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두만강 이북 간도(間島)가 한국 영토임을 입증하는 지도가 발견됐다. 1909년 일제와 청나라
간의 간도협약 당시 제작한 ‘백두산 정계비 부근 수계(水系) 답사도’이다. 조선과 청나라
는 1712년 세운 백두산 정계비에 ‘西爲鴨綠 東爲土門 故於分水嶺上 勒石爲記’(서쪽은 압
록강이고 동쪽은 토문강인데, 그 분수령 위 돌에 새겨 기록한다)고 새겨, 동쪽은 토문강을
국경선으로 삼았음을 분명히 했다.

그 토문(土門)과 두만(豆滿·중국에선 圖們)이 발음이 비슷하다고 해서 후에 중국은 토문강
이 두만강을 가리킨다고 억지를 부렸고, 1905년 을사조약으로 우리 외교권을 강탈한 일본은
이런 중국의 억지 주장을 받아들여 남만철도부설권 푸순탄광채굴권 등 이권과 맞바꾸는 조
건으로 두만강 이북 간도땅을 넘겨준 것이 간도협약의 실상이다.

지도가 발견됨으로써 두만강 북서쪽에 정계비에서 말한 ‘토문강’이 확실히 존재하고 있
고, 그 사실을 협약 체결 당시 일본도 알고 있었음이 분명해진 것이다.

토문강 동쪽, 지금의 연변 조선족 자치주 지역을 가리키는 간도는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나 우리 땅이다. 고구려 발해 이후 이 황무지를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으로 개척하고 거기서
실제로 삶을 이어온 것이 바로 한민족이었다.

고려 때 윤관 장군이 설치한 동북 9성 가운데 공험진이 두만강 북쪽 700리에 위치해 있었다
고 전해진다. 19세기 한국인들이 대거 이주했고 불과 1902년만 해도 대한제국은 조정에서
간도 관리사를 파견해 직접 관할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일제시대에도 간도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나 가곡 ‘선구자’ 무대이자, 한국인들에겐 중요한 삶의 공간이었다.

일본이 군대를 동원해 궁궐을 포위하는 강압과 협박 분위기에서 고종황제가 반대하는 가운
데 이뤄진 을사조약은 국제법적으로 무효라는 게 정설이다. 따라서 원천적으로 무효인 을사
조약으로 빼앗은 외교권으로 체결한 간도협약도 당연히 무효다. 더구나 중국과 일본은 1952
년 평화조약을 체결하면서 1941년 이전 체결한 모든 조약 협약 협정을 무효로 한다고 합의
까지 하지 않았는가.

영토문제는 국가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문제이므로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엄연한 내
땅이 강압과 불법의 과정을 거쳐 남의 나라 영토가 돼있는데도 침묵만 하고 있다면 주권국
가의 자세가 아니다. 통일 후는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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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9-1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도, 어느덧 우리 역사에서 잊혀져 가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군요.
이번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하여 좀더 학술적이고 정부차원적인 문제로 거듭나야 할것 같습니다.

슈가바인 2004-09-1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저도 스크랩 했었는데...
그런데 이 기사에는 간도협약에 대해서는 안나왔네요

진주 2004-09-14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리님, 간도협약에 대해서 좀 올려주시면 안 될까요?
산그림자님 저도 아이들과 수업할 땐 그렇게 흥분해서 외쳤답니다!

프레이야 2004-09-14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기사 보니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사계절 출판), 생각납니다. 5-6학년 아이들 정도가 보면 좋을 동화입니다. 이 글 퍼갈게요^^

진주 2004-09-1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메모했습니다^^

진주 2004-09-1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메모했습니다^^

진주 2004-09-1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메모했습니다^^

진주 2004-09-1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메모했습니다^^

진주 2004-09-15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제가 메모하는 것 보셨죠? 혜경님. 코멘트저장이 안 되길래 몇 번 눌렀더니 이런 사태가....대여섯개 지웠는데도 아직도 이렇게 많이 남아있네요.ㅜ.ㅜ
 

`우라늄 농축미군 감축 대응수`

=NYT "1970년대 박정희.카터 때와 비슷"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한국이 과학자들의 우라늄 농축 실험사실을 발표한 것은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대응수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 길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한국 `핵프로그램 없다' 거듭 설명"이라는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많은 분석가들이 한국의 우라늄 농축실험 파장을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시절 한국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던 사례와 비교하고 있 다고 보도했다.

지난 1970년대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패퇴하고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이 주한미 군을 철수키로 결정하는 등 미국의 대한(對韓) 안보공약이 불확실해지자 박 전 대통 령이 극비리에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것.

그러면서 이 신문은 한국정부가 우라늄 농축실험 사실을 발표한 시점이 내년 봄 주한미군의 3분의 1을 철수시키겠다는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결정과 어느 정도 관 련이 있을 것이라는 일본 군사문제전문가의 분석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이번 우라늄 농축 실험이 1970년대 비밀 핵개발 프로젝트 에 관여했던 연구팀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한국의 이번 실험은 만 만치 않은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순수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지기는 매우 어려운 방식 이었다며 한국정부의 개입여부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였다.

특히 평양 수뇌부를 자극하면서 북핵 6자회담이 매우 복잡해 질 것이라는 점도 집중 거론했다.

이에 대해 장인순 원자력연구소 소장은 뉴욕타임스에 "단순히 호기심을 만족시 키기 위해 참깨알 보다도 적은 분량을 농축한 것"이라면서 "이런 실험이 핵무기 개 발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원자력 전문가들은 웃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r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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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09-1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1111    재밌는 님의 서재 숫자.

우리 정부 수뇌부가 거기까지 생각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군요.


진주 2004-09-14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수암님^^
남들은 그런 숫자로 캡처 이벤트를 열던데요^^; 저는 11111때 할까요? 그 날이 언제 올런지 한참 기다려야 겠지요?
 

[시론]중국, 고구려史 침탈 중단하라


愼鏞廈·한양대 석좌교수·한국 사회사

입력 : 2004.08.25 18:43 28'

▲ 신용하 서울대 사회학 교수.

중국 ‘동북공정(東北工程)’의 고구려역사 침탈 공작에 대한 한국민의 분노가 치솟자 중국은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자칭린(賈慶林)의 방한에 앞서 외교부의 아시아 담당 부부장 우다웨이(武大偉)를 한국에 파견했다. 그러나 그와 한국 외교통상부의 5개항 ‘구두 양해’는 자칭린의 방한에 앞서 한국 국민과 정부의 비판 예봉을 무디게 하려는 길안내일 뿐 아무런 내용이 없다.
어느 항목에도 2005학년도 중국교과서에 ‘고구려가 중국의 동북지방정권’이라는 고구려역사 왜곡 침탈(동북공정)을 폐기하고 수록하지 않겠다는 항목은 없지 않은가? 동북공정 이전의 ‘고구려는 한국역사에 속한다’는 원상회복 약속은 없지 않은가? 겨우 ‘고구려사가 양국 현안임을 유념한다’ ‘학술교류를 하자’ 등 외교적인 허사(虛辭)뿐이다.
중국 정부와 사회과학원은 결코 ‘고구려역사 침탈’에 성공할 수 없다. 역사적 진실이, 고구려는 한국민족의 옛 독립국가였지 중국의 지방정권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첫째, 고구려 역사의 귀속문제는 ‘계보사(系譜史)’의 문제인데, 한국사에서는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고려로 이어지는 계보의 명료한 증거가 매우 많은 반면 중국사에는 없다. 예컨대 중국사서 〈후한서(後漢書)〉 예전(濊傳)에서조차 “예·고려(高麗·고구려)·옥저는 모두 조선(朝鮮·고조선) 땅이었다”고 기록하지 않았는가? 중국의 일부 맹동분자들은 이를 깨닫자 고조선·부여도 중국 지방정권이라고 억지 주장의 글을 쓰기 시작하니, 중국의 동북공정은 역사 침략 시도의 부끄러움만 남길 것이다.
둘째, 민족 귀속의 판별 기준이 되는 언어와 문화에서 중국사서들조차 고구려 언어는 한국어의 조상이지 중국어와는 전혀 관계없음을 기록하고 있다. 예컨대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은 “언어가 부여·고구려·옥저·예는 같다”고 기록했으며, 〈양서(梁書)〉 백제전에서는 “백제는 언어와 복장이 고려(高麗·고구려)와 같다”고 기록하지 않았는가?
셋째, 고구려의 국명이 오늘날의 ‘코리아’이므로 중국의 고구려사 침탈은 세계 속에서 완패하게 되어 있다. 우선 중국사서와 중국인들이 수(隋)·당(唐) 때도 고구려를 ‘고려’라고 불렀고, 현재의 한국도 ‘고려’라고 호칭하고 있지 않은가? 이미 당시부터 돌궐(투르크) 민족과 유연(아발) 민족도 고구려를 ‘코리’ 명칭으로 서역·중앙아시아·아나토리아·발칸·라인강 유역 서양까지 전파했다. 고구려를 계승한 ‘고려’의 국명은 원래 ‘후고구려(後高句麗)’였으며, 고려는 ‘코리아’를 아랍세계와 서구세계에 전파하였다. 전세계가 한국을 ‘코리아’(고구려·고려)로 잘 인식·호칭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고구려(코리아) 침탈 시도는 세계 속에서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넷째, 중국 25왕조의 옛 정사인 〈이십오사(二十五史)〉의 방대한 문헌이 고구려를 중국사가 아닌 ‘외국의 역사(外史)’, ‘동이의 역사’로 분류해서 한국사의 일부임을 명료히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고구려역사 침탈’은 자기역사 문헌의 무게에 치여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다.
중국도 약 50년 간 초기에는 고구려가 한국역사에 속하고 중국사에 속하지 않음을 잘 알고 존중했다. 이제 중국은 개혁·개방정책으로 국력이 좀 커지자 패권주의 유혹에 빠져서 고구려역사 침탈, 패권주의 노선을 채택하려 하나, 이것은 반드시 실패하여 전 인류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과학’으로 다시 돌아와서 ‘고구려역사 왜곡 침탈’ 공작을 전면 즉각 중단 폐기하라.
한국 국민과 정부는 중국의 ‘고구려역사 침탈’이 고조선·부여·발해·고려 역사까지 왜곡 침탈하는 침략공작임을 인식하고, 민족과 조국역사를 지키는 ‘고구려역사 지키기’의 지극히 정당한 투쟁을 조금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의 의견> : 정말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이가 없다. 이런 강대국(?)의 억지부리기!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기 나라보다 힘이 약한 나라에게서 약탈(?)하기!! 그런데 이번에는 정도가 지나 쳐도 보통으로 지나친게 아닌거 같다!! 도대체 한나라, 아니 동북아시아의 역사를 통째로 바꿔버리려고 하다니.. 무섭다! 이것은 우리나라를 만만하게 보고 괜히 한번 찔러본 것 같은데 거기에 지금 우리나라는 급소를 찔려버린것 같다.

물론 중국이 고구려사 침탈을 시도하려고 한 자체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나는 거기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처 능력이 더 문제인것 같다. 만약에 일본과 중국이 이런 사태를 맞이하기라도 했으면 일본은 정부에서 강경대응을 할 뿐만아니라 전국민이 한꺼번에 일어나 침탈을 막았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응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말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중국의 계략에 말려들다니.... 이런 한심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 사태로 인해서 우리나라는 다른나라에 강대국의 속국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렬하게 전해 질 것이라는 바에 있어서 나는 정말 부끄럽다. 지금 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우리 고구려사를 다시 찾을 방도는 있을 것이다, 있어야만 한다.

중국의 고구려사 침탈 비판에 대한 내 생각으로 화제를 바꿔 본다면.. 

나는 중국이란 나라 나쁘게 보지 않았다. 옛날 부터 우리나라와 교역을 많이 했고, 세계4대문명 발상지라는 점에서 중국이란 나라와 그나라 사람들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말도 안대는 얘기를 이끌어내서 우리의 뒤통수를 치다니.. 정말 실망했다. 고구려사는 역사문헌을 통해서 보아도 우리나라 역사라고 나와있다!! 거기다가 그 역사책의 저자는 중국인인 것도 있다!! 그런데 그것을 은폐하고 자기의 역사라고 우기다니 이것은 정말 본격적인 한국침탈체제로 들어간 것같아 가슴속의 끓어오르는 감정이 아직도 부글부글거린다.

위 글의 역사문헌의 내용을 읽어보니까 왜 중국이 고구려사 침탈을 시도하려고 했는지 의문이 생긴다... 나중에 진실이 밝혀질텐데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걸까?? 진실은 진실이다. 그리고 거짓은 거짓이다. 진실이 거짓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질 게 뻔한 게임을 굳이 왜 하려고 햇는지.. 정말 궁금하다.아무튼 이런 불의의 사태가 벌어졋으니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는것이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좋을 것 같다. 언제나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모든일이 잘 풀리지 않는가!! 그리고 어서 중국이 정신차려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식으로 사과해 우리나라와 지금 까지 맺어오던 좋은관계 지속했으면 좋겠다./출처 : 이철우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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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4-09-14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감사드립니다. 나중엔 제가 이 글을 인용할 땐 "산그림자"님 글이라고 출처를 밝히겠습니다.^^
 

퇴보하는 국어 대책은?
2002년 2월 5일

 
<img src="http://nie.joongang.co.kr/xelpanie/users/admin/contentImages/main4.jpg">

국적 불명의 외래어 간판이 거리에 즐비해 마치 외국에 온 착각마저 들 정도다.(중앙 포토)

 

퇴보하는 국어 대책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어 실력이 1백점 만점에 29.8점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은 34점, 중·고생은 31점이다.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초·중·고·대학생과 일반인 등 1천여명의 '어문 규범 능력 검사'를 한 결과다(본지 1월 18일자 2면 사설). 전체 평균 점수는 6년 전보다 40% 이상 떨어진 것이다. 국어 실력이 하락한 원인과 국어 사용 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알아본다.


◇ 무너진 한글, 그 원인과 실태

한국인의 국어 실력은 해가 갈수록 퇴보해 '연도'와 '년도', '맞추다'와 '맞히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혼동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어문 규범 능력 검사'를 맡았던 서울대 민현식 교수(국어학)는 한국어 실력이 뒷걸음친 이유로 청소년층을 지배하는 인터넷 문명과 사회 전반의 한글 경시 풍조 등을 꼽았다.

인터넷 세대인 청소년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맞춤법을 파괴한 통신언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규범 언어를 얕보게 되고, 이러한 반규범적 생각이 학습장애를 초래해 학력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12일까지 8개월 동안 한말연구학회(회장 김승곤)에 의뢰해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사용하는 통신언어 2천3백50개를 찾아 분석한 결과 언어 현실을 왜곡한 신조어가 많아 일반인들은 통역이 있어야 할 정도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경제 논리에 밀려 국어를 홀대하는 풍조도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정부는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 국어를 없애려고 한다. 상표와 광고, 간판·잡지 이름엔 국적 불명의 외국어 투성이다. 인기 가수의 이름과 그들이 부르는 노래말도 우리말과 영어가 뒤범벅돼 있다. 방송이나 신문 등 언론매체 또한 필요 이상으로 외국어를 사용한다.

언어는 인간만이 가진 의사소통의 도구이자 '정신의 집'이다. 그런데 우리글이 붕괴돼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가 통합과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공립학교 학생들의 읽고 쓰는 능력이 떨어지자 이 부문을 올해 최우선 교육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영국과 독일도 읽기·쓰기 등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본지 1월 15일자 10면, 1월 29일자 면).

이렇듯 국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가 고민하는데 우리 정부의 노력은 미미한 실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영어만 써야 하는 구역(English Only Zone)을 늘리는 등 영어 교육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국어 교육 투자엔 별로 관심이 없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나눈 쪽지. 욕설과 통신언어가 뒤섞여 독해가 불가능할 정도다.(전주 송북초등학교 6학년 최유리 학생 제공).

◆ 활동 주제

① 우리 문자가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② 평소 자신이 써서 보낸 e-메일 가운데 10개를 골라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이나 우리말이 있는데도 외국어를 사용한 사례를 찾아 올바르게 고친다. 그 뒤 상대에게 자신이 어법에 맞지 않는 글을 사용했음을 고백하는 메일을 보낸다.

③ 학급 단위로 4~5명씩 모둠을 만들고 특정한 날짜의 신문을 하나 정한 다음 어법에 맞지 않는 단어나 표현을 찾는 시합을 한다. 또는 같은 TV 프로그램 한 편을 시청하면서 사회자의 말과 자막 등에서 맞춤법과 표준 발음에 어긋난 표현을 찾는 시합도 좋다. 평가는 모둠 단위로 한다.

④ 신문에서 외국어가 많이 섞인 광고를 찾아 '우리말 사랑'을 주제로 패러디 광고를 만들어 보자(☞광고 선정→홍보 내용 구상→내용 패러디).

⑤ 1990년부터 한글날이 국경일에서 빠졌다. 한글의 위상을 바로잡으려면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경제단체는 생산 활동 위축 등을 이유로 반대한다. 내 의견은 어느 쪽인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도 들어본다.

⑥ 소비자들에게 고급스런 느낌을 주기 위해 상점 간판과 상표에 외국어 표기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말을 사용한 간판과 상표로 성공한 사례도 많다. 성공 사례를 하나 골라 소재로 하고, 한글을 주인공으로 삼아 한글 경시 풍조에 대해 '한글의 항변'이란 제목의 글을 의인법으로 쓴다.

⑦ 통신언어가 한글을 파괴해 언어의 역사를 퇴보시킨다는 지적이 있지만 오히려 변화하는 언어의 속성에 주목해 새로운 어휘나 표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쪽 입장을 택해 모둠 토의를 한다(☞4~5명 한모둠 만들기→주제 탐구 및 신문에서 자료 찾기→주제 토의(협동학습)→모둠 의견 글로 정리해 주장하기).

⑧ 중앙일보 1월 9일자 10면엔 프랑스의 문호인 빅토르 위고의 탄생 2백주년(2월 26일)을 맞아 프랑스 정부가 교과목에 관계없이 올해 첫수업을 그의 작품 읽기로 시작할 것을 당부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내가 정부 당국자라면 국민의 모국어 사랑 정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어떤 행사를 마련하겠는가?

 이태종 기자(ltaej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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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으로 키우는 창의력 ①
2003년 5월 6일

스위스의 심리학자 장 피아제(1896∼1980)에 따르면 사람의 지능에는 이해하는 지능과 창조하는 지능이 있습니다.

 어린이의 경우 이해하는 지능보다는 창조하는 지능이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 ‘ 남이 잘 하지 않는 자기만의 것’ ‘가치 있는 것’ 등을 생각해내는 특성이에요.  신문 사진을 통해 창의적인 특성 가운데 하나인 민감성을 길러 보세요. 민감성은 주변 환경에 예민한 관심을 보이고, 이를 통해 탐색영역을 새롭게 넓히는 능력이에요.

 사진을 눈으로만 보지 말고 촉각·청각·미각·후각 등 오감으로 느껴 보세요.

 ① 어떤 사진을 고를까 = 오늘자 신문에 실린 사진들을 훑어보고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을 한 장만 골라 스크랩한 뒤 적당한 크기의 도화지에 붙이세요. 그 다음 사진 주위엔 글씨를 적을 만큼 여유있게 눈·코·귀·입·손을 각각 그려 넣으세요.

 서현(8)이는 마스크를 쓴 대전의 한 유치원 어린이들 사진을 골랐네요(본지 4월 15일자 6면) . 마스크는 사스와 황사로 인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고 쓴 것입니다.

 ② 귀기울여 봐 = 사진 속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나요? 들은 소리를 귀그림 안에 적어보세요. ‘콜록콜록’ ‘에취’ ‘끙끙’‘ 쌕쌕’ ‘ 아야’ ‘어휴’ 등 서현이가 여러 가지 의성어를 생각했어요.

 ‘콜록콜록’ 은 기침, ‘에취’ 는 재채기, ‘쌕쌕’ 은 코가 막힌 호흡 소리래요. 주사를 맞는 ‘아야’ 소리와 감기에 걸린 아이를 걱정하는 엄마의 ‘어휴’하는 한숨소리도 들었대요.

 ③ 만져 볼래 = 이번에는 손으로 느껴 보세요. 서현이는 손그림 옆에 ‘뜨겁다’ ‘차갑다’ ‘딱딱하다’ ‘따뜻하다’고 썼어요. 한 어린이가 감기에 걸렸기 때문에 열이 나서 뜨겁고, 열을 식히려면 얼음주머니가 필요하기 때문에 차갑답니다. 또 긴장한 어린이의 눈동자를 보니 분위기가 딱딱하고, 아픈 아이를 간호하는 엄마의 사랑이 따뜻하게 느껴졌다는군요.

 ④ 냄새를 맡아봐 = 어떤 냄새가 나나요? 병을 예방하려고 마스크를 썼기 때문에 소독약 냄새가 나고, 마스크를 쓰기 싫어하는 어린이들을 달래기 위해 선생님이 딸기맛 사탕을 줘 딸기향 냄새가 난답니다.

 ⑤ 어떤 맛일까 = 서현이는 입그림 위에는 ‘쓴맛’  한 가지만 적었어요. 몸에는 좋지만 먹기엔 쓴 약을 생각했고, 밝게 웃어야 할 어린이들의 무뚝뚝한 표정에서 괴로움을 느꼈대요. 괴로움은 쓴 맛이랍니다.
 순식간에 스쳐 지나갈 사진을 오감으로 느끼니까 많은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감이 숨어 있지요? 보통의 것을 좀더 관심을 두고 자세히 살피는 창의적 사고력이 바로 민감성이랍니다. 

 이재현 (본지 NIE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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