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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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년>에 실린 단편들이 제목과는 달리 그저 다자이의 글재주만을 보여준다면 이 소설엔 작가의 전 존재가 실려 있다.  

 

  자전이라서가 아니다.  

 

  <사양>도 자전이나 그 안엔 여유가 있다.  

 

  <인간 실격>의 어느 구석에도 숨 쉴 곳이 없다.  

 

  헐레벌떡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한 인간만이 보인다.  

 

  죽음을 막다른 골목이라 말해도 좋겠다.  

 

         太宰治(1909-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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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 경제학 최대의 변수는 '애정'이다, 개정판
존 러스킨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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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게이츠가 말하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비롯해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의 핵심은 인간을 자본주의의 중심에 두자는 것이다. 또한 모든 사람이 경제활동을 통해 이익을 만들고 얻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러스킨 주장의 밑절미도 이 게 아닐까 싶었다. 처음과 나중이 매우 중요한 게 자본주의일텐데, 러스킨의 주장은 처음과 나중을 구분하지 말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경제학이 이론으로서 정밀함을 가지지 못한다고 나무라지만 이 것만으로도 그의 주장이 값진 의미를 갖는 건 아닐까? 

 

  한 가지 흠을 들자면 이 대목이다. "영국은 소유 재산에 대한 모든 사상을 그 사상의 발상지인 미개한 나라에 되돌려 주리라는 것을, 그리고 인더스 강의 사금이나 골콘다의 다이아몬드가 여전히 군마의 장식이나 노예의 두건에서 빛나고 있을지 모르지만, 영국은 기독교의 어머니로서 마침내 이교도의 어머니의 미덕에 도달하여 그 보물을 손에 넣게 될 것이고, 그리하여 자신의 아들들을 데리고 나와서 "이 아이들이야말로 나의 보석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을 나는 감히 상상할 수 있다."(107-108면) '미개한 나라'가 어딜까? 인더스 강과 골콘다는 모두 인도에 있는 곳인데, 아마 인도를 지칭하지 않을까 싶다. 서양우월주의를 벗어나지 못하는 러스킨이다.  

 

  그런데 묘한 게 이 책을 간디가 읽고 크게 깨달았다는데, 그는 이 대목을 어떻게 읽었나 모르겠다. <간디 자서전>에 의하면 러스킨은 간디가 가장 존경한 세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이런 비하도 품고 넘어갈 만큼 그가 그릇이 큰 사람인지 아니면 무딘 사람인지 알지 못하겠다.  

 

       John Ruskin(181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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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2-22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장의 댓글을 보고, 제가 지금까지 쓴 단평들을 훝어보았습니다.

경제학서적의 비중이 높은것 처럼 보이는 이유는, 제가 우석훈의 책을 즐겨읽기

때문에 착시현상이 발생한것 같아요. ^^

덕분에 제 시시한 글들을 다시 살펴보게 됬네요. 고맙습니다 ㅋ

파고세운닥나무 2010-02-23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석훈은 경제학자의 새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갖는 사람입니다.

저서는 얼마 대하지 않았지만, 신문 칼럼은 꼭 챙겨봅니다.

다이조부 2010-02-23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석훈은 한겨레에도 기고하지요. 그리고 부산 지역신문인 국제신문에도

매달 기고합니다.

pd저널이라는 매체에는 1주일에 한 번씩 글을 쓰는데 거기에 쓰는 글들이 공 들여

쓴 흔적이 보이더군요~
 
<역사의공간>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역사의 공간 - 소수성, 타자성, 외부성의 사건적 사유
이진경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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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학은 경계가 모호한 학문이다. 동아시아의 전통에선 문사철이 모여 인문학을 이루다보니 통상 역사는 인문학의 한 분야로 여겨진다. 서구는 사정이 좀 다른 듯 한데, 역사를 사회과학의 하나로 본다. 언론인 송건호가 역사를 열심히 공부한 것도 그것이 사회과학도 - 그는 법학도이다 - 의 의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진경의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조금 엉뚱하다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사회과학자의 제 임무라 여겨지기도 했다. 이진경은 사회학에서 시작해 경제학으로 그리고 역사학까지 사회과학의 전분야를 섭렵하고 있다.  

  정혜윤 피디의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를 보면 이진경에 관한 꼭지가 있다. 학창시절 그가 수학을 무척 좋아했다고 하던데 <역사의 공간>을 보니 그는 여전히 수학을 벗하고 있었다. 이진경의 책을 대하며 늘 하는 생각은 그가 친절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본>을 친절히 설명해주며 들뢰즈와 가타리를 소개해 준다. 지식소매상은 유시민만이 아니다. 그가 이 책에선 역사학자가 주목하지 않은 감춰진 - 물론 그 감춤은 강한 의도를 지닌 것이다 - 역사를 우리에게 친절히 소개해준다.   

  역사는 시간의 축적일텐데, 공간을 말함은 정지해있는 시간 속엔 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머져리티를 주목할 것인지, 마이너리티를 주목할 것인지는 역사가의 마음이다. 이진경은 소수자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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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2-20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호적인 단평이네요 ^^

고종석이 제목은 기억 안나는데, 어떤 기본교양수학 관련서적을 보면서 이해가 안 된다고

투덜거릴때 그 자리에 있던 이진경이 정말 그 책이 이해 안 가냐고 놀라워 했다는 대목이

고종석의 책 중에 나오는게 생각나네요~ 수학도 완전 바닥이어서 저는 고종석에게 더 동감을

이진경은 80년대에 24살 이라는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후에 지식사 에서는 사회구성체논쟁

이라는 뚜렷한 자취를 남긴 현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전설만 들었어요~

우석훈은 이진경을 2차 저자 라고 평가하는데, 저는 이런 역할도 필요하지 않나 싶지만

이진경에 관하여 읽어본게 거의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진중권의 친구라는 정도밖에 몰라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2-20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별 특별할 것도 없이 있는 척 하는 사회과학자들보단 이진경 같은 소매상이 독자들에겐 더 필요하고 고마울지도 모르겠어요.
 
퀴즈쇼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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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를 저 버리는 장편소설이다.
 

  네 번째 장편이니 익숙해질만도 한데 말이다.

 

  해피엔딩에 썩 적절치 않은 알레고리까지 나머지 장편에 대한 관심도 급감한다.

 

  선배인 최인석에겐 비기지도 못하겠다.

 

  좋은 소재를 택했다.

 

  책임은 작가의 몫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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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2-18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평에 공감을 합니다~ 상당히 좋은 소재였는데, 결말이 상당히 아쉬웠죠~

젊은 작가군에 속하는 또래들 중에서는 김영하가 1인자였다면, 이 책으로 헤맬때

김연수가 치고 올라갔다고 판단됩니다.

사소한 사실문제에 관련된 오기를 지적하자면, 퀴즈쇼는 제가 알기로는 5번째

장편입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가 장편데뷔작이었고, 2번째 <아랑은 왜>

3번째 작품은 평단의 찬사를 받은 <검은 꽃> 4번째는 표지가 무척 근사한 <빛의 제국>

으로 알고 있습니다.

데뷔작 <파괴>는 걸출한 신인의 등장을 알린 재미있는 작품이었는데, <아랑은 왜>는

김영하도 소포모어 징크스(이거 맞나요? ㅋ)라고 불리는 것에 풍덩 빠진것 같아요.

너무 재미가 없어서 짜증이 나더라구요~

<검은 꽃>은 군 시절에 읽은 작품인데 감탄하면서 읽었는데 지금 다시 보면 글쎄요~

<빛의 제국>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힙니다.


우석훈의 말에 의하면, 김영하가 제가 보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고 김남주

시인을 마음에 품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네요~ 한 때 만나기만 하면, 김남주의

시를 낭송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우석훈은 회고하더군요~


제 짐작인데 주인장님은 문학전공자가 아닌가 싶어요 ㅋ

파고세운닥나무 2010-02-18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빛의 제국>이 왜 기억에 없었을까요? 다섯 번째가 맞겠군요^^

김영하는 단편을 주로 읽는데, 처음 읽어 본 장편이 실망이었거든요. 감탄하셨다는 <검은 꽃>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국문학을 전공하다, 후에는 중문학을 공부했죠.

다이조부 2010-02-19 00:35   좋아요 0 | URL


로쟈님 블로그에서 댓글 봤어요 ㅋ

장 아메리 이름은 어딘가 들어본 적 있는데 읽어본 적은 없는 사람인데....

검색해 보니까 오스트리아 태생이던데~ 원서를 읽을 시도를 하다니 ^^

저는 외국어에 잼병이라서 엄두도 못 냅니다 ㄷㄷㄷㄷ

파고세운닥나무 2010-02-1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페이퍼에도 책표지가 있지만, 원서래봤자 제1외국어인 영어로 쓰여진 건데요.

서경식 선생님이 몇 번 얘기하시길래 관심을 뒀는데,원서 밖에 없길래 잠시 고민했더랬습니다.

다이조부 2010-02-19 18:48   좋아요 0 | URL


저는 영어도 꽝이라서~ 좌절금지

근데 최인석은 예전에 <나를 사랑한 폐인>쓴 작가 아닌가요?

명성은 자자한 분인데, 게으르고 무심해서 아직 그 분의 책 을

읽어 본적은 없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2-19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대학 때 비평 한 편 쓴답시고, 최인석 소설을 보게 됐는데 후로 좋아하게 되었죠.

신작을 챙겨보는 제겐 소중한 작가랍니다.
 
오빠가 돌아왔다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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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가 줄곧 견지하는 건 이야기의 즐거움이다.  
 

  이야기꾼으로서 소설가가 추구해야 할 마땅한 방향일테고.  

 

  그에게 한국 문단이 쏟는 관심은 잃어버린 문학의 기능을 되찾았다는 데서 연유한다.  

 

  이야기의 즐거움 속에서 이루어지는 김영하의 의미 찾기를 주시해본다.  

 

  이번 소설집에선 유독 많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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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2-18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집을 저는 무진장 재미 없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흐릿한 기억으로는 보물선 이라는 제목의 소설도 있었던거 같은데 말이죠~

주인장이 쓴 글을 보니까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다시 읽어보면 ㅇㅖ전에 안 보이던

재미있는 구석이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파고세운닥나무 2010-02-18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제작이 가정을 이야기해 기억에 남습니다. 김영하에게선 독특하다는 생각도 아울러 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