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트레킹 첫날, 발걸음도 가볍다.


오늘은 고도를 3,330m까지 올려 랑탕 빌리지까지 가야 하는 일정이다. 우리 일행 가운데 너댓사람을 제외하고는 일찌기 경험해 보지 못한 '고지대'를 체험하는 첫날이기도 하다. 다들 고소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으리라 믿고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때는 마침 풍광 좋은 고라타벨라(3,000m)에서 '수제비'로 점심을 먹을 예정이라는 소식에 더욱 힘을 낼 수 있었고, 멋진 설산이 환히 보이는 그곳 산장에서 모처럼 맛있는 식사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우리 모두 잠시 동안 행복에 겨워했다. 먹는 즐거움을 기대하기 힘든, 혹은 식사시간마다 메뉴를 고르기조차 고민일 정도로 밥맛을 잃어버렸던 '그 후 여러번의 식사 시간'을 떠올려 보면 이 때만 해도 정말 양반이었다는 생각 뿐이다.

랑탕 계곡은 세계적인 오지 탐험가인 틸만이 '세상에서 가장 깊고 아름다운 계곡 중의 하나'라고 칭송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이끄는 영국인 탐험대에 의해 1949년에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는 지도상에 공백으로 남아 있었던 비경의 보고였다고도 한다. 랑탕 히말라야 지역은 1971년 네팔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또한 랑탕 계곡을 4월에 가본 사람들은 복 받은 사람들이라고 한다는데, 그건 네팔의 국화인 랄리구라스가 지천으로 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우리가 갔을 때에도 랄리구라스는 어김없이 만개해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봄철 산자락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산벚꽃이나 복숭아꽃, 살구꽃을 보는 것처럼 계곡 주변은 물론 가파른 산중턱에도 무수히 꽃밭을 이루고 있었다. 과연 멋진 설산과 쏟아지는 폭포와 함께 아름답게 피어난 랄리구라스를 함께 보노라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 아닐까' 싶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번 트레킹 일정 가운데 '자연의 아름다움'과 '산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었던 날이 아니었나 싶다.


 -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출발 채비를 하는 모습, 포터들에겐 하루의 '근무'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가량 지났을 무렵 고개를 올라서니 느닷없이 하얀 설산이 우리 눈앞에 나타났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도는 것 같았다.


 

  - Bamboo에서 상준이가 '포터' 흉내를 내보고 있다. 40kg에 가까운 짐을 이마에 메고 가뿐히 들고 일어난다.



 - 화사한 햇살이 내리쬐는 고라타벨라에서 동네 처녀들과 함께.



 - 점심 식사를 했던 고라타벨라.



 - 고라타벨라. 멀리 왼편으로 랑탕(6,561m)의 모습이 보인다.
 




 - 야호! 설산이 나타났다!



 - 고라타벨라에서 '오은선 대장과 함께 하는 히말라야 원정대'를 다시 만났다.
    오대장님이 '기념사진'을 찍는데 일일이 함께 해 주셨다.



 - 여성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를 오른 '오대장님'을 만나 다들 기념촬영을 하느라 바빴다.



 - 김상준 군도 오은선 대장님과 기쁘게 한 컷.



 - 우리 일행 모두와 함께~ 



 - 고교동창 4명은 산악회 플랭카드까지 꺼냈다.



 - 상준이는 셔츠를 내밀어 오대장님의 멋진 사인을 받았다.



 - 만년설로 뒤덮인 랑탕의 고봉들이 조금씩 구름에 가리기 시작.



 - 그림같은 풍경.




 - 목사님의 비서인 '뻐덤'과 가이드 '텐디'와 함께.



 - 옛 직장 동료들과 함께~



 - 아버지와 아들이 환한 웃음으로 함께.



 - 고라타벨라를 지나자말자 고혹적인 자태의 랄리구라스가 우릴 반긴다.



 - 갑자기 시야가 탁트이고 걷기 좋은 길이 나타난다.



 -  우뚝 솟은 랑탕Ⅱ(6,561m)를 배경으로~



 - 나마스테~ 체코에서 왔다는 중년의 부부와 함께~


 

 - 흰색 랄리구라스가 눈부시다. 




 - 꽃길을 지나니 다시 한번 탁트인 길이 나온다.




 - 멋진 풍광 아래 말 한 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어 더욱 평화로운 풍경.



 - 이 꽃들에게는 랑탕 콜라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노래처럼 들리지 않을까
싶다.



 - 야크를 찾아 나섰는지 노파가 길 위로 불쑥 나타나 이리저리 주위를 살핀다.



 - 저 멀리 까마득한 곳에선 만년설과 빙하가 녹으며 내리는 물줄기가 폭포가 되어 떨어지고 있다.



 - 길은 몹시 가파르지만 풍경은 오르막 경사를 느낄 겨를이 없을 정도이다.



 - 멀리 남쪽으로 나야캉(Naya Kang, 5,844m) 봉우리가 아스라히 보인다.



 - 온사방이 랄리구라스로 뒤덮여 있다.



 - 가파른 언덕을 넘으니 또다시 시야는 탁 트이고 계곡 물줄기가 끝없이 이어진 모습이다.



 - 저 멀리 계곡 끝 너머로 눈덮인 체르코리(4,984m)가 살짝 보이기 시작한다.



 - 뒤쪽을 바라보니 우리 일행들이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우리가 지나온 길도 어느새 까마득하다.



 - 계곡 양쪽으로 펼쳐진 산줄기들이 겹겹이 아스라하다.



 - 랑탕 빌리지가 멀지 않은 듯싶지만 잠시 쉬면서 치즈스틱이라도 꺼내 먹어야 할 시간.



 - 입맛이 뚝 떨어진 이상무는 이맘때부터 '비싼 코카콜라'를 찾기 바빴다.



 - 온통 바위투성이 산들로 둘러싸여 있지만 이런 척박한 곳에도 사람들은 살고 있다.



 - 롯지에서 처음 만난 아낙네의 표정이 그저 정겹기만 하다.



 - 꼬맹이는 사탕을 양 손에 쥐고도 뭔가 못마땅한 듯.



 - 어느덧 랑탕빌리지(3,330m)에 들어섰다.



 - 주위는 순식간에 몰려든 구름에 휩싸인 가운데 마을 아낙네들은 부지런히 밭을 일구고 있다.



 - 우리가 묵을 숙소 주위도 온통 구름에 휩싸였다.



 - 몰려다니는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산봉우리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 롯지 방안에서 내다본 풍경.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듯한 느낌도 든다.



 - 입맛이 더 떨어지기 전에 '라면'을 넉넉하게 끓여 저녁식사때 함께 먹기 위해 다들 애쓰는 중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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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5. 랑탕빌리지에서 체르코리까지
    from Value Investing 2013-06-03 14:16 
    오늘은 드디어 '체르코리'(4,984m)에 오르는 날이다. 당초 일정대로였다면 우리는 랑탕빌리지를 출발하여 캉진 곰파(3,870m)까지만 이동하게 되어 있었다. 일찍 캉진 곰파까지 이동하게 되면 오후 시간이 통째로 남게 되지만, 그래도 고산 등반에 필수적인 '고소 적응'을 위해 '그저' 캉진 곰파 마을과 주변만 둘러보자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가이드인 '텐디'의 얘기로는 '우리 일행의 진행 속도'라면 캉진 곰파에서 체르코리까지 4시간이면 충분
 
 
오늘은 2013-06-03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라면맛은 어떤 맛이었을까...
둘이먹다 한 명이 죽어도 모를 맛이었을 것이다.

oren 2013-06-04 10:11   좋아요 0 | URL
사진으로 보기엔 엄청 맛있어 보여도 사실은 '3,330m에 달하는 낯선 고도' 때문에 라면맛이 기대했던 '바로 그 맛'이 아니었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