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을 배우고 싶은 꼬마 이다 - 개구쟁이 에밀 이야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비에른 베리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03년 1월
구판절판


말썽은 생각해 내는 게 아냐. 그건 말야, 저절로 그렇게 되는 거야.게다가 말썽인지 아닌지는 다 끝난 뒤에나 알 수 있는걸-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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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꼭 다시 올게 - 하늘만큼 땅만큼 5
김용택 지음, 황미야 그림 / 미세기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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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을이 오면 유난히 그림책에 손이 간다. 그림이 멋진 그림책을 고르라면 이 책을 빠트릴 수 없다. 화가 황미야님은 그림실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정성을 다 쏟아 부었던 것 같다. 작가가 글을 쓴 곳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하며 샅샅이 탐사를 먼저 했다고 하니까 보통 정성이 아니다. 그리고 한지에 황토를 바른 다음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데 그림의 질감이 거칠거칠한 이유가 그것 때문인가 보다. 

297*210mm (A4)의 넓은 지면 때문에 그림이 크게 차지하기도 하겠지만 원근감을 잘 살린 구도와 때문에 책 속에 넓은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다. 청둥오리가 물 위에 뜬 채 물 속을 들여다 보는 장면이 있다. 이 때  원경으로 오리의 물 속에 들어온 머리가 보이고 가운데로 각시 붕어와 피라미가 떼지어 지나간다. 근경에 조개와 다슬기와 물풀을 크게 그려 놓았는데 이 그림을 보노라면 넓고도 맑은 강 속에 들어 앉아 있는 느낌이 든다. 토속적인 글의 내용과 잘 어울려 글맛을 살려 주는 그림이라고 칭찬하고 싶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했지만 김용택님의 주옥같은 글솜씨가 역시 진가를 발휘하는 책이다. 책표지 안쪽에 <아이들아, 이 세상에 동무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단다>라고 쓴 친필 쪽지를 처음 대할 때 뿌터 가슴이 설레이었다. 성실하고도 자상한 교사로서의 작가의 세계관이 이 책에서도 드러남을 볼 수 있다. 청둥오리 [청동이]와 집오리[흰동이]이의 우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숭고한 메시지를 전해 준다. 오리들이 깃털 색은 달라도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이 사람도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를 지라도 차별하지 말아야 함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을 것이다.

철이 바뀌어 떠나는 청동이가  마지막으로 "내년에 꼭 다시 올게"라고 인삿말을 남겼다.  하늘을 쳐다보는 흰동이들은 그 약속을 굳게 믿었을 것이다. 기다리는 오리와 떠나는 오리의 애틋함을 책의 마지막 장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었다. "파랗게 하늘이 텅 비었습니다'라고.  아름다운 섬진강가 마암분교에서 몇 안 되는 시골 어린이들과 생활하는 김용택님이 더욱 좋아지게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나에겐 섬진강이 아름다운 강으로 각인되어 꼭 가고싶은 장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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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리 2004-10-04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이 좋아질 것 같네요.

진주 2005-09-0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바다로 간 화가 풀빛 그림 아이 21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모니카 페트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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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을바다를 좋아한다. 겨울바다, 봄바다도 좋아한다. 여기서 여름바다를 떠올리는 것은 아찔한 일이다. 내가 본 여름바다는 언제나 인파에 북덕거리고 쓰레기와 소음에 뒤덮혀 있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면 나는 여름바다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 [바다로 간 화가]의 그림 속에 나오는 아름다운 그 여름바다를 보고 싶다.

아름다운 바다가 있고, 바다를 사랑한 늙은 화가가 있기에 나는 계절이 바뀌어 마음에 허기가 질 때면 버릇처럼 이 책을 편다. 마치 늙은 화가가 그림 속에 있는 바닷가 집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나도 이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모니카 페트가 지은 책을 보면 그림책을 어린이의 전유물로 여길 수 없다. 모니카 페트는 <행복한 청소부>, <생각을 모으는 사람>을 썼는데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두고 있다. 모니카 페트의 글에는 보라틴스키의 그림이 잘 어우러진다. 보라틴스키의 그림이 없는 모니카 페트의 글이 잘 연상이 안 될 만큼 두 사람의 글과 그림이 호흡이 잘 맞는다. 깊은 생각을 자아내는 글과 수더분한 붓의 텃치와 깊은 색감이 아주 좋은 책이다.

내가 가진 책에는 [세상에 자신의 꿈과 만나는 행운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아]라는 늙은 화가의 말에 분홍색 형광펜이 그어져 있다. 도시에서 그림을 그리던 화가가 바다를 만나고 나서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바다로 가면서 한 말이다. 노인과 꿈. 이 세상에 이 두 낱말이 만나는 것만큼 아른다운 일이 있을까. 꿈을 좇아 바다에 간 화가는 바다를 그렸다. 비오는 바다풍경, 맑은 날의 풍경, 밀물과 썰물. 방파제와 이끼 낀 갈대모자를 쓴 집, 조개, 파도 거품과 함께 실려오는 갈색 바닷말, 모래사장의 말오줌나무까지 마음껏 그렸다.

비록 가난하여 바다에 더 오래 머물 수 없었지만 도시에 돌아온 후에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는 집을 그렸고 바다를 너무나 그리워한 화가는 이 그림 속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고달프고 팍팍한 세상살이 중에 펼쳐 볼 수 있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집> 그림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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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4-10-0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을바다를 참 좋아해요. 올 가을에 다시 바다를 보러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답니다. 이 책 참 괜찮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도 읽어줬어요. 2학년 아이들에겐 좀 무리이긴 하지만... 그림도 예쁘고, 그림 속으로 들어간 그 화가의 모습도 환상적이고... 전 리뷰 쓸 생각을 안 했는데... 님이 잘 써 주셨네요.

진주 2004-10-02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쯤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이번 가을엔 아이들 데리고 바다에 가보고 싶군요. 동해가 풍경은 좋겠지요? 이렇게 말만 꺼내도 벌써부터 가슴이 쿵쾅거려요...^^
그리고 이 글에 추천까지 해 주섰네요? 급해서 뒤도 안 돌아보고 컴을 닫았다가 오늘 아침에보니까 오자에,이상한 문장도 많았네요 ^^; 이 책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리뷰라기 보단 그냥 혼자 주절거림같은 것이었는데 쑥스럽군요. 같은 그림책을 좋아해서 반가워요~

진주 2004-10-02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님 사시는 곳으로 저도 여행가고 싶어요^^
제가 나가는 건 아무래도 힘이 달리니....올리브님이 한국에 나오시면 뵙고 싶네요.
(음....다리 힘은 센데,돈 힘이 달리네요 ㅎㅎ)
 
온 세상의 글자
비비안 프렌치 지음, 로스 콜린스 그림, 승영조 옮김 / 승산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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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가운데 글자를 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늘날 우리는 음성과 몸짓으로 의사를 소통하는 것 보다 문자로 소통하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글자, 숫자, 부호, 기호, 아이콘 등등 문명이 발달할 수록 그 의존도가 더 깊어질 것이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아주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글자가 생기게 된 유래를 설명해 준다.  약 6000년 전에 사람들이 맨 처음으로 만든 글자는 상형문자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꽃 피운 수메르인들의 글자(설형문자)와, 중국의 상형문자, 이집트의 상형문자가 소개되었다. 페니키아 상인들에의해 알파벳의 원형이되는 글자가 전파되기 시작했다는 세계사의 흐름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알파벳이 발전하는 과정이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글자의 발달과 함께 글자를 쓰는 도구도 함께 발달하게 되었다. 채륜이 종이를 발명하기 전 시대에는 점토판과 사암이나 파피루스에 갈대펜이나 갈대 토막으로 글자를 썼다. 양피지에 잉크로 거위 깃털로 글자를 써다가 종이,연필, 백묵, 만년필, 볼펜, 타자기와 먹지, 컴퓨터 키보드 등을 사용하는 필기구의 역사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글자에 대한 포괄적인 지식과 전반적인 부분을 많이 다루려고 노력한 책이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책 크기도 280*280mm로 큼직하고 재미있는 삽화가 있지만 글자가 너무 빽빽히 들어차 있어 아이들이 보기에 부담스러울 것 같다. 좀 더 여백을 주고 한 면에서는 한 가지 내용만 실었더라면 읽기에 훨씬 수월하였을텐데.....내용도 다소 어렵다. 전문용어를 사용해서 어렵다기 보다는 번역상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것은 사전적인 의미만 충실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좀 더 자연스럽게 읽는 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어휘와 문맥을 살려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한글에 대한 소개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지은이가 영국사람이기 때문에 한글이 그의 눈에 띄지 않았던 걸까? 이 책 원어의 첫 등록 일자가 1998년도-근래의 일이다. 작가가 아무리 서양인이고, 또 우리나라가 강대국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가 글자에 대해 전문적인 책을 집필할 사람이라면 어떻게 한글에 대한 소문을 못 들었을까?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전세계에 알려졌다. 한 예로 1989년 유네스코에서 문맹퇴치를 위해 헌신한 단체와 개인에게 주는 상을 "세종대왕상"이라는 명칭을 가지게 될 만큼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입증된 셈이다.

번역과 제본에서 좀 더 독자를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 한글에 대해 설명을 할애하지 않았음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원본의 내용이 비교적 알차고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작가가 속히 여기에 버금가는 멋진 책을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물론 이 책에서 영어의 우수성이 암암리에 비친 것 처럼 한글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려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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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뻥 뚫리는 경제
장수하늘소 지음, 김재일 그림 / 웅진주니어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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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책을 고를 때는 내가 먼저 읽어본 후 고르기 때문에 자칫하면 엄마의 취향대로만 고를 우려가 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기준을 정한 것이 문학도서와 비문학도서를 5:5의 비율로 섞고, 가능한 여러 방면의 책을 골고루 접할 수 있게 분야별로 평소에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경제'분야의 책은 내 자신만을 위해서는 결코 고르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 고른 "머리가 뻥 뚫리는 경제"란 책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경제개념을 심어주고 싶어서 골랐다. 어린이책을 보면서 울고 웃던 내가 이번엔 경제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어 기분이 좋다. 신문을 봐도 경제면은 거의 보지 않던 내겐 너무나 생소했던 용어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내게도 참 좋은 책이다. 두꺼운 상식책을 펴 놓고 도서관에서 달달 외우던 것 보다 훨씬 쉽게 알게 되었다.

한 면은 만화로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고, 한 면은 경제에 대한 용어설명에서 부터 기본 개념을 원리를 꿰뜷을 수 있도록 에피소드가 있다. 그리고 하단 부분에는 경제에 대한 정의가 아주 간결하게 부연설명되어 있다. 어렵고 딱딱한 경제원리를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낼 수 있는지! 쉽게 읽혀지고 머릿속에 개념이 단번에 자리잡는다.

어항 속의 금붕어가 큰 물고기들에 의해 먹히는 만화를 통해 [보호무역]을 설명하고 있으며, [시장경제]와 [계획경제],[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차이점을 알게 한다. 병든 나무에게 영양분을 더 주고 벌레를 잡아주면서 [워크아웃]이라는 경제용어를 이해하게 한다. [기회비용][엥겔지수][기업인수 합병][모라토리움][유로화]등의 경제용어들은 책 속의 에피소드와 만화를 떠올리면 금방 생각해 낼 수 있다.

'부자아빠와 가난한 아빠'의 열풍이 휘몰아치던 걸 생각하면 부자에 대한 열망은 누구에게나 강한 것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자식이 부자가 되길 바라고-용돈을 경제적으로 사용하길 바라는 부모라면 이 책을 아이들게 권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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