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의 ‘참된 인격‘에 관해서 다양하고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
주옥같은 교훈들로 가득찬 투자의 명저
필립 피셔의 혜안을 수없이 많이 발견할 수 있는 투자의 고전
워렌 버핏이 ‘투자에 관한 책 가운데 가장 훌륭하다‘고 단언한 책
진정한 ‘투자‘의 핵심을 가르쳐 주는 책
















증시가 연일 오르고 있다.


증시가 이렇게 힘차게 솟아 오른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이렇게 실컷(?) 상승한 뒤에 이르러서야 이러한 결과를 놓고 그 원인들을 새삼 되짚어 보는 건 언제나 별 실익은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런 증시의 상승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한 사람으로서 이 늦은 밤에도 잠 못 이루며 일말의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건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외국인은 정말로 짧은 기간 동안에 한국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지분을 너무 싼 값에 너무 대량으로 쓸어담았다.
아래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2011년 12월 19일부터 어제까지 증시 개장일 기준으로 '단 60일' 동안에 무려 10조원이 넘는 주식을 쓸어담아 갔다. 그것도 단지 지수를 11.7% 수준의 '미약한 상승'만 일으키면서 말이다.

이게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하면 그저 답답하고 한숨이 나온다. 수많은 개인투자자들과 펀드투자자들은 작년 여름 이후에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그리스 디폴트 우려등으로부터 촉발된 유럽의 재정위기 등에 휩쓸려 엄청난 금액을 아주 헐값에 결국 외국인의 손에 무절제하게 넘겨준 꼴이 되었고, 결국 언젠가는 이보다 훨씬 더 비싼 값으로 외국인이 가져간 주식들을 되사들일 게 너무나 뻔해 보이기 때문이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하여 여러가지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에 한가지 꼭 덧붙여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한국증시의 내노라 하는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증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에 몸담고 있는 소위 오피니언 리더 분들의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섣부른 오판'이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도록 하는데 크게 일조했다는 점이다. 특히나 작년 여름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말자 '앞으로는 미증유의 약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건전한 상식'(위기는 반드시 극복된다)이 아예 숨쉬지조차 하지 못하도록 목청을 드높여 부르짖었던 사람들을 지금 다시 떠올려 보면, '한국 금융시장의 한심스런 수준'을 재삼 절감할 수 밖에 없고('그들'은 2007년의 그 뜨겁던 호황의 끝무렵에는 오히려 증시가 끝도 없이 오를 것처럼 호도했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괜한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두번째로 드는 자괴감은 조금 더 개인적인 사정에 연유하는 일이이서 좀 더 나의 피부에 와닿는 얘기와 관련이 있다.

대학에 다니면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투자론을 배우고,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비교적 매우 훌륭한 여건 속에서 오랫동안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경력을 두루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는 여전히 내나름대로 설정한 '목표에 한참이나 못미치는' 한심스런 수준에서 맴도는 것 같은 '나의 현실'에 대한 답답함 때문이다.

최근에 주변 사람들과 두세번 얘기했던 '흔한 후회'는 가령 이런 것이다. '10여년 전에 삼성전자가 3만원 아래에 머물러 있을 때 가령 1억만 묻어뒀더라면.... 지금쯤엔 적어도 40∼50억은 되어 있었을 것이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꼭 '삼성전자를 놓친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아래의 두 종목만 봐도 그렇다.

인터플렉스라는 종목의 경우에는 불과 3년여 만에 주가가 47배나 올랐다. 그런데 이 종목의 '장래성'을 간파하고 내 나름대로 두달 이상이나 열심히 분석을 했던 때가 2년쯤 전인 2010년 1월 경이었고, 그 당시 이 종목의 주가는 9,000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나는 이 종목을 열심히 연구분석만 했을 뿐, 단 1주도 보유해 보지 못했다. 아직까지도 계속 처다보고만 있다. 피터린치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마디로 '꽝'이다.'

'영풍'이라는 종목은 그나마도 나은 경우이다. 이 종목은 8년쯤 전에 4만원 전후에 머무르고 있을 때 '참 좋은 주식인데..... 거래량이 너무나 적다' 싶어 손을 대보지 못하고 계속 구경만 하던 종목이었다. 그러다가 뒤늦게 상승 랠리에 동참해서 꽤나 수익을 얻었던 종목이다. 그런데 2007년에 80만원 언저리에서 모조리 처분한 뒤에 금새 다시 찾아온 절호의 매수기회(2008년 가을 금융위기 당시 18만원대까지 하락)에 구경만 했을 뿐이고, 지금 되돌아보니 이 주식은 2004년 이후 '무려 9년째' 연봉 기준으로 양봉을 계속 그려나가고 있다. 9년 동안 한 해도 연초 대비 오르지 않은 해가 없었다는 얘기다.
 



증시와 종목에 대해서는 언제나 '뒤돌아보면' 너무나 쉽다. 미래를 내다보면 늘 불투명하고 알 수 없는 듯싶지만 '내가 충분히 잘 알고 있는 분야'에만 집중해서 연구하고 분석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생각될 때도 있다. 그렇게 건전하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언제나 '시간의 틀'을 길게 가져가는 데 있는 것 같다. 증시 참여자들 모두 너무 지나친 '단견'에 치우쳐 일을 그르치는 우는 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그의 책 『현명한 투자자』의 맨 끝 부분을 다음과 같이 아주 인상깊게 마무리했다.

물론 우리는 평소 신중하면서도 기민한 자세로 대처하는 모든 현명한 투자자에게 이와 유사한 화려한 경험을 약속할 수는 없다. 우리는 시작할 때 우스개 소리로 했던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다"라는 J.J.Raskob의 슬로건으로 끝맺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증권시장에는 흥미로운 가능성들이 넘쳐나니, 현명하고 적극적인 투자자는 이 떠들썩하고 즐거운 서커스에서 즐거움과 이익을 모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흥분의 도가니를 보장한다.

그의 책 『현명한 투자자』를 펼쳐보니 구입한 날짜가 1996. 2.26이다. 어느새 세월이 그렇게도 많이 흘러갔구나 싶고, 그동안 나는 뭘했나 하는 자괴감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렌 버핏의 가르침에 따라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고집해 온 덕분에 아직까지도 여전히 '즐거운 서커스에서 즐거움과 이익'을 찾고 있는 것에 위안도 가지게 된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보장한다'고 했던 '흥분의 도가니'는 그동안 서너차례 경험해 봤지만 가장 최근의 경험은 2007년 여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올해는 10년 전부터 눈여겨 봤었고 5년 전부터 꾸준히 투자해 온 종목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어쩌면 내 투자 경력에서 매우 인상적인 또 하나의 '흥분의 도가니'가 지금 열심히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요즘엔 '흥미로운 가능성들' 때문에 이래 저래 바쁘기도 하고 조금은 설레기도 하고 그렇다.

밤늦도록 글을 쓰고 보니 제목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반전'으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또 글 제목을 달리 바꿀 생각도 별로 들지 않으니 그대로 둘 수밖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04-12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4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