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내 시를 좋아해줍니다.
실은 나도 내 시가 마음에 듭니다.
썩 마음에 들어 흡족한 시도 있습니다.
특히 시 쓰는 내 모습이 좋습니다.
시는 가장 슬픈 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 써집니다.
다리 밑으로 검은 물소리가 철벅철벅 들릴 때
더 섬세한 글자들이 내게로 옵니다.
한동안은 그런 내가 좋았는데
작은 생명 둘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고
살뜰히 이들을 키우다보니
다리를 건널 여유가 없었습니다.
내게 다시 밤이 찾아왔습니다.
한 낮의 태양볕이 힘들었습니다.
새까맣게 그을린 내 얼굴은 건강보다는 늙음이 맞습니다.
해가 사그라들고 선한 바람이 다시 찾아오고
주변이 조용해지는 이 무렵이
나는 마음에 듭니다.
누군가는 내 시가 어둡기만하다고
타박아닌 타박을 하였습니다.
행복하게 살아가라는 격려였지만
시는, 적어도 제게 시는
가장 힘겨운 시기에 힘을 주는
좋은 친구였습니다.
나는 다시 시를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늘부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