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로 보기에는 다소 황당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이야기 자체는 흥미로운 편. 특히 첫 번째 이야기 <타임머신은 강으로 떨어졌다>가 탁월하다. 일본 전래 설화인 모모타로 이야기의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작가의 말>에 제시된 SF 관련 내용도 경청할 부분.
이야기에 비해 세계관이 거대하다. 아직 이야기로 풀어내지 못한 설정이 많이 남았다. 이를 활용해서 또다른 작품을 만들어도 좋을 듯.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향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서로 성격이 다른 두 개의 사회, 구원의 예언과 그를 실현한 소녀, 비행의 모티브 등등. 사실 어떤 창작자가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익숙한 소재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해서 새롭게 만들 것인지가 훨씬 중요한 문제
시에 대한 짧은 해설. 분석이 아니라 인상이나 감상, 혹은 더하는 말에 가깝다.무엇보다 몰랐던 작품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조말선의 <고향>, 김해자의 <합일>, 고두현의 <저무는 우시장>, 김성규의 <꽃잠> 등이 그렇다. 다시 읽어도 좋다.
이야기 전개는 다소 밋밋하지만, 기발한 상상력이 발휘되어 있다. 만화이기에 가능한 표현도 분명히 있다. 다만 이런 설정이 충분히 펼쳐지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지극히 소녀풍인 그림체 때문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