신 ㅁ님 정말 고맙습니다.
책 받아들고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아이들.
먼 길 조심해서 들어가셨다는 문자 받고 페이퍼를 작성한다.
가끔 뜻밖의 일들로 기쁠때가 있다. ㅁ님의 방문으로 오늘 하루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날이 되었다. 유쾌한 사람들을 만나면 그 기운이 내게도 전해져 나도 덩달아 유쾌한 사람이 되어지니 말이다. 다음에 또 이런 유쾌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먼길 다녀가시느라 많이 피곤하셨죠?
ㅁ님, 다음에 또 함께 시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음에도 잊지 않고 찾아 주세요.^^
가을은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