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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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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가벼워 보이는 분량에 편집자 추천도서라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이 책은 내 취향이 아니다. 그래서 끝까지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책이다.   

암울한 미래를 그린 영화, 재난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 같은 취향의 독자라면,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길 위에 있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없다. 끝까지 읽었지만, 세상이 도대체 왜 그렇게 된 것인지, 그리고 정말 희망이 있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거기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설정이 뻔한데, 남자와 소년이라는 표현도 좀 어색하다. 계속 '아버지'와 '아들'로 지칭하면 좋겠구만, 처음에는 아들이 아닌 소년이라고 해서 좀 어리둥절했다. 그러고 보니 주인공 이름도 제대로 없었잖아. 

책의 전반적인 느낌은 칙칙하고 암울하다. 미래의 어느 순간,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이 글을 썼겠지만.  

길 위를 걷는 두 사람.  그리고 그들 자체가 정말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도 알 수 없다. 식량을 뺏기기도 하고, 그 식량을 다시 빼앗기도 하니까. 결국 아버지는 죽는다.  깝깝하다. 책에서 즐거움을 찾고, 책으로 위안 받는 나같은 사람에게 길 위의 두 남자땜에 우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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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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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그리고 인간의 간사한 감정들도, 그리고 죽음도.... 책을 읽으면서 깔깔 웃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가령, 위녕이 엄마가 일을 하시는 줄 알고 조심스럽게 서 있는 데 알고 보니 엄마는 오락을 하는 중이였다든가. 여기서 미술관 옆 동물원의 심은하가 어두운 방에서 키보드를 누르는 모습이 왜 생각이 난 건지.. 그리고 "엄마"가 2번 이혼을 하고 이제 3번째 이혼을 하려고 할 때 그녀의 아버지는 세 번 이혼하는 것도 싫지만 불행한 것도 더 싫다고 말할 때 그러면 당당하게 살라고 할 때 왜 눈물이 펑펑 나는 거지...  

최근 공지영의 소설을 몇 권 읽었다. "~너를 응원할 것이다"도 그렇고 "가벼운 깃털 하나"도 그렇고. 그래서 인지 등장인물이 너무 친숙해서, 쉽게 확~ 빨려 들어간 것도 있지만, 공지영의 "글빨"이 좋다.  

그리고, 스스로 행복한 여자라는 말도.  

우리는 "이혼"에 대해서 말할 때 무조건 불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뭐가 불행한 것인지 생각해 보면, 그리고 남들의 이혼에 대해서 내가 감히 함부로 판단할 수 있을까 하는 것도. 

나도 스스로 행복한 여자가 되고 싶다.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불행하다 해도, 그건 그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고.  

엄마의 시골집에 서저마가 나나무스쿠리같이 생긴 여자를 데리고 와서 같이 술 마시는 상황. 나는 그 장면이 잊혀 지지가 않는다.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말을 함부로 하는지. 그건 주인공 엄마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무슨 일만 생기면 너 이혼했으니깐 그렇지. 하는 식 말이다. 나를 분노하게 했지만, 엄마는 이제 그런 상황에 이력이 났는지 너 못생겼으면 다야? 해버린다. ㅍㅎㅎㅎㅎㅎ 통꽤하다. 어차피 말이 안통하는 상황에는 그런 방법이 최고다.  

스스로 행복한 여자. 그런 여자가 되어야지.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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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마의 작은 방
이루마 지음 / 명진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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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케이블에서 싱글 남자들의 생활을 다룬 리얼리티 프로가 있었는데, 그때 잠깐 이루마가 나왔던 것이 생각난다. 깔끔한 느낌이었다. 오피스텔도 꽤 멋졌고. 그런데 그건 방송용이었던가? 책에는 허름한 오피스텔에서 한 달에 4만원으로 생활해야 했다고 하니...  

지금 이루마는 32살에 애기 아빠인데, 이 책은 이루마가 28살에 쓴 책이고, 그리고 생각보다 그다지 깊이는 없다. 편안하게, 예쁜 사진과 그림이 있는 그런 책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부러운 점은 그의 부모의 "통찰력" 피아노를 좋아하고, 피아노를 잘 친다고 해도 그의 부모가 영국의 음악학교를 몰랐다면, 그의 부모가 영어를 잘하지 못했다면 과연 지금의 이루마가 있었을까? 그리고 억지로 음악 유학을 보낸 것도 아니고, 오히려 학교 교장에게 아들이 음악적 재능이 없다 싶으면 과감하게 한국으로 보내라는 부탁까지 했다고 하니. 역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비전!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그의 말은, 노래만 부르려고 하지 말고, 직접 자신의 곡을 쓰라는 것. 자신의 색깔을 가지라는 것. 이것은 분명 음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내가 영어 교재를 편집하는 것처럼, 맨날 편집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색깔을 가진 나의 책을 만들 수 도 있는 것이고.  

통찰력 있는 부모가 있는, 비전을 가진 남자, 이루마!  

오호... 그런데 이제는 절판이라고 하니, 앞으로 이루마의 또 다른 새로운 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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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베란다 정원 가꾸기 - 1.5평 베란다의 화려한 변신
가타기리 모토코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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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하기만 한 집...   올 봄. 나는 집으로 화분을 들여놨다. 큰 고무나무, 돈이 들어온다는 금전수, 그리고 인테리어 잡지에 빠짐없이 나오는 율마 2개! 

그런데, 이것들 참 만만치가 않았다. 자식을 잘 기른 정원에 비교하곤 하더니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는 알것 같고. 그래서 나도 공부가 필요하다 싶어 이 책을 들춰보게 됐다. 

1. 만화로 구성되서 가볍게 읽기 쉽다. 그런데, 아무리 일본 책을 번역했다고 하지만, 왜 왼쪽 방향으로 책을 읽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2. 화분 리폼하는 방법, 약 치는 법, 그리고 식물이름들까지... 화분을 기르면서 있을 법한 일들이 잘 구성됐다. 그런데 너무 얇다. 그 점이 아쉽긴 하지~ 

에구구, 집으로 가져온지 2달만에 내 율마 2개는 바짝 말라버렸다. 이 책의 주인공 초록맘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이제 시작이니... 또 슬슬 다른 화분을 들여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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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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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책소개하는 사이트에 글이 실리더니, 아는 분이 이 책을 너무 재미읽었다고 하셨고, 또 언젠가 영화 소개 TV프로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소개해 준 적이 있다. 관심이 가던 작가였는데, 우연찮게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었다. 

이 책 역시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영화로 만들어질 장면을 내가 상상하고 구성해 가면서 열심히 읽어내려갔다. 1부에서 마리암의 삶이 2부에서 라일라의 삶이 그려지는데, 대체 왜 갑자기 마리암의 이야기에서 라일라로 넘어갔을 때 궁금해 하다가, 결국 두 사람이 엄마와 딸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그리고 동지처럼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가 나오고, 또 마리암의 희생으로 라일라는 행복을 찾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라일라는 자신이 카불에서 할 일을 찾는다. 마리암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책을 읽는 순간은 아프간 여성들의 삶에 가슴이 미어졌고, 책을 덮는 순간에는 엄마의 삶을 그리게 되었다. 전쟁을 겪고, 너도 나도 거지같이 살던 시절을 거쳤고, 여자들이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않던 때부터 지금까지 일하시는 엄마의 삶. 그렇게 서글프진 않았겠지만,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시절을 마리암처럼 거쳤던 건 분명하다. 전쟁과 여성 탄압 분위기는 통제할 수 없는 삶이다.  

그리고 읽는 순간 나를 분노하게 만들었던 가정 폭력! 미친거 아냐? 욕이 절로 나오는 남편....  결국 여성 교육, 계몽 뭐 이런 것들과도 연관이 있다. 자신의 일이 없다면, 남자에게 의지해서 살 수 밖에 없고, 그러면 또 다시 노예같은 인생이 되겠지. 배우고, 의식이 깨어있다면 "통제할 수 있는 삶"이 가능한데도 말이다. 

미국, 일본, 프랑스 소설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프간을 배갱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다양한 소설을 읽어야 겠다. 내가 좀 더 넓은 세상을 접하고, open-mind를 갖자고 독서를 하는 건데, 내 독서 분야는 너무 협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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