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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탁월함에 미쳤다 - 공병호의 인생 이야기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이 책을 읽고 정말 많은 고민에 빠졌다. 과연 공병호씨의 책을 계속 읽어야할 것인가 아닌가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결국 그래도 읽어봐야하지 않겠느냐 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사실 상당히 갈등되는 순간이 많았다. 특히 사람을 배신한 일을 그가 담담히 고백하는 부분이 나오면 더더욱 나의 갈등은 심화되었다.
9개월동안 만나던 여자를 바람맞히고 소위 양다리라고 볼 수 있던 지금의 아내를 1개월간 같이 만난 사실....
자유기업원 소장이라는 직함을 버리고 인티즌이라는 벤처 기업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미숙한 일처리 관계....
직원을 생각하는 대신 자신의 미래를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밀어붙인 점....
새벽 4시에 기숙사 전체가 울리도록 크게 틀어놓았던 자명종 소리....
자신이 스카웃한 인재들의 차후 행보에 대한 무관심....
아...공병호씨는 어쩌자고 이런 이야기들을 이토록 솔직히 나열하였다는 말인가...자서전이라하면 보통 자신이 자랑하고 내세울만한 일을 말하는 것 아니었나...나는 한 인간으로서 성공신화를 이룬 공병호씨를 무척 존경하였다. 신자유주의 신봉자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지칠줄모르는 성실함과 부지런함을 높이 평가하였다. 그러나...이 책을 읽는 내내 고개가 갸우뚱거려질 때가 참 많았다. 이래서는 안되었는데 왜 그러셨을까...하는 부분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하긴..나만해도 뭐...나는 도저히 자서전이라는 것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죄지은 일이 어디 한두번이라야 자서전을 쓰고말고하지...내 자서전은 고해성사 및 참회록이 될 가능성이 100%이므로 이나마 자서전을 쓸 수 있는 그가 부러울 뿐이다.
그는 정말 자본주의의 가장 충실한 신봉자인 듯하다. 그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자칫 이런 특성을 지닌 사람을 '속물'이라 통칭하며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 당당히 자신을 상품화하려는 그의 노력이 우리 문화에서는 돈만 밝히는 '속물'로 취급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이 나는 공병호씨의 앞날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기울이고 일정부분은 본받아 나의 인생을 꾸려나갈 생각이다. 그러나 아내를 선택함에 있어서까지 너무 철두철미한 공병호씨의 모습은 좀 잊어볼 생각이다. 읽어볼만하다.
아참 그리고 21세기북스 측은 다음번에 공병호씨의 책을 만들 때 제발 오탈자에 신경을 좀 써주었으면 한다. 내가 찾은 것만 해도 4-5개가 넘는다. 읽는 동안 조마조마하고 불편한 심정이었다. 어디서 또다시 오자가 나올지 모른다는 긴장감 때문이다. 독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출판사는 분명 문제가 있다. 다시는 이런 실수가 나오지 않기를 편집자들에게 부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