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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래질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안세민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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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에 감사하라, 고통을 사랑하라, 편안함은 죽음으로 인도할 것이다 - 책 중에서

 

* 책에 대한 선입견

나심 탈레브의 전작 <블랙스완(Black Swan)>에 관한 책을 읽고(http://blog.aladin.co.kr/pushtowin/4892913)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내용의 책을 쓰는지 대충 알고 있었다. 주류의 경제이론을 따르지 않으면서 주류가 해결하지 못하는 난관에 대해 핵심을 정확하게 찍어내는 기법, 그리고 나 같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에 대해 긴장감을 풀어주는 유머를 섞어 가며 쉽게 풀어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기법 말이다. 아마 나심 탈레브의 대중에 대한 영향력은 말콤 글래드웰(Malcom Gladwell) <아웃라이어 (Outlier)>쯤 될 것이라 생각한다.

 

* 낚시질, 서방질, 그리고 안티프래질

처음엔 책의 분량에 압도 당한다. 하지만 기죽지 말 것! 처음 몇 페이지를 읽고 나면 그 다음부터 재미있게 잘 읽혀 술술 페이지가 넘어간다. 서문은 안티프래질이 무엇을 뜻하는지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쉽게도 무엇을 뜻하지는 집중하려 했지만 잘 이해하기 못했다. 머릿속으론 맴도는데 가슴까지 이해시키는데 실패했다. 1, 2, 차차 책을 읽어 가면서 안티프래질의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안티프래질은 Fragile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회복력이나 강건하다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되는 개념이다. 과잉보상(Overcompensation)이고 과잉반응(Over reaction)이다. 누를수록 다시 튀어 오르려는 용수철, 막을수록 더 많아지는 시위대 같이 통제하려 할수록 더욱 통제되지 않고 더욱 강해지는 힘이다. 비밀인데 하고 말하면 더 많이 퍼지는 것, 금서로 지정하면 더 잘 팔리는 책, 연예인들의 노이즈 마케팅도 같은 의미이다. 전염병 백신주사같이 단순히 원상으로 회복되는데 그치지 않고 더 발전된 방향으로 되는 것을 말한다.

 

지금 사회현상을 보면 우울증에 걸리겠다. 세상이 잘못되어 가는 것은 알겠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약하거나 거의 없다시피 한다. 좌절만 느낄 것 같다. 부정적인 위험성만 보면 무기력해진다. 결국 진실은 밝혀지고 늦지만 성과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교훈은 진실을 밝히는 대가로 월계관을 기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심 탈레브의 책(몇 권 안 읽어봤지만)은 현상파악은 아주 적절하고 치밀하며 냉정하다. 하지만 명확한 해결책은 당장 쉽게 찾을 수 없도록 손에 쥐어주지 않는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올바른 선택을 하는데 해가 된다. 그저 블랙스완을 대비할 뿐이다. 오히려 완벽하게 대비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공산주의식 계획경제는 정부 주도하에 많은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수급 불균형은 더 많이 일어난다. 블랙스완은 절대 예측할 수 없다. 아무리 통계적인 기법이 발전한다고 해도 결론은 마찬가지 이다. 블랙스완은 예측 할 수 없으니 사회를 안티프래질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며, 결론이다.

 

해결책을 손에 쥐어주지 않는 대신 찾아갈 방법은 알려주는데, 그것은 옵션이다. 커다란 이익과 약간의 손실이라는 비대칭성(이 책에서는 바벨의 법칙으로도 통용된다)에서 비롯되는 장점을 지니고서, 무엇인가를 편의주의적으로 행하는 선택적인 행동방식인 옵션으로 불확실성을 길들이고, 미래를 이해하지 않고서도 합리적으로 행동하게 해주는 유익한 방법으로 안티프래질 하게 만든다.

 

몇몇 가지 실용적인 예를 드는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이 15장의 내용이었다(별 다섯개). 과학적 이론에서 실제의 발전을 이룬 경우는 거의 없다. 건축물은 수학과 기하학에서, 비행기는 유체역학에서, 파생상품과 트래이더들은 수학과 통계학에서 나온 것으로 모두 착각하지만, 이 열거한 모든 것이 기술자들의 시행착오와 실험에서 나온 경험적 산물이지, 이론에서 발전된 결과물이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배워왔던 것은 속은 것이다. 경험상 실제에 속하는 영역에선 공학이론은 크게 쓸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경험적 지식이 훨씬 유용하다. 다만 과학사에서 인정하기를 거절할 뿐이라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p346). 16, 무질서가 주는 교훈에서 그 교육의 예로 자기 자신을 들고 있다(p374~382). 바벨교육과 안티프래질의 교육에 대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 주에 30~60시간 동안 책을 읽고 거기서 필요한 지식을 얻는다고 한다. 심지어 실명을 대놓고 까기까지 한다(p593~601). 프래질리스타 토머스 프리드먼(뉴옥타임스 언론인, 이라크 전쟁을 부추기는 기사를 쓴)과 조지프 스티글리츠(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2008년 경제위기를 예상하지 못했으면서 신작에는 이를 예측한 것처럼 글 쓰는)등이고,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유명세를 타고 지도층이 되는 유명인과 그의 사적인 주변인물도 많이 나온다.

 

중간중간 기술적인 문제로 책이 지루해질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내 자신이 기존 질서에 매우 순종적인 경향이라 그럴 수도 있겠으나, 설명이 부족해서 일 수도 있겠다(양이 불출분해서가 아니라 내 사고가 따라가지 못해서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이러한 이론들이 더 많이 다양한 방법으로 회자된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막대한 새로운 지식을 전달한다. 경제학을 넘어서 과학과 철학, 통계학과 역사학, 그리고 현대와 그리스 로마 고전을 깊게 더구나 너무 쉽게 넘나든다. 충분한 사전 지식을 이미 알고 있지 않다면 깊게 공감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작가 특유의 유머코드와 역설, 위트, 반어법을 넘나들며 블랙코미디 같은 서술로 너무 쉽게 오고 가므로 여간 집중을 하지 않고서는 문맥을 중간에 잃기 십상이었다. 작가의 광범하고도 깊은 지식에 탄복하면서 읽었다. 교양서로서도 가치가 크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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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2-26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