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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애사
이선미 지음 / 여우비(학산문화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에 주목했던 이유는 오직 한 가지였다.
참신한 상상력 - 일제시대를 다루면서도 투쟁과 비탄에 빠지지 않으며, 때로는 발랄하기까지 한 바람둥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이 작품의 처음이자 끝이다.
나머지 부분에는 가치를 부여하기 힘들다.
결코 피해갈 수 없으며, 용서되어서도 안 되는 표절 사실은 제외하고라도,
아래의 이야기요소는 도무지 용서할 수가 없다.
① 피동적 여성과 그녀를 구해주는 마초적 왕자님이라는 컨셉
② 그 왕자님은 바람둥이이지만,
오이디프스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는 반항아라는 진부한 설정
③ 순진한 처녀가 바람둥이를 구원한다는 판타지적 스토리텔링
④ 그 과정에서 오로지 남자의 성장을 통해서 여자는 행복을 느낀다는 마조시스틱한 캐릭터
이 지긋지긋한 잔재들이 왜 이리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인가?
하긴, 이 작품이 '로맨스'를 표방한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하도 상상력이 좋기에 논의의 대상이 될 만한 소설작품으로 생각해버렸던 것이다.
아쉽다. 그저 아쉬울 뿐이다.
그런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왜 이런 로맨스가 먹힌다는 말인가?
* Plus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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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한 기존의 가치를 전복시킨 기발한 상상력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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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가 가진 문화콘텐츠적 가치에 대한 발견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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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Sentence 나여경을 향한 선우완의 대사 : "모두들 독립투사가 되어야 하나? 너희 이름 앞에 붙은 명예와 명성이 굴레라는 걸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군. 이런 말 할 자격 없는 놈이라고 비꼬지 마. 나라니 민족이니 독립이니, 관념이니 이상 따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백성들에게는 하늘의 뜬 구름 같은 게 아닌가? 제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으면 그나마 보지 못하는 하늘의 구름 말이야." - p.182. +2
* Minus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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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순진한 처녀 바람둥이 길들이기' 이야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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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동적 여성형과 더욱 피동적 마마보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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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하다 못해 익숙한 스토리텔링요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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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st Scene : 어머니의 가르침 "여자는 말이다. 여경아, 사내의 앞길을 막아서는 안 되는 게다. 사내 넓은 가슴이 온통 한이고 분노인데, 집안 여자들 때문에 두 다리 묶어 주저않혀선 안 되는 법이지.(p.63.)" 그리고 그걸 듣고서는 "비로소 자신이 해야 할 이을 알게 된 것이다."(p.63.)라고 생각해버리는 여주인공. -1
* Total : basic 75 (C+) + 17 - 34 = 58 (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