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는 난생 처음으로 풋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를 관람했다.
(이미지 출처 :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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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뿐만 아니라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태리에서 제작한 의상과 웅장한 무대가 특징이라고 하여 큰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실재(實在)하는 이탈리아 로마의 명소들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 '과연' 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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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TOSCA』의 내한공연을 맡은 CAST를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세계적인 지휘자 장파올로 비잔티가 이끄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특히 토스카의 3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정열적인 여가수 토스카(아디나 니테스쿠)와 그녀의 연인인 화가 카바라도시(삐에로 줄리아치), 권력 지향적인 경시총감 스카르피아(이반 인베라르디)의 노래는 그 파워풀한 표현력과 풍부한 성량뿐만 아니라 풋치니 음악 특유의 드라마틱한 장면들의 연속과 그에 따른 극적인 감정들을 표현하는 능력들이 정말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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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토스카 역을 맡은 니테스쿠는 15개 프로덕션에서 100회 이상 '토스카'로 무대에 섰다고 한다. 예술과 사랑에 이어 죽음까지 이르는 과정에서의 강인함과 열정 및 용기를 지닌 여주인공을 표현해 내는 능력이 정말 놀라웠다.
카바라도시의 연인 토스카를 빼앗으려는 경시총감 스카르피아 역을 맡은 바리톤 이반 인베라르디는 매우 건장한 체격에 어울리듯 정말 시원시원하고 우렁찬 목소리를 지녔는데, 토스카를 협박하고 어르고 유혹하는 '탐욕스런 권력자' 역할에 너무 잘 어울렸다. 마치 무대의 배경인 1800년의 로마 궁정 속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실제로 구경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이 두 주인공의 제2막에서의 활약이 너무 뛰어난 탓인지는 몰라도 토스카의 연인인 카바라도시의 연주는 아주 조금 아쉬웠다. 특히나 '토스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리아인 '별은 빛나건만'은 충분히 감동적이긴 했지만, 소름이 끼칠 정도는 아니어서 못내 애석했다.
자유의 투사이자 탈옥한 정치범인 친구의 도주를 도운 죄목 때문에 사형에 처해질 운명에 빠진 그는 총살 직전에 마지막으로 간수에게 부탁하여 '사랑하는 여인' 토스카에게 전해줄 '편지'를 쓸 시간을 가까스로 얻는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여인을 이 세상에 홀로 두고 죽어야 하는 기막힌 처지를 생각하며, 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참으며 '연인과의 달콤했던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부르는 노래는 '너무나 절절해서' 가슴을 후벼파는 느낌이 들고, 우리가 비극을 통해 얼마나 더 깊고도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지를 새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별은 빛나고, 대지는 향기로 가득 차 있었다.
채소밭의 문이 삐걱거리며
모래에 스치는 발자국 소리.
향긋한 냄새를 풍기며 그녀가 들어와
내 품속에 몸을 맡겼다.
오! 달콤한 입맞춤, 수 없는 나른한 애무(愛撫),
나는 떨면서 베일을 벗기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틈도 아쉬워하며....
이 사랑의 꿈은 영원히 사라졌다.
시간은 흘러갔다.
절망 속에 나는 죽는다. (반복)
이제 와서 이토록 아쉬운 것일까 목숨이란!
(목숨이란!)
어제의 공연을 보면서 (가늠할 길이 없는) '연인과의 사별의 고통'이 얼마나 뼈아픈 비탄에 빠지게 하는 것일까에 대해 '막연히' 생각해 보면서 슬픈 아리아의 감동에 젖어 눈물을 조금은 글썽거렸고, 그 노래가 끝나자말자 뜨거운 박수를 쳤지만 (내심 기대하고 준비했던) '목이 꽉 메어오는 감동과 함께 터져나오는 환호성'을 내지르지는 못했다.
며칠전 밤늦게 우연히 1FM을 통해 흘러나오던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별은 빛나건만'을 듣고 깊은 감동에 젖어든 적이 있었는데, 오늘 다시 유트브를 뒤적여 동영상을 찾아보니 그의 목소리와 연기야말로 '죽음을 앞둔 연인의 고통'을 절절히 토해내는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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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캐스트)
······
아 사랑의 꿈은 영원히 사라졌다.
시간은 흘러갔다.
절망 속에 나는 죽는다.
이제 와서 이토록 아쉬운 것일까 목숨이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