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자목련 백목련. 예전에는 집 안의 뜰에도 심지 않았다던
주술적인 초혼(招魂)의 꽃, 어머니의 백골에서 피어나던 영혼,
그것은 조화(造花)의 견고성을 가지도 한밤중 전등알처럼 흰빛을 내며 소리없이 터져,
순결한 처녀의 혼백으로 동동 떠다닌다.
<오정희, 목련초, 문학과 지성사 불의강, 97쪽>
<사진 : 플레져>
<촬영장소 : 우리마을, ** 중학교 , 촬영협조 : **중학교 수위아저씨 ^^>
초딩때 읽은건데요, 사람이 말을 할 때 마다 입에서 벌레, 뱀, 뭐 그런게 튀어나와요. (주로 나쁜 일을 했거나 나쁜 종족들 에게) 반대로, 착하고 맘씨 좋은 사람이 말을 할 때는 보석이 튀어나와요. 말할 때 마다 입에서 뭐가 나오는 거지요... 무슨 진주 였던것도 같고...
혹시 아시나요?
우린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 짧은 정적을 깨뜨린 것은 처절한 여자의 비명 소리였다. 아이의 어머니는 들고 있던 상자를 내던지고 양팔을 벌린 채 미친 듯 길을 가로질러 달려왔다. 상자 속에서 새빨간 핏방울 같은 것들이 와르르 쏟아져 사방으로 가득히 흩어졌다. 딸기알이었다. 아이는 대여섯 걸음이나 멀리 튕겨져나와 아스팔트 바닥에 나가떨어져 있었다. 그녀의 뒤를 따라 아이의 아버지가 달려왔다. 당신은 그제서야 도어를 열고 황급히 뛰어나갔다.
<임철우, 어둠, 187쪽, 문학과 지성사> <이미지 : 플레져>
바구니에 붉은 딸기가 가득이다. 바구니 밑바닥에 깔린 흰 면장갑을 끌어내보니 붉은 물이 촉촉이 스며들어 있다. 처녀는 면에 밴 딸기물을 잠시 응시한다. 그리곤 가능한 한 고개를 들지 않고 딸기만 따려 한다. 고갤 들거나 조금 시선을 비끼면 햇빛에 반짝이는, 땋아내린 유의 갈색 머리, 그 사이에 놓여 있는 고운 목덜미, 붉은 딸기와 녹색 잎새 속의 유의 흰 허벅지, 홍조를 띤 유의 뺨이 시선에 들어온다. 유는 딸기 따는 일에 몰두해 딸기밭 속에 놓여 있는 자신의 관능성에 대해서 완전히 방심해 있다. 엎드릴 때마다 아직 누구도 만져보지 못한 자그만 가슴이 엿보인다는 것도 유는 모르고 있다. 발육 부진의 육체를 지닌 처녀는 고통스럽다. 새끼손가락을 갖다 대고 싶은 유의 쇄골, 그 관능적인 움직임 때문에, 유의 말랑한 귓불을 물들이고 있는 밝은 빛 때문에.
<신경숙, 딸기밭, 80쪽, 문학과 지성사 > <이미지 : 플레져>
대학로, 일 마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