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가요프로그램 말고는 TV보는 일에 시큰둥한 나는 도전 골든벨 역시 거의 보지 못했다. 고2때 EBS 장학퀴즈에 나가 결승전까지 오른 전적이 있음에도 말이다.
'멈추지마, 다시 꿈부터 써봐'의 저자 김수영씨는 나와 동갑내기이다. 참으로 전적이 화려하다. 중학생 때 가출을 했다가 검정고시를 거쳐 실업계 고교로 진학한 그녀는 연세대학교에 당당히 합격하고, 제9대 골든벨도 울리게 된다. 그리고 영국 골드만 삭스에 취직하고 현재는 쉘 그룹에 취직하여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다.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레임이 느끼고 싶어서였다. 요즘 하루하루가 지옥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사실 책을 읽다보니 이력서만 백 번 넘게 썼다는 그녀의 솔직한 고백이 신선했다. 그녀는 특별하지 않았다. 그냥 남들보다 열심히 노력할 뿐이었다. 열정이 있었고, 지난 세월에 기댄 자신감이 있었다. 지독한 가난을 이겨내고 연세대를 졸업한 뒤 영국 회사인 골드만 삭스를 들어갔으니...그 자신감이야말로 하늘을 찌르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녀의 학창시절을 읽는 내내 나는 정말 답답함을 느꼈다.
나는 현재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초등학생들이긴 하지만 다들 자신의 의견이 있고, 생각하는 바가 있는 인격체이다. 그런 아이들을 30명 남짓 한 반에 데리고 있으려면 힘이 부칠 때가 많다. 모두 자기 생각만 하기 때문이다. 모두들 편하고자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하고, 즐겁고자 한다. 사실 나도 그렇다. 누군들 불행하고, 불편하고 싶겠는가? 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다보면 어느 부분 희생하고, 배려하고, 양보하고, 이해해야하는 것이 분명히 있다. 지금은 이렇게 잘 살고 성공하고 있지만 그 당시 선생님들은 얼마나 힘드셨을까....생각하니 참...가슴이 답답했다.
이 책은 나에게 꿈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기보다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이 처한 현실에 대해 더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어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