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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공간 - 소수성, 타자성, 외부성의 사건적 사유
이진경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1월
평점 :
역사학은 경계가 모호한 학문이다. 동아시아의 전통에선 문사철이 모여 인문학을 이루다보니 통상 역사는 인문학의 한 분야로 여겨진다. 서구는 사정이 좀 다른 듯 한데, 역사를 사회과학의 하나로 본다. 언론인 송건호가 역사를 열심히 공부한 것도 그것이 사회과학도 - 그는 법학도이다 - 의 의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진경의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조금 엉뚱하다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사회과학자의 제 임무라 여겨지기도 했다. 이진경은 사회학에서 시작해 경제학으로 그리고 역사학까지 사회과학의 전분야를 섭렵하고 있다.
정혜윤 피디의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를 보면 이진경에 관한 꼭지가 있다. 학창시절 그가 수학을 무척 좋아했다고 하던데 <역사의 공간>을 보니 그는 여전히 수학을 벗하고 있었다. 이진경의 책을 대하며 늘 하는 생각은 그가 친절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본>을 친절히 설명해주며 들뢰즈와 가타리를 소개해 준다. 지식소매상은 유시민만이 아니다. 그가 이 책에선 역사학자가 주목하지 않은 감춰진 - 물론 그 감춤은 강한 의도를 지닌 것이다 - 역사를 우리에게 친절히 소개해준다.
역사는 시간의 축적일텐데, 공간을 말함은 정지해있는 시간 속엔 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머져리티를 주목할 것인지, 마이너리티를 주목할 것인지는 역사가의 마음이다. 이진경은 소수자를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