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 한바탕 곤두박질 치고 난 기분입니다.

오이디푸스: 질문이 복합적(complex)이군요.
고르기아스: 글쎄요..
피타고라스: 만사가 직각처럼 반듯합니다.
히포크라테스: 뭐니뭐니해도 건강한게 최고지요.
소크라테스: 모르겠소.
디오게네스: 개같은 삶이외다.
플라톤: 이상적으로 지냅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삶의 틀이 잘 잡혀 있지요.
욥: 난 불평할게 없어요.
노아: 재해 보험 좋은게 하나 있는데, 알고계세요?
성 안토니우스: 환상이 자꾸 보입니다.
샤를마뉴: 솔직히 말하면 잘 지냅니다.
단테: 천국에 온 기분입니다.
잔 다르크: 아, 너무 뜨거워요.
토마스 아퀴나스: 대체적으로 보아 잘 지냅니다.
노스트라다무스: 언제 말입니까?
에라스무스: 미친 듯이 잘 지냅니다.
알베르티: 전망이 밝습니다.
코페르니크스: 잘 지냅니다. 모두 하늘이 도와주신 덕이지요.
데카르트: 잘 지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버클리: 잘 지냅니다. 나는 그렇게 느낍니다.
흄: 잘 지냅니다. 나는 그렇게 믿습니다.
파스칼: 늘 생각이 많습니다.
헨리8세: 저는 잘 지냅니다만, 제 아내는......
뉴튼: 제때에 맞아떨어지는 질문이군요.
스피노자: 잘 지냅니다. 실질적으로 그렇습니다.
세익스피어: 당신 맘대로 생각하세요.
로베스피에르: 정신차려요, 목 잘리기 전에.
카사노바: 모든 쾌락이 다 나를 위한 것이지요.
괴테: 빛이 조금 보입니다.
베토벤: 소리를 죽이고 지내지요.
칸트: 비판적인 질문이군요.
헤겔: 총체적으로 보아 잘 지냅니다.
쇼펜하우어: 잘 지내려는 의지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마르크스: 내일은 더 잘 지내게 될 것이요.
다윈: 사람은 적응하기 마련이지요.
니체: 잘 지내고 못 지내고를 초월해 있지요. 고맙습니다.
카프카: 벌레가 된 기분입니다.
조이스: Fine, yes yes yes!
노벨: 터져 버릴 것 같아요.
드라큘라: 피 봤습니다.
비트겐슈타인: 그것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 게 낫겠군요.
피카소: 시기에 따라 다르지요.
레닌: 4월에 무얼 할까 고민중이지요.
프로이트: 당신은요?
푸코: 누구 말씀이죠?
카뮈: 부조리한 질문이군요.
예수: 다시 살아 났습니다.
맬서스: 인구에 회자되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디킨즈: 어려운 시절이지만 나는 큰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벨리니: 정상적으로 지냅니다.
뤼미에르: 열차를 조심하세요.
애거서 크리스티: 맞춰보세요.
아인슈타인: 상대적으로 잘 지내지요.
버지니아 울프: 내일은 날씨가 좋길 바래요.
맥루한: Medium(보통) 입니다.
엘리엇: 내 맘은 황무지입니다.
하이데거: 지낸다 함은 무엇을 이름인가?
오스틴: 잘 지냅니다. 장담합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는 같은 질문에 그저 뜻이 분명치 않은 묘한 미소를
지을 뿐이다.



에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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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 거

          이 경 임

 

그녀들이 내 안에서 하루를 산 만큼

그녀들 안에서 나는 또하루를 산다

그녀들이 탕진한 나의 향기만큼

그녀들의 향기를 나는 탕진한다

언제부터 우리들은

서로의 몸 속에 기생해 왔던 것일까

아무래도 좋다, 이제 그녀들도

나와 함께 늙고 있는 것이다

내가 그녀들의 자애로운 포주이듯

그녀들은 나의 순결한 숙주들이다

그녀들과 몸을 섞어보지 못한 불운한 남자들은

그녀들을 단지,

슬픔, 환멸,

혹은 죽음, 허무, 권태라고들 부른다

몸이 없는 남자들만 그녀들을

관념적이라고 비난한다

이제 나는 늙은 항아리

그녀들은 꽃잎이고, 독한 술이고,

바람이고, 피아노 같은 구름이다

내 안에 고요한 동심원들을 그리는

무수한 빗방울들이다

이제 나는 낡은 유곽,

그녀들과 나란히 누워

밤새 서로의 어둠을 탕진하는 것이다

 

 

-- 오늘 저녁, 문득 이경임 시집 <부드러운 감옥>(문학과지성 시인선)이 내게로 왔다. 세상의 모든 우연한 만남이 그렇듯이, 아마도 내 안의  어떤 기운이 그 시집을 불러온 것인지 모른다. 알라딘에서 만난 '그녀들'에게 이 시를 드리고 싶다. 이즈음 나의 '부드러운 감옥'인, 깊은 우물처럼 그윽한 향기와 그늘을 지니고 있는 서재의 그녀들에게.......

 

      For My Fallen Angel . . . My Dying B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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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09-10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관리하러 들어왔어요. 한.밤.중.에.
탕진해볼까요? 이.밤.을? ㅎㅎ

에레혼 2004-09-10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새 홀로 밤을 탕진한 건 아니시지요?

저는 또 다시 하루를 그녀들 안에서 탕진하기 시작합니다.

물만두 2004-09-10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낮에 탕진합니다...

프레이야 2004-09-16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와인님, 시 고마워요.^^ 멋진 여성서재지인들!!

에레혼 2004-09-1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공감 나눠 주시니 고마워요!
이 시를 발견하던 저녁의 기쁨이 다시 한번.......
요즘 '서재 마실'로 삶의 동지, 지원군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것 같아, 살맛 나는 중이랍니다
님의 발자국으로 지원 부대가 또 늘어났네요^^
 

 

때로 읽혀질 수 없는 구절이 있어

나의 책은 아름다웠다

 

이경임 시 '침묵'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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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9-10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에레혼 2004-09-1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그녀의 한국 이름은 '이중아' 또는 '이정아'이다. 그녀 자신은, 그리고 지금 그녀와 같이 살고 있는 남자는 그녀의 이름을 '이중아'라고 알고 있고, 그렇게 말하고 부른다.

작가 인정옥은 이 이름에 중층적인 의미와 상징을 입히고 싶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녀는 아일랜드인도, 한국인도 아닌, '이중의 삶'을, '이중의 시간'을, '이중의 육체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아일랜드에서의 삶이 몇 발의 총성으로 산산이 흩어져 버리고 난 뒤 한국으로 오는 첫 비행기 안에서, 그녀는 옆자리의 남자에게 묻는다.  "내가 어느 나라 사람으로 보여요?"

 

그녀는 자신이 세상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자신의 존재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그 뿌리를 어디로 내려 뻗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혼란스럽고 두렵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것도 고통스럽지만, 자신이 누구인지를 '더 이상 가릴 데 없이 환한 햇빛 아래' 직시하는 것도 두려운 일이다.

그녀는 서울 시청 앞 광장 한 구석, 채 굳지 않은 시멘트 바닥 위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긴다. 이제 그 발자국은 흔들림 없이, 지워짐 없이, 견고한 흔적으로 거기 남아 있을 것이다.  그 순간 그 자리에 그녀가 '존재하고 있었음'을 분명하게 증명해 줄 것이다. 그 발자국 옆에 한 남자가 자신의 발자국을 남긴다. 여자가 당혹해 할까봐, 세상이 그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우려해서였다. 그때 여자는 자기 옆에 같이 발자국을 찍어 준 남자에게 말한다. "당신, 참 착해요."

 

 

 

 

 

또 다른 한 남자가 있다. 배운 것 없고, 기댈 데 없고 희망도 미래도 없는 백수 건달. 어느 날 3류 에로 영화배우를 만나 그녀의 집에 얹혀 살게 된다. 여자는 자신의 '몸으로' 남자를 먹여 살려 줄 테니, 대신 그의 '마음으로' 자기 눈물을 받아 달라고 한다. 남자는 여자의 좌절과 상심과 외로움을, 희망 없는 미래를, 짐 많은 가장의 부담을, 그 축축한 습기를 비어 있는 마음의 습자지로  흡수해 준다. 자기 딸이 벌어오는 돈으로 먹고 사는 식구가 한 입 늘어났지만,  여자의 부모들은 그 남자를 보고 말한다. "쟤, 참 착해, 그지?"

 

 

 

 

 

 

그녀, 이중아는 또 다른 남자를 만난다. 그에게 자꾸 마음이 간다. 그녀는 그 남자가 자신의 마음에 집을 짓고 있는가 보다, 고 말한다. 자신의 마음에 이해하지 못할 그 무엇이 물들어 가고 있음을 숨김없이 털어놓으며, 그녀는 함께 사는 남자에게 말한다. "나, 나쁜 년이지?"

 

그 무언가에 도발된 마음의 흐름, 자기 안에 어떤 감정의 스며듦과 번짐에 민감하게 몰두해 있을 때, 한 대상을 향한 욕망과 갈망에 거침없이 솔직할 때, 바로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해 있을 때, 사람들은 그런 마음의 움직임을 '착하다'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착하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자기 마음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주거나 자기 마음이 '제 맘대로' 달려가는 것을 자제하거나 다스릴 수 있을 때에 한한다.

 

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착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착한 사람들보다 진짜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그런 세상이 더  숨쉬기가 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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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4-09-0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저도 언제부터인가 착하다는 말 듣는 것도 하는 것도 아주 싫어했습니다. (사실은 착하다는 말은 거의 들어본 적도 없다죠. )

에레혼 2004-09-09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러시군요, 유어블루님, 착하지 않으시군요!^^
글을 올리자 마자 찾아와 주셔서... 조금 놀랐어요.
저도 착하다는 말은 거의 들어 본 적이 없답니다. 뭐, 착한 것 말고도 미덕과 매력은 많으니까요.....
우리, 그런 거 하나 만들어 볼까요? '착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모임' 같은 것.....

로드무비 2004-09-0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못됐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착하고 싶지 않다는 정도로는 성에 안 차요!^^;;;

urblue 2004-09-09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근 시간 무렵엔 늘상 놀거든요. ^^; (참...)
저는 착하고 싶지 않다, 는 정도가 아니라 진짜 착한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거든요. 뭐 저두 나름의 미덕과 매력이 있다고 믿고 싶기는 한데...암튼 '착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모임' 좋네요. 그런데 모임하면 어떻게 될까나...흠...

urblue 2004-09-09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로드무비님, 그러실 줄 알았다는...

플레져 2004-09-10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착하다는 말 마니 듣는데요, (읍~~) 그런 말 들으면 내가 갑자기 멍청해지는 것 같아요. 아무런 할 말이 없어요. 그래서 그 말이 듣고 싶지 않아요. 그냥 착하다는 말 말고, 내게 어떤 은혜를 입었을 때는 고마워요 라고만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럼 나도 괜찮아요 라고 할 수 있잖아요. 당최 참 착하다 라는 말에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응, 이러면 우습고, 아니 라고 하면 겸손한 척 하는 것 같고...아아~~

에레혼 2004-09-10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임 결성됐습니다.....
회장은 단연코 로드무비님!
근데, 정말 유어블루님 말마따나 "착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한데 모이면 모임이 '착하게' 잘 굴러갈까요?

에레혼 2004-09-10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은 이 모임에 들어오기에는 결격 사유(?)가 있으시군요
누추한 제 방에 자주 놀러오시는 걸 보니, 분명 착하... 아니 고마워요!!

로드무비 2004-09-10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녀들의 모임으로 제목을 바꾸면 회장직을 수락할지도......^^
 

 

말하는 것은 언어이지 저자가 아니다.
글쓰기의 공간은 답사하는 것이지 꿰뚫는 것이 아니다. 글쓰기는 끝없이 의미를 상정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의미를 증발하기 위해서이다. 글쓰기 의미를 체계적으로 비워 나간다.

독자의 탄생은 저자의 죽음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 롤랑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 김희영 옮김, 東文選) 중에서

 

 



내가 제외된 이미지들은 모두 잔인하다. 그러나 때로 내가  이미지에 사로잡히기도 한다(역전). 그 사람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남겨놓고 떠나야 하는 카페의 테라스로부터 멀어지면서, 나는 등이 구부정한 채 홀로 황폐한 거리를 걸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나의 제외됨을 이미지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내 부재가 거울에서처럼 반사된 이 이미지는 서`글`픈` 이미지이다.

 --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김희영 옮김, 문학과지성사), '이미지' 중에서

 

 


  "휴가 중에 나는 7시에 일어난다. 내려가 문을 열고, 차를 끓이며, 창문을 열고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는 작은 새들을 위하여 빵을 잘게 부수어주고, 세수하고,  작업실 책상 위의 먼지를 털고, 재떨이의 재를 비우고. 장미꽃 한 송이를 따며,  7시 반의 뉴스를 듣는다.

   8시가 되면 어머니가 내려오실 차례이다. 나는 그녀와 함께 아침 식사로 반숙 계란 두 개와 구운 빵 둥근 한쪽을 먹고, 설탕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를 마신다.

   8시 15분에 나는 <쉬드-웨스트Sud-West> 신문을 사러 동네에 간다. 나는 C. 부인에게 '좋은 날씨입니다' '날이 흐리군요' 등의 말을 건넨다. 그런 후에 나는 일을 시작한다.

    9시 반에는 우편배달원이 지나간다('울적한 날씨입니다' '오늘은 참으로 좋은  날씨입니다' 등). 잠시 후에 빵을 가득 실은 소형 트럭을 타고 빵집 여자의 딸이 돌아온다(그녀는 공부를 한 여자이기 때문에 날씨 이야기와 같은 진부한 인사를 나눌 여지가 없다).

    10시 반 정각에 나는 블랙커피를 마시고 하루의 첫 궐련을 피운다.

    오후 1시 우리들은 점심을 먹는다.

     1시 반부터 2시 반 사이에는 낮잠을 잔다.

     그후에 나는 우물쭈물하고 마는 시간을 맞는다. 거의 일할 기분이 나지 않는 시간인 것이다. 때로는 잠시 그림을 그려보든지, 약국에 아스피린을 사러 가든지, 뜰의 구석진 곳에서 종이를 태우든지, 작은 책상이나 정리대, 카드 정리함을 만들든가 한다.

     이럭저럭 하는 사이에 4시가 되고, 재차 나는 일을 시작한다.

     5시 15분에 차를 마신다.

     7시경에 일을 끝낸다. 마당에 물을 뿌리고(날씨가 좋을 경우), 피아노를 친다.

     저녁식사 후에는 텔레비전 감상 시간이다. 만약 그날의 프로그램이 신통치 않을  때에는 내 책상으로 돌아와 메모장들을 정리하면서 음악을 듣는다.

      나는 10시에 잠자리에 들며 두 권의 책을 연이어 잠깐 읽는다. 그 중 한 쪽은 매우 문학적인 언어들에 의해 씌어진 작품(라마르틴느Lamartine의 <속내 이야기Confidences>, 공쿠르Goncourt 형제의  <일기Journal> 등)이며, 다른 한쪽은 추리소설(차라리 옛날 것)이나 유행에 뒤떨어진 영국 소설, 혹은 졸라 작품이다."

 - 이 모든 행위는 아무런 흥미를 끌지 못한다. 훨씬 그 이상이다: 당신은 자신이 어느 계급에 속해 있는가를 두드러지게 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표지를 사용하여 하나의 문학적인 속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그런 '부박함'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도 않는다. 당신은 환상적으로 자기를 '작가'로서 구성하고 있다. 혹은 더 나쁘게 이야기하자면, 당신은 당신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 롤랑 바르트,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바르트>(이상빈 옮김, 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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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 2004-11-15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르트에 대한 세 편의 페이퍼.. 적지 않은 울림을 건네주네요. 제게 영향을 많이 준 (내면의) 스승 중에 한 사람이거든요. 라일락와인 님의 애정과 동경을 슬쩍 엿본 기분도 들구요,.

오래 전, 바르트의 책들에 푹 빠져서 바르트처럼 사물과 언어를 이리저리 헤집으며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하긴, 그때는 바르트 말고도 푸코, 들뢰즈, 데리다, 보드리야르 같은 프랑스 철학과 인문학에 온통 매혹당해 있던 때이기도 했지만 말이죠..

좋은 글에는 추천이 제격이겠죠. 추천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