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굿모닝북스 투자의 고전 2
필립 피셔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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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전후를 살피도록 풍부한 판별력을 부여하신 분이,
그런 능력과 존엄한 이성을 주었을 땐,
사용도 못해본 채 곰팡이가 생기도록
하시려 함은 확실히 아니렷다.
《햄릿》 4막 4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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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필립 피셔는 지난 해 봄에 향년 9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가 투자에 관해 쓴 책은 모두 3권인데, 이 책은 그가 나중에 쓴 두 권의 책을 함께 묶어 펴낸 것이다.

피셔가 투자에 관해 처음으로 쓴 책은 얼마전 국내에도 번역 출판된『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그는 투자자가 늘 궁금해하는 세 가지 핵심 문제에 대해 거의 완벽한 답을 내놓았다. 투자자의 세 가지 문제는 늘 다음과 같이 귀결된다. ①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② 언제 살 것인가? ③ 언제 팔 것인가?

필립 피셔가 위의 책을 통해 1958년에 이미 투자에 관한 결정판과 다름없는 내용을 다룬 뒤에도 또다시 두 권의 책을 더 쓴 까닭은 무엇일까? 먼저 그가 칠순을 바라보던 때인 1975년에 펴낸『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라는 책부터 살펴보자. 이 책은 우선 무엇보다도 당시의 암울했던 증시 상황으로 인해 몹시도 '마음이 불편했던' 수많은 투자자들을 위해서 씌여진 게 분명해 보인다.

그 당시의 주식시장은 1920년대의 대공황 시대를 제외하고는 20세기 들어 가장 극심한 주가 하락을 겪었던 시기였었다. 저자가 이 책의 서문에서 말한대로 '요즘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주식 투자가 위험한 것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그는 설명하고자 했다. 그리고 또한 '주식투자란 정말 재산을 유지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며, 도박과는 다르게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강조하고자 했던 것같다.

그의 3부작 가운데 마지막으로 쓴 책인『나의 투자전략』은 1980년에 출간된 그의 자서전이다. 그리고 이 책은 미국 공인재무분석사회의 자서전 시리즈로 기획 출판된 책이며, 그 시리즈 가운데 맨 처음으로 출간되었던 책이기도 하다.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는 책의 부피가 80여 쪽에 불과할 만큼 무척 간결하다. 그는 '보수적인 투자'란 최소한의 리스크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의 구매력을 가장 잘 지키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문제를 풀어나간다. 그 다음에 그는 보수적인 투자에 적합한 규모와 성격을 갖춘 기업의 세 가지 영역을 3개의 장에 걸쳐서 명료하게 설명해 놓았다. 나머지 3개의 장에서는 기업의 영역과 대응되는 영역 즉 '주가를 결정짓는 요소'에 대해 설명해 놓았다.

제1장에서부터 제3장에 걸쳐 다룬 세 가지 영역에 관한 내용은 그가 얼마만큼 기업 경영의 실제에 대해 폭넓고도 깊이있는 체험을 했으며, 얼마만큼 기업 경영의 본질에 대해 탁월하게 꿰뚫어 보았던가를 느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 모든 영역들에 대한 그의 설명은 언제나 '갈수록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시대에 오래도록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제3장에서 다룬 '기업 활동의 본질적인 성격'은 이 책에서 다룬 내용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시장의 선두주자 혹은 1등 기업에 대한 투자가 얼마만큼 커다란 함의를 지니는지에 대해 정말로 확실하게 설명해 놓았다. 기업 활동이 '얼마나 뛰어난가'에 대한 판단의 핵심적인 근거와 그 원리들을 깨닫고 나면, 2위나 3위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게 유리하다는 주장이 얼마만큼 동의하기 어려운 것인가를 좀 더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스피노자의 말대로 모든 뛰어난 것들은 희귀한 만큼 어려운 법이며, 정말 뛰어난 기업들과 경쟁해서 그 지위를 빼앗기란 더더욱 어려운 법이다.

필립 피셔가 제3장에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 열거한 수많은 미국 기업들의 사례를 읽다 보면, 우리나라에도 부분적으로나마 '확실하게 자리잡은 매우 성공적인' 기업들이 많이 떠오른다. 책의 여백에 적어볼 수 있었던 몇몇 기업들은 대략 삼성전자, POSCO, SK텔레콤, 현대차, 신세계, 농심, 에스원, 유한양행 등이었다.

평균 이상의 수익성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기업 활동의 경제적 여건에 의해 뒷받침된 고유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어느 특정한 기업은 할 수 있는데, 다른 경쟁업체들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아무것도 없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다른 경쟁업체들이 이 회사와 똑같은 조건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현재 이 회사가 누리고 있는 이익을 빼앗아 갈 것이다.

'주가를 결정짓는 요소'에 대한 피셔의 생각은 정말 빈틈없고 예리하다. 그는 주가의 결정적인 움직임을 지배하는 법칙을 다음과 같이 매우 간단히 요약했다. "어떤 개별 종목의 주가가 전체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비교해 현저할 정도로 변동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주식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피셔는 증권가의 '재평가' 문제야말로 주가수익 비율의 변덕스러움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어떤 개별 기업의 주가도 특정한 시점에 실제로 해당 기업에서 일어난 변화 때문에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 이르면 '가격동향과 가치'에 관한 벤저민 그레이엄의 탁월한 통찰을 다시 한 번 읽어볼 필요를 느끼게 된다.

가격동향을 먼저 고려하고 그리고 가치를 다음으로 강조하는 다른 모든 활동들에서처럼, 이 분야에서 꾸준히 종사하는 많은 지적인 두뇌들의 작업은 일정기간에 걸쳐 자기중화적이고 자멸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안전한 주식 포트폴리오를 가진 투자자는 그 가격이 변동할 것이라 예상해야 한다. 그리고 큰폭의 하락에 걱정해서도 큰폭의 상승에 흥분해서도 안된다. 그는 시장 시세가 이용되든 무시되든, 그의 편의대로 존재한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그는 결코 주식이 올랐다는 이유로 사거나 내렸다는 이유로 팔아서는 안된다. (벤저민 그레이엄의『현명한 투자자』중에서)

과도하게 저평가됐던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할 때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운이 좋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만들어낼 수 있는 리스크와 관련해 가장 큰 보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득을 얻게 된다고 피셔는 말한다. 기업 실적이 호전되는 데 따른 상승 효과와 증권가의 재평가로 인해 주가수익 비율이 높아지는 데 따른 효과가 중첩되면서 그야말로 극적인 주가 상승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의 마지막 장 제목은 '주가와 펀더멘털'이다. 피셔는 이 장에서 투자자들이 종종 상대적인 투자매력도를 결정할 때 '수학적으로 너무 단순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고 말한다. 그는 성장률 전망이 상이한 주식들을 단순히 주가수익 비율만으로 비교하는 우를 범하는 문제를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또한 현재 주가가 이전 주가에 비해 높다든가 낮다는 것은 결코 어떤 주식이 "싸다"든가 "비싸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는 진정한 잣대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유일한 기준은 현재 증권가에서 이 주식에 대해 평가하고 있는 것보다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이 훨씬 더 좋은가, 아니면 훨씬 더 나쁜가를 따져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의 투자철학』은 피셔의 투자 철학이 얼마만큼 탁월하고도 완벽에 가까운 것인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내용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토록 철저한 투자원칙이, 그토록 오랜 기간에 걸쳐서, 또한 그토록 엄격한 훈련을 통해 수립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앞으로도 오랫동안 피셔에 버금갈 만한 투자 거장의 전기를 기대하기란 결코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자신의 투자 철학의 기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더 나은 투자기회를 위해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제외하고는 모든 운용 자금을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상 특성에 기초해 아주 적은 숫자의 기업에 투자한다는 한 가지의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다. 투자 대상 기업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그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 전체보다 훨씬 더 높은 비율로 성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들 기업의 리스크는 성장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야 한다.

또한 그는 비제조업체에 대한 투자 성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함에 따라 주된 활동 범위를 제조업체로 한정했다. 나중에 그는 '적은 수의 종목이라도 잘하자'는 자신의 고유한 원칙에 좀 더 철저하게 부합하도록 자신의 투자 범위를 더욱 좁혀 나간다. 즉 같은 제조업체라고 하더라도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자신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의 한계를 벗어난다고 판단하여, 오로지 산업용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나 첨단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서만 투자 범위를 고정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그는 1927년에 스탠포드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하여 보리스 에머트 교수와 함께 '기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현장 수업'을 통해 투자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시작했다. 특히 에머트 교수와 함께 매주 한 차례씩 기업을 방문한 후 학교로 돌아오는 길의 자동차 안에서 그에게만 특별히 들려주었던 설명은 그에게 다시는 경험할 수 없을만큼 소중했으며, 그에게 가장 가치있고 즐거운 배움의 기회가 되었다.

투자의 거장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자신의 명운을 걸만큼 인상적인 투자 사례가 있기 마련이다. 워렌 버핏에게 그것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였다면, 필립 피셔에게는 푸드 머쉬너리라는 회사가 그 역할을 훌륭히 떠맡았다. 그가 투자할 당시 '말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폭락한 그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즉 금융시장이나 일반 투자자들 모두 푸드 머쉬너리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지 못했던 데다 그 회사도 주식시장에 투기 광풍이 몰아칠 때 시장에 쏟아져 나온 수많은 "싸구려" 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군중과 함께 휩쓸려 가지 않고, 군중이 이쪽으로 몰려갈 때 자신은 저쪽으로 갈 수 있도록 단련하는 것은 투자 성공의 가장 중요한 기본 요소 가운데 하나"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자신이 설득할 수 있는 고객들에게 전부 그 주식을 사주었다. 그는 고객들에게 이번 일이 잘 되는가의 여부가 자신의 투자방식의 성패를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부터 "발이 틀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달리려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푸드 머쉬너리를 비롯해 그가 매수한 다른 많은 회사의 주식은 대개 너무 앞서나간 것들이었다. 왜냐하면 일반 투자자들은 이들 회사의 본질적인 매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3년 원칙"이라고 이름 붙인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웠다.

나는 고객들에게 내가 어떤 주식을 매수하면 절대 한 달이나 1년간의 성과로 판단하지 말고, 3년의 기간을 달라고 수없이 되풀이해서 설명했다. 만약 내가 이 기간 동안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주지 못한다면 그들은 나와 맺은 투자 자문 계약을 해지할 것이다. 매수한 지 3년이 지난 주식이 앞으로도 계속 수익률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다면 나는 그 종목을 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주식을 처음 매수할 때 가졌던 당초의 내 시각을 변화시킬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면 나는 적어도 3년 동안은 계속해서 보유할 것이다.

1955년 하반기에 그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와 모토로라 두 종목을 무척 많이 매수했다. 이 또한 대다수 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통념과 반대되는 투자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고전적인 사례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모토로라의 사례는 특히 재미있다. 투자한 초창기에 모토로라의 수익률이 워낙 형편없다 보니 주요 고객 가운데 한 명은 너무 화가 나서 절대 모토로라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영어 발음이 시원찮은 외국인(?)이 생각해봐도 소위 유창한 본토 영어로 이 유명한 회사의 이름을 발음해보면 꽤나 근사하게 들렸을텐데 그 고객에게는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 고객은 모토로라를 "당신이 내게 사준 그 바보 같은 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밖에도 이 책 속에는 온갖 흥미진진한 투자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그가 겪었던 여러 실패 사례들은 비즈니스의 세계와 그 자신의 투자사업에도 똑같이 적용할 만큼 의미심장한 것들이 많았다. 그는 뛰어난 재주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당한 정도의 개척정신으로 달궈져야 한다고 보았다. 다우 케미칼의 창업자인 허버트 다우 박사가 남긴 말을 그는 최적의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데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직원은 승진시키지 말라. 만약 이런 직원을 승진시킨다면 그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을 승진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바로 이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주식시장에서 여간해서는 붙잡기 힘든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마는가!

"사고 팔기를 반복하면 돈을 잃을 것이다."라는 것이 필립 피셔의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은 당장 주위를 한 번 둘러보기만 해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임에 틀림없다. 세계적으로 엄청난 부를 쌓은 기업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나 월마트 혹은 인텔의 창업자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결코 자신들의 지분을 사고 팔기를 반복하기 위해 애쓰지 않았다. 한국의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신세계, 농심, 태평양 등의 창업자와 그 계승자들은 '사고 팔기'를 반복했을까? 그들은 오히려 정반대였다. 누대에 걸쳐서 자신들의 사업 지분, 즉 가지고 있는 주식을 지키기에도 무척이나 바빴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이다.

우리는 투자자이거나 투자자가 되어야 하지 단순히 트레이더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장기간에 걸쳐 전망이 아주 밝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찾도록 해야 하고, 그저 그런 전망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내가 어떤 경우에서든 투자를 고려할 때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가장 핵심적인 신조가 바로 이것이다.... 나의 투자 철학은 보기 드물 정도로 미래가 밝은 비교적 적은 숫자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나는 투자 대상 기업들을 연구 조사하면서 기업 내부에 숨어있는 성장 잠재력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필립 피셔의 3부작을 다 읽고 나니, 이 위대한 투자가의 가르침을 더 이상 접할 수 없다는 것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렇지만 그의 투자활동이 20세기를 가로질러서 이어져 오는 동안(실제로는 21세기 까지 이어졌지만) 그 자신의 투자철학이 거의 완전한 체계를 갖춤에 따라, 그의 40여 년의 투자 경험을 밑바탕으로 쓴 이들 3부작 만으로도 별다른 부족함이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가 설명한 가르침이 제시하고 있듯이 '미래는 자기 훈련을 통해 그것을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게 필립 피셔의 믿음이자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도 분명히 적용되는 믿음일 것이다.

버나드 쇼는 "인간의 약점에 대해서는 그토록 깊이 통찰한 셰익스피어였건만, 율리우스 카이사르 같은 인물의 위대함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리어왕」은 걸작이지만「줄리어스 시저」는 실패작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필립 피셔가 성공 투자의 핵심이라고 소개한 내용 또한 셰익스피어의 실패작(?) 속에 담겨있다.

인간사에는 조류라는 게 있어
시류를 잘 붙잡으면 큰 행운으로 이어질 수 있소;
놓치게 되면 앞으로 헤쳐가야 할 운명은
얕은 여울에 처박혀 비극으로 점철될 것이오.
먼 바다를 향해 나아가려면,
지금 밀려들어오는 만조를 붙잡아야만 하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모험은 실패할 것이오.

 - 줄리어스 시저 4막 3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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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괴감이 드는 밤......
    from Value Investing 2012-03-16 03:40 
    증시가 연일 오르고 있다.증시가 이렇게 힘차게 솟아 오른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이렇게 실컷(?) 상승한 뒤에 이르러서야 이러한 결과를 놓고 그 원인들을 새삼 되짚어 보는 건 언제나 별 실익은 없는 경우가 많다.다만, 이런 증시의 상승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한 사람으로서 이 늦은 밤에도 잠 못 이루며 일말의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건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첫째, 외국인은 정말로 짧은 기간 동안에 한국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지분을
 
 
사마천 2005-07-05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하려면 흐름을 타야죠. 타기 위해서는 먼저 발견해야 합니다. 이것도 저것도 안된다면 최소한 발견한 사람을 따라가야겠죠. 또 한번의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oren 2005-07-06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께서 또다시 좋은 말씀을 댓글로 남겨주셨군요. 늘 감사드립니다.

오일 2005-07-08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나도 멋진 서평입니다. 작고 가벼운 책인데도 서평은 무척 크고 무겁게 와닿습니다. 필립 피셔가 저세상에서라도 이 서평을 읽어본다면 자신의 삶이 아쉽지만은 않게 느낄 것 같군요. 감사합니다.

oren 2005-07-0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일님께서 너무나 과분한 코멘트를 남겨주셨군요. 제가 필립 피셔의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깊은 감동을 알라딘 서평글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쁘군요. 감사합니다.

나승균 2008-04-2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렌님이 쓰신 투자서평들을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너무 좋은 글들이 많고, 좋은 책들을 많이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렌님 혹시 e-mail 있으신가요?
몇가지 문의를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