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이 늘 똑같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늘 아침에 일어나 운동하러 가고, 학원에 가서 늘 같은 아이들을 레슨하고, 집에 돌아오면 책 보고, 친구를 만나도 늘 비슷한 곳에 가서 식사를 하고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삶이 얼마나 단순하고 지루하던지... 내가 사는 게 다람쥐 쳇바퀴도는 게 아닌가...

집에 돌아와서 씻고 나서 스킨,로션을 바르고, 매일 밤 같은 영양크림을 바를 때 쯤이면 그런 생각이 특히나 더 많이 든다. (난 참 특이하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학원에서 집에 가려고 차를 빼는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다른 곳에 차를 댔었고, 그 옆에 차가 있어서 빼기가 나빴는데 오늘은 참 수월하구나... 그 생각으로 시작된 것이 어제와 다른 것들을 비교해 보자 다른 것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어제는 햇빛이 쨍쨍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오늘처럼 비가 오기도 한다.  어제 아침에는 7시에 일어났는데 오늘은 8시에 일어났다. 어제는 순대국을 먹었는데 오늘은 돈가스를 먹었다. 어제는 차를 안 가져 왔는데 오늘은 차를 가져왔다. 어제는 어떤 골목에서 신호에 걸리지 않았는데, 오늘은 어디어디 사거리에서 차가 밀렸다. 어제는 학원에 어떤 어떤 아이들이 빠졌는데, 오늘은 새로운 어떤 어떤 아이들이 있다. 어제는 녹색 미니스커트를 입었는데 오늘은 줄무늬 셔츠를 입었다. 어제는 빨래를 했는데 오늘은 빨래를 갰다. 어제는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는데 오늘은 노래 연습을 했다.

매일매일이 너무나 다채롭고 다양하게 펼쳐졌다.

어떤 중고품 가게에 가보면 하나도 같은 종류의 물건이 없던데, 그런 것처럼... 마치 하나도 같은 무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예쁜 구슬들이 엮여있는 목걸이처럼. 그렇게 하루하루가 만들어지고 엮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다르게 생긴 것처럼, 사람의 삶도, 우리가 처하는 상황도 비슷한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참 다양하고, 흥미롭고, 새롭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매일매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면, 오늘의 실수도, 어제의 실패도 개의치 않고 내일을 기대하고, 오늘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2005년 한국의 키워드라면, '즐거움' 이라는 생각이 든다. 즐기려면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 보라. 그리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느끼고, 같은 종류의 일을 오늘은 어떻게 새롭게 할 지, 또는 같은 종류의 일이라 할지라도 오늘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하라. 오늘은 즐겁게 살고 집에 돌아가 양치질을 하며, 또 오늘과는 다르게 펼쳐질 내일을 기대하라. 그리고 내일을 즐기라.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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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 2005-09-04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히... 그렇게 보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