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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월드컵 광풍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나 역시 그중에 한명이다. 온 세계가 즐기는 축제의 장을 앞두고 왜 딴지를 거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불고있는 월드컵열기는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다들 제정신인가?' 하는 생각은 나뿐일까? 어느날인가부터 조심스럽게 다른사람들은 어떤생각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며 눈치를 살피게 된다.
월드컵 광풍은 단지 월드컵에서만 불었던 것은 아니라 생각된다. 황우석 사태때에도 이 비슷한 광풍이 있었고 wbc 야구 대회에서도 그랬었다. 그러나 월드컵 광풍이 그것들보다 더한 거부감을 주는 것은 너무나도 인위적인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어제는 티비를 보다가 혼자 실성한 듯이 웃고 말았다. 도대체 무슨놈의 나라가 월드컵 본경기도 아니고 평가전을 하는데 3,4시간 전부터 광장에 모여 그 난리를 떤단 말인가?
모 방송사의 사전 축하(?)쇼는 마치 광신집단의 종교의식에 가까웠다. 무대 앞 자리에는 쭉쭉빵빵한 여인네들을 모셔놓고 노래가 울려 퍼질때마다 미녀들이 좋아날뛰는 모습을 클로즈업하고.. 그 모습을 보다가 얼마나 웃음이 나오던지... 내가 미친건지..세상이 미친건지..모르겠다.
2002년에는 말그대로 축제였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흥에겨워 모여들었고 순간을 즐겼다.
지금은 어떠한가? 온갖 돈벌이가 끼여들고 이해타산이 끼어들어 버렸다. 2002년 월드컵이 가족이 함께 떠난 여행...그런맛이었다면 올해의 월드컵은 불꽃축제니 무슨축제니..꼭 누가 만들어놓은 돈벌이축제에 발을 들여놓은 느낌이 든다.
우리 사는게 이렇게 서글픈가보다 하는 생각도 든다. 프로리그는 망해가도 wbc니 월드컵때는 광풍이 분다. 외국에서는 이런 현상을 매우 신기해 하면서 애국주의, 민족주의와의 결부를 그 이유로 들기도 하지만 그런 이유만으로는 작금의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땡볕에 거을린 농부가 양복을 빼입고 대도시로 나가면 금방 표가 난다. 차림새가 뭔가 어색하다. 월드컵광풍에 휩싸여서 축제를 만들고 즐기는 우리들의 모습이 그런 모습은 아닌가 하는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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