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도 없으면서

물새는 괜히 바쁘다

저녁 노을에서 저녁 노을로

-- 이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영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에 자주 등장하는 '파크 구엘'

바르셀로나의 여행객 가운데는 이 구엘 공원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 제법 많을 듯!

아마 이 영화의 감독도 그런 강렬한 인상 때문에  이 공원에서의 씬을 여러 번 집어넣지 않았을까.

내 기억 창고 속에서도 어느 햇살 좋은 오후의 구엘 공원이, 그곳에서의 몇몇 순간들이 매혹적인 점멸등으로 반짝거리고 있다.

 


 

 

 

 

 

 

 

 

 

 

 

 

 

 

 

 

자신의 후원자였던 구엘의 이름을 붙여 가우디가 설계한 공원의 조감도 . 천정과 벽면, 기둥 등 모든 공간의 선이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거기에 쓰인 건축 자재들도 다른 건축물에서 나온 재활용품들이라고 한다.  

 


 

 

 

 

 

 

 

 

 

 

구엘 공원 안 광장(?). 넓고 구불구불한 원형의 벤치가 무척 독특하다. 영화 속에서도 바로 이곳에서 자비에의 과감한 키스 신이 연출된다.

 


 

 

 

 

 

 

 

 

 

 

그 벤치의 한 구석에서 너무도 편안한 오수를 즐기고 있는 한 여행객. 편안하게, 여유롭게, 쉬어 가며, 자신을 음미하며....... 내게 '좋은 여행의 한 순간'으로 각인된 명장면!

 

 Antonio patella - Nostalgia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가없는 이 안 2004-10-17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남자처럼 저렇게 햇볕 아래 비스듬히 누워 눈을 감아보고 싶어요!
오늘 날씨 참 좋았는데... ^^

에레혼 2004-10-17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부터 많이 지칠 때나 쉬고 싶어질 때, 저도 모르게 저 풍경이 예시 그림처럼 떠오릅니다. 아, 그 남자처럼 그렇게 달게 쉬고 싶다...... 무거운 것들 다 내려놓고, 햇살 아래 가볍게, 가볍게 나를 널어놓고 싶다......
이안님, 어제 날씨 참 좋았죠? 날씨가 그리 좋은 날에는 햇빛이 아까워서 뭐라도 널어놓아야 할 것 같아요, 눅눅해진 이불이나 빨래가 아니라면 축축하고 무거운 내 몸이라도.......
 

 

딱히 내 몸이 고단할 이유가 없는데, 이사랍시고 다른 이들의 몸(힘)을 빌려 짐을 꾸리고 풀고 이리저리 짐을 부려놓으라고 나는 말로만 다 때웠을 뿐인데, 그리고 창고 속에 밀어 넣은 크고 작은 상자들과 잡동사니 속에 무엇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아직 모르는 채 '엄두가 안 나'라고 중얼거리고 있을 뿐인데, 어제부터 몸이 한없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폭풍처럼 몰려든다. 그래서 이것저것 치우고 정리하는 중에 자주 졸거나 아예 잠시 하던 일 밀어놓고  잔다. 낮잠도 자고, 밤잠도 잔다.
 
이사의 여파가 남아 있는, 그리고 아직 내 몸이 길들여지지 않은, 어딘가 낯설고 버성거리는 느낌의 새 집에서 처음으로 누구도 찾아올 일 없는 조용한 오후를 보낸다. 소파에 두 다리를 쭉 펴고 자리잡고 앉아 DVD를 플레이시킨다.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낯선 도시에서 일 년의 시간을 보내는 청춘. 그것이 이 영화의 모든 것이다. 낯선 도시. 일 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청춘. 그건 어쩌면 꿈꾸지만 지금 내게 멀리 있는, 누리고 싶으나 누릴 수 없는 모든 것이기도 하다.

 



 

 

 

 

 

 

 

 

 

 

 

 

 

 

 

 

 

낯선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거처를 구하는 파리 출신의 청년 자비에. 하나의 냉장고 안에서  칸칸이 각자의 영역을 구분하듯이 공동 생활과 혼자만의 영역의 경계선이 아슬아슬하게 지켜지는 가운데, 자비에와 유럽 각국에서 온 그의 룸메이트들은 1년간의 '청춘의 성장통'을 함께 겪는다. 바르셀로나의 구질구질한 뒷골목과 경탄스러운 가우디의 건축 예술이 하나의 화면 속에 녹아 들어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이질스럽고 차별되는 것들의 놀라운 조화의 묘미를 보여준다. 그건 아직 견고한 편견과 닫힌 가치관과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는 자의식이란 벽돌로 자기 성을 구축하지 않은 미완성의 세계, '계속 길을 걷고 있기에' 흔들리는 청춘들의 잠재력인지 모른다.
1년간의 '낯선 도시 체류'를 마치고 다시 파리로 돌아온 자비에는 너무도 낯익은, 그러나 전과는 어딘가 달라진 몽마르뜨르 거리를 걸으며 눈물을 찔끔거린다. 거리를 지나던 관광객 하나가 그런 그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는다. 지금까지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던 자비에는 이제 자신 역시 다른 사람의 눈에는 쇼윈도 안의 한 사물처럼, 거리 풍경의 한 조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의 정체성의 외연이 한층 더 넓어진 것일까. 그의 마지막 독백. “어디에도 내 모습은 없어요. 모두를 합친 게 내 모습이에요. 그저 나는 혼란에 빠진 유럽인일 뿐….”


 

 

 

 

 

 

 

 

 

몇 해 전, 처음 유럽이란 대륙으로 여행을 갔을 때 내 머리를 내리치던 충격을 기억한다. 그야말로 세상은 넓고, 그 세상을 살아가는 길은 다양하고 다채로웠다! 내가 태어나 자란 사회가 내게 가르치고 보여준 길 말고도 세상에는 인생을 '제 방식대로' 즐기며 누리며 살 수 있는 길이 얼마나 많은지를 도처에서 마주치고는, 나는 그때마다 묻곤 했다. 내 인생이 지금처럼 빼도 박도 못하게 완전히 틀 지어지기 전에 이런 '다른 길'들이 있다는 걸 알았더라면 나는 지금과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 답은 물론... 이었으나, 현실적으로 무용한 질문이었을 뿐. 그때 이미 나는 '짧은 여행'은 가능하지만, 미지의 열린 길 위를 계속 걸어가는 '낯선 도시에서의 생활'이나 '모험적 시도'는 허용되지 않는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므로 <스페니쉬 아파트먼트>를 보며 내가 부러워한 건, 이국적 풍경과 그 생활상이 아니라, 청춘 군상의 유쾌하고 귀여운 사랑과 연애 행각이 아니라, 국경 개념이 무너져 버린 유럽 젊은이들의 경계 없는 문화 체험이 아니라, 바로 그들의 결정되지 않은 미래, 아직 아무 것으로도 규정되거나 갇혀 버리지 않은 그 불안정함과 흔들림, 그 끝을 알지 못한 채 계속 걸어가야 하는 노정(路程)의 열려 있음이었다.
   
인상적인 대목 하나. 자비에가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던 날, 공항에서 만나게 된 의사 부부. 신경과 전문의인 남자는 자비에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하며[대뇌피질, 변연계, 해마 등의 용어들 등장]  재미있는 예시를 하나 든다: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사고로 기억에 손상을 입게 되면, 한 가지 언어는 살아남고 다른 한 가지 언어는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때 살아 남는 것은 역시 모국어. 그 뒤 자비에는 일종의 스트레스로 꿈을 꾸게 되는데, 그 꿈속에서 그는 모국어인 '프랑스어'를 잊어버리고 만다. 그에게 남은 것은 현실에서는 더듬거리던 스페인어.
나처럼 한 가지 언어밖에 구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기억 손상은 크든 작든 곧 언어 손상, 아니 언어 상실과 연결되고 마는 걸까.  단일 언어는 단일한 사고와 단일한 현실밖에 파생시키지 못한다. 내가 가진 유일한 언어, 한 가지 패턴의 삶.......'코리안 아파트먼트'라는 상징.


 
영화는 끝났지만, 나는 다시 낯선 현실로 돌아오는 데 머뭇거린다. 그때 현관 벨이 울린다. 어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물건을 전달하러 온 택배회사 직원이다. 포장 상자 안에 든 것은 샤워 커튼과 수건 몇 장[필요한 건 샤워 커튼뿐이었으나 배송비를 물지 않기 위해 장바구니에 수건 몇 장을 채워 넣었다]. 내가 잃어버리지 않아야 할 현실의 자리! 나에겐 모국어 아닌 다른 언어가, 대체 언어가 없다. 정신 차리고 나는 현관 문을 닫는다. 

 

Al Stewart - The News From Spain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가없는 이 안 2004-10-17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릿속에 있는 여러 언어들이 사이좋게 조금씩 뭉개지는 게 아니라 하나만 사라진다는 것이 너무 희한해요. 언어의 뿌리는 각각의 기억 회로로 분리되어 있나 보군요. 스트레스로 꿈에 등장하는 모국어 상실이라니, 좀 끔찍하기도.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도 공포일걸요...

로드무비 2004-10-17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송비를 물지 않기 위해 쓸데없는 물건을 살 때가 많아요.
배송비를 두서너 배 상회하는......
라일락와인님도 그러하시다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저도 참 재밌게 봤어요.
바람 피우는 현장 갑자기 들이닥친 그 애인에게 안 들키게 하려고
친구들이 합심하여 달리는 장면에선 미친듯이 웃다가 눈물이 찔끔.

에레혼 2004-10-1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안님, 저도 그 대목이 참 신기하더라구요, 모국어라는 건 태어나면서 유전자에 각인되는 걸까요? 제2의 언어가 학습을 통해 습득되는 거라면...... 나를 전달할 수 없다는 것, 소통의 수단을 잃어버린다는 건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굉장한 두려움일 것 같아요..... 가끔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받지 못하는 상태나 잠시의 소통 부재만으로도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걸 보면......

로드무비님, 온라인 쇼핑몰에서 그 배송비 체계로 인해 획득하게 되는 추가 주문량이 아마 제법 쏠쏠할 것 같아요, 사람들마다 거의 그런 데 약한 심리를 갖고 있으니까......
배송료 무는 게 공돈 나가는 것 같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식의' 쇼핑 습관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 말고도, 저도 님처럼 '스토아정글'을 자주 애용한답니다. 깜찍한 아이디어 상품들 구경하는 재미도 괜찮고 해서.....근데, 요즘 이름이 바뀌었죠? dvx인가, 입에 잘 안 붙어요......
 

 

잊고, 기억하고

에른스트 얀들


 

나는 나를 나 위에 앉힌다

나는 나를 비운다

나는 나를 헹구어 나 속으로 집어 넣는다

나는 나를 쏟고 흘린다

나는 나를 잊는다

나는 나를 기억한다

나는 나를 얻는다

나는 나를 마무리짓는다

나는 나를 꼬여 나 속으로 넣는다

나는 나를 지치게 한다

나는 나를 잊는다

나는 나를 기억한다

 


 

 

 

 

 

 

 

 

 

 

 

 

 

Jim Ferguson - I Get Along Without You Very Wel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PIANO MAN / BILLY JOEL

 


It's nine o'clock on a Saturday
The regular crowd shuffles in
There's an old man sitting next to me
Makin' love to his tonic and gin

He says, "Son, can you play me a memory?
I'm not really sure how it goes
But it's sad and it's sweet and I knew it complete
When I wore a younger man's clothes"

La la la, le le la
La la, le le la la la

Chorus:
Sing us a song, you're the piano man
Sing us a song tonight
Well, we're all in the mood for a melody
And you've got us feelin' alright

Now John at the bar is a friend of mine
He gets me my drinks for free
And he's quick with a joke or to light up your smoke
But there's someplace that he'd rather be
He says, "Bill, I believe this is killing me."
As the smile ran away from his face
"Well I'm sure that I could be a movie star
If I could get out of this place"

Oh, la la la, de de da
La la, le le la da da

Now Paul is a real estate novelist
Who never had time for a wife
And he's talkin' with Davy who's still in the navy
And probably will be for life

And the waitress is practicing politics
As the businessmen slowly get stoned
Yes, they're sharing a drink they call loneliness
But it's better than drinkin' alone

Chorus

It's a pretty good crowd for a Saturday
And the manager gives me a smile
'Cause he knows that it's me they've been comin' to see
To forget about life for a while
And the piano, it sounds like a carnival
And the microphone smells like a beer
And they sit at the bar and put bread in my jar
And say, "Man, what are you doin' here?"

Oh, la la la, de de da
La la, de de da da da

Chorus

지금은 토요일 밤 9시예요
단골 손님들이 섞여 들어오고
내 옆에는 진토닉을 즐기고 있는
한 노인이 앉아 있어요

그 노인이 말하기를,
"이봐 청년, 노래 한 곡 연주해 주지 그래?
어떻게 부르는지 잘 모르지만
슬프고 감미로운 노래야.
내가 젊었을 땐 그 노랠
전부 알았었는데..."

후렴
노래 한 곡 불러줘요
당신은 피아노맨이잖아요
오늘밤 우리한테 노래 한 곡 불러줘요
우린 모두 노래가 듣고 싶어요
당신은 우릴 기분 좋게 해주잖아요

바에 있는 존은 내 친구죠
나한테 공짜로
술을 한잔 갖다 줬어요.
그는 농담도 잘 받아들이고
알아서 담배불도 붙여주죠.
하지만 그는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있어야 했어요
"여기서 정말 미칠 것 같애"
그가 이렇게 말할 때
그의 얼굴에선
미소가 사라졌어요
"여기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난 분명히 영화배우가
될 수 있었을텐데..."

폴은 부동산의 새역사를 쓰는 갑부죠
그는 부인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별로 없었죠.
지금 데이비와 얘길 하고 있어요
데이비는 아직 해군이고
아마 평생 그럴지도 모르죠

그리고 웨이트리스는
사업가가 조금씩 술에 취하자,
돈을 울궈 내려고 하는군요
맞아요, 모두들 함께
외로움이라고들 부르는
술을 마시고 있어요
하지만, 혼자 마시는 것보단 그게 낫죠.

후렴 반복

토요일 치곤 손님이 많군요
매니저가 날 보고 미소를 짓는군요.
손님들이 날 보러
여기에 온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죠.
잠시라도 삶을 잊기 위해서.
피아노 소리는
마치 축제 분위기 같고,
마이크는 맥주 냄새가 나요.
사람들은 바에 앉아
내 항아리에 돈을 넣어줘요
그리고 말하죠.
"이봐, 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야?"

후렴 반복

 

 

이 노래는 빌리 조엘이 가수로서 성공하기 이전에 만든 곡이라고 한다.
아마추어 복서, 록가수, 페인트공 생활... 이런 저런 일들을 하면서 방황하던 시기의 산물.
딱히 되는 일도 없고, 그렇다고 꿈꾸기를 멈추지도 않는... 젊음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지만 그 젊음을 있는 대로 숨쉬고 음미하지 못하는 모순의 시절.


일주일의 노동을 끝내고 주말 밤, 선술집.
하나 둘, 삶에 지친 사람들이 모여든다.
노인은 추억을 끄집어 내고
젊은이는 꿈을 꾼다.
"내가 이곳에서 벗어 날 수 있다면 무비 스타가 될 수 있었을 텐데.."
그러나 가정법은 어디까지나 가정법에 그치는 것.

각기 하나씩의 꿈을 풀어 놓는다.
또 누군가는 자신의 꿈을 챙긴다.
서로 각기 다른 방향을 쳐다보고 풀어진 눈으로 혼잣말을 하고 있을 뿐...
그러나 각기 혼자서, 또 같이 '그들은 고독을 나눠 마신다.'
혼자 마시는 것보다는 낫겠지...라며.

그리고 그 취기와 시끌벅적함 속에 내게 마지막에 들려오는 질문은
"당신은 여기서 뭐하고 있는가?"

이 노래가 학교 앞 카페나 거리에서 한창 흘러나오던  그 시절엔, 저 질문이 화살처럼 내 안으로 날아와 아프게 박히는 대신 내 귓등을  무심코 지나쳐 날아갔었다. 그 시절에는 한 순간 한 순간, 그것이 혼란과 無爲와  자기 모순으로 뒤범벅된 순간이라 할지라도, 늘 내가 지향하고 있는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다고 느꼈으며,  내 삶에서 '내 것이라고 할 만한' 중요한 것들은 내 의지로 선택하거나 결정할 수 있다고 순진하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세월은 흘렀고, 나는 많은 길을 걸어왔다. 

이제 토요일 밤 선술집에서 던져진 저 질문은 가볍고 무심하게 나를 비껴 가지 않고 곧장 내 심장을 향해 날아와 꽂힌다.

 

나,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선인장 2004-10-16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이 노래의 가사가 이런 것이었군요... 술의 이름은 외로움이었군요... 그래서 저는 술을 마실 때마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던 거군요... 그래서 제가 전화를 걸 때마다 그들은 모두 부재중이었던 거군요...
내가 가진 레코드판 중에서 가장 깨끗했던 빌리 조엘의 음반... 전 그걸 닦을 때가 참 좋았더랬어요. 그렇지만 이 노래의 가사는 알지 못했지요...

숨은아이 2004-10-16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Sing us a song, you're the piano man" 부분을 들으면 뭔가 ... 하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어져요. ^^

에레혼 2004-10-17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인장님, 저와 닮은 취중 습관을 갖고 있군요, 전 맨송맨송한 상태일 때는 전화로 수다 떠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서 긴요한 용건이 있을 때말고는 제 쪽에서 먼저 통화를 시도하는 적이 없는데, 취기가 있을 때는 왜 그리도 전화로 누군가와 말을 나누고 싶어지는지...... 그게 다 그 술을 마신 탓이었나봐요, '외로움이라고 부르는 술'..... 이제 주종을 좀 바꿔야 할까봐요...

숨은아이님, 노래말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멜로디가 경쾌해서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지요, 기분도 그렇고 한데 '피아노맨'하고 같이 불러 주죠, 뭐^^

새벽별님은 영어가 좀 되시는군요, 이 노래를 출근하면서 자연스럽게 흥얼거릴 정도라면... 좀 전에 집어가시면서 "앗, 찌찌뽕!" 외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