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이희호의 내일을 위한 기도
이희호 지음 / 여성신문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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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수식어는 적지 않다.  최연소 대통령 후보이자 전직 대통령, 민주인사,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등.. 난 김대중 전대통령이 몇 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김영삼 전대통령과 함께 한 세대를 풍미했던 정치인 김대중. 그리고 그의 아내 이희호 여사.

이희호 여사의 세상은 넓고 깊다. 그의 기도는 매우 품위있고 격조가 있다. 그의 편지는 여느 커플들의 절절한 표현을 능가하는 러브레터였다. 그의 학문적 깊이는 나의 상상을 쉽게 초월했다. 2만권의 장서를 자랑한다는 동교동 저택의 서재가 느끼게 해 주는 중압감을 현실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것은 그들의 편지속에 드러난 다양한 분야의 서적 리스트를 통해 감지할 수 있다.

아! 사랑은 이렇게도 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이희호여사가 옥중에 있는 남편 김대중 전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이지만 그 이상을 뛰어 넘어 사상과 예술, 문학의 담론을 담고 있는 에세이이자  자기고백이다. 신앙으로 이겨내는 고비, 현실의 막막함을 내일에 거는 기대로 이겨내는 간절함이 묻어 있는 신앙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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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 소나무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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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최고의 학자를 꼽으라면 단연 퇴계가 아닐까. 율곡도 명성은 있다지만 퇴게에 과연 비할 수 있을까. 조선시대 중기를 살면서 고고한 학문의 세계에서 살다가 조용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간 퇴계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마음속에 아직까지도 철학의 국부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퇴계의 아성에 가려 그다지 잘 알려지 있지 않은 이가 있었는데 고봉 기대승이다.

퇴계와 고봉의 사칠논쟁(사단칠정논쟁)은 매우 유명하다. 13년간에 걸친 퇴계와 고봉간의 사상논쟁은 김영두의 번역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다. 그옛날 선비들의 대화가 이러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27년 선배이자 고학인 퇴계가 이제 갓 벼슬길에 오른 풋내기 선비 고봉을 상대로 인간적이면서도 정성을 다하는 그의 자세를 읽으면서 감복하지 않을 수 없다. 시대를 초월하여 존경받고 우러름을 받을 수 있는 위인을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이렇듯 고풍스런 선비 한사람 만났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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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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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 제목이 참 특이하다. 내손에 책이 쥐어졌던 시간은 비록 2시간정도 였지만, 그 기나긴 14주를 모리와 함께 산책이라도 한 느낌이다. 그 느낌은 뭐랄까....... 마치 나도, 모리가 걸렸던 루게릭병에 걸려 14주 후에 죽을 수 밖에 없는 불운의 사람이 된듯한.. 그래서, 그 짧지 않은 두시간은 죽음을 앞둔 내게 초연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그 시간동안 나는 매주마다 모리의 가르침과 더불어 화요일을 기다리는 시람이 되버렸다..

어떤 사람이 죽음앞에서 그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모리 선생님은 그것을 자연스럽게..그리고 편안하게 받아들이셨다. 우리 같으면 죽음을 앞두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세상에 더 집착할텐데, 모리선생님은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아끼는 제자 미치에게 가르침을 선물하고 떠나셨다.

-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리'.. 사랑이 없으면 우린 날개 부러진 새와 같아.'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거야.'

이러한 그의 가르침 속에서 나는, 사랑의 중요성과 그 본질적 의미를 묵상하게 되었다. 열세번째 화요일...... 그 날 가르침이 끝날 무렵 그는 갈라진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우리가 가졌던 사랑의 감정을 기억 할 수 있는 한, 우리는 진짜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고 죽을 수 있네...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거은 아니네.'

그 말을 뒤로하고 그 주 토요일에 모리는 세상을 떳다... 미치에게뿐 아니라 나에게도 나즈막한 음성을 남긴체...

'자네가 말하라구, 내가 들을테니.'

항상 사람들과 대화하기 원하셨고 또 가르치기를 즐겨하셨던.. 영혼을 사랑하셨고 그와 더불어 인생의 의미를 가르쳐주시던 모리... 한동안 그 가르침에 대한 묵상을 가지고 이 기나긴 겨울을 지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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