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이는 핑크색을 좋아한다.분홍색이라고 말해줘도 아니 핑크란다. 어려서부터 언어의 형성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히 살펴볼 생각이다. 어제는 친정엄마, 나, 늘해랑(유민이의 아명), 열무(유현이의 아명)와 저녁 나들이를 나갔다. 오늘 비가 내리려고 그랬는지 무척후덥지근하였다. 밤9시가 다 된 늦은 저녁이었는데도 선선하였다. 평소 즐겨찾는 트리시에 가서 해랑이와 열무의 드레스를 사주었다. 열무는 워낙 어려서 선택의 폭이 좁았다. 새빨간 꽃무늬가 예쁜 끈달린 드레스를 사주었는데 좋아하였다. 해랑이는 평소에도 워낙에 패션코드가 까다로운 편이라 본인이 맘에 드는 옷을 고르도록 놔두었는데 결국은 신데렐라풍의 아주 예쁘고도 비싼 공주 옷을 골랐다. 사실 나도 마음에 두고 있는 옷이긴 했지만 일단 사이즈가 110밖에 없었고 또 아이옷 치고는 상당히 비싼 편이라 망설여지는 옷이기도 했다. 그런데 선선한 초여름 저녁이 주는 산뜻함을 핑계삼아 기분좋게 사주었다. 해랑이도 무척 기뻐하였다.  

실은 올 여름에 입을만한 하얗고 얇은 가디건을 하나 구입하고 싶어 인터넷 쇼핑몰을 여러군데 구경하였다. 그런데 막상 맘에 드는 것이 나오면 4-5만원 정도하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하나 구입하면 요긴하게 입을 것이 확실한데도 그랬다. 결국 클릭만 수십번 하다가 결재창을 구경도 못하고 닫아버렸다. 하지만 해랑이와 열무의 옷 구입은 왜그리고 과감하고 빠르게 결정하는지 나 스스로도 놀랄지경이다. 4만 몇천원하는 내 옷은 결국 마음에서 접었지만 한 벌에 5만원씩 하는 두 딸의 옷을 몇벌이나 사주다니....그러고도 전혀 서운하다거나 섭섭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니....엄마라는 이름은 나라는 사람을 점점 너그럽고,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듯하다. 고맙다 두 딸에게... 

 어제 5월 21일은 2010년 석가탄신일이라는 경축일인 동시에 임실초 교사 김주연이 KBS 라디오에 인터뷰어로 출연한 날이기도 하다. 2010 전북의 힘! 책으로부터!라는 코너의 초대손님으로 출연하였다. 얼마전 내가 낸 책을 눈여겨 본 작가님 덕분이다. 작가님이 미리 보내준 질문지에 대한 답을 쓰고 거의 외우다시피해서 준비하였는데 정작 실전에서는 아나운서님이 새로운 질문을 해서 무척 당황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 모두 두 딸 덕분이다. 해랑이가 커나감에 따라 아이의 독서교육을 어떻게 해야좋을까 하는고민에서 책을 쓰기 시작하였는데 이렇게 특별한 기회도 주어지고...이 고마움을 평생 갚으며 살아야지. 

해랑이는 여전히 집에오면 책 읽기를 즐겨한다. 앉은 자리에서 10권 정도 책을 본다. 아직 글을 읽을지 몰라 내가 다 읽어줘야하지만 그래도 감사하다. 이제 겨우34개월인 아이가 몇십분을 가만히 앉아 책 내용에 집중하다니 말이다. 간혹 질문도 하는데 그때마다 정확히 대답해서 신기하다. 앞으로도 아이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책을 읽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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