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부이치치의 플라잉(Flying) - 믿음의 날개로 날다
닉 부이치치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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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겐 팔이 없다. 다리도 없다. (...) 어린 시절에 나는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없을 것 같고, 대학을 갈 수 없을 것 같고, 결혼 할 수 없을 것 같고, 아빠가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2. 모든 것이 불가능해 보일 때 그의 마음에 가능성의 빛을 쏘아주신 분이 계셨다. 그의 마음안에 믿음의 싹이 움트고 자라 이젠 거목이 되었다. 그 그늘에는 힘들고 상처받은 이들이 마음의 평안을 얻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의 팔은 이미 많은 이들을 품어주며 내게 남은 것을 헤아려보는 겸허한 시간을 갖게 해주고 있다.

 

3. 꽤 오래 전 옛 원호병원(현재 보훈병원)에서 이 책의 저자인 닉 부이치치와 경우는 다르지만, 같은 사람을 캐어 해드린 적이 있다. 6.25 때 그의 몸 바로 앞에서 폭발물이 터지면서 팔, 다리가 다 없어지고, 몸만 남았던 그 분. 얼마나 자살을 많이 시도했는지 모른다고 한다. 팔, 다리가 없으니 자살도 쉽지 않았기에 혀를 하도 깨물어서 혀가 돌처럼 굳어 있을 정도였다. 머리는 얼마나 또 자주 부딪고, 침대에서 얼마나 많이 구르며 몸을 날렸는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상처투성이인 그의 몸과 마음이 어느 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이렇게 죽기를 수없이 바라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은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그는 자신보다 더 비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반대로 사지 중에 하나 혹은 둘이 없는 것 때문에 삶의 의욕을 상실한 원우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때로는 '나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당신은 나보다 남은 것이 더 많은데 어찌 그러고만 있냐'고 호통도 치며 하루하루를 감사히 지내고 있었다.

 

4. "인생에는 보이지 않는 날개가 있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1분에 43단어를 타이핑을 하고, 드럼을 연주하고, 요트를 운전하고, 스타이다이빙에 도전한다. 나는 평생 도전하는 사람이고 싶다. 도전할 때마다 믿음의 날개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야호!"

 

5. "당신 혼자만 고통을 겪는 게 아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 안에 은근히 아니 절실히 바라는 것이 있다. 행운은Yes, 불행은 단연코 No~!!. 저자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혼자만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원한다. 이 땅에 사는 동안, 내가 살아가야 할 특별한 목적과 계획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다. 그가 몸과 마음으로 절실하게 느낀 점이기에 더욱 값진 조언이다.

 

6. "내게도 즐거운 날과 서글픈 날이 있다. 불완전하기로 치자면 나만한 인간이 또 있을까 싶다. 벽에 부딪혀 쓰러지고 자빠지기 일쑤다."

 

7. 저자는 위기와 커다란 난관을 마주한 상황에서 믿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방식을 세 갈래로 나누고 있다. 첫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적절히 통제할 수 있도록 내면을 다스리기. 둘째, 지난날 역경을 통해 어떻게 됨됨이가 다져졌으며 난관을 겪는 동안 얼마나 강하고 지헤로워졌는지 돌아보기. 셋째, 당당하게 믿음을 좇아 움직이기. 치유의 작업은 수동적으로 기다려서 될 일이 아니고, 스위치를 올리고 엔진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8. "강연을 하거나 글을 쓰면서 '터무니없을 만큼 행복한' 삶을 산다고 표현하곤 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날마다 기쁨을 캐내고 있다는 뜻이다. 날씨가 좋든 궂든, 일이 매끄럽게 풀려가든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어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오든, 사랑하는 이들과 집안에 있든 낯선 얼굴들로 붐비는 거리에 있든, 컨디션이 최고든 곧 숨이 끊어질 것처럼 아프든 삶은 '터무니 없을 만큼' 아름답다."  터무니 없을 만큼 행복한 날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될 것이다. 그 반대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 잘 받아들이면서 왜 '행복'은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강력한 설명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9. 닉 부이치치는 아침마다 짧은 메시지로, 삶에 길을 잃어버린 이들을 향해 '바닥을 치고 다시 일어서라'고 외치고 있다. 이 말은 그가 온 몸으로 하는 말이다. 팔다리가 없는 그가 강연장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부터 메시지가 전달된다. 역경에 부딪히면 주저앉을 게 아니라 발버둥이라도 쳐보라고 독려한다. 그는 강연을 위해 배를 바닥에 깔고 폭삭 엎어졌다가 이마를 바닥에 대고 버티며 기어가서 벽을 의지하는 그만의 방법으로 몸을 똑바로 일으킨다.

 

10. 아직도 그의 옷장에는 신발 한 켤레가 놓여 있다고 한다. 팔다리가 다시 생기는 기적을 항상 꿈꾼다고 한다. 만일 그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는 다른 사람의 기적이 되고 싶다고 한다. 이미 그는 그렇게 하고 있다. 내게 남은 것,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많은지 헤아릴 수 없다. 그 마음을 닉 부이치치가 하나 하나 깨닫게 해주고 있다. 나는 누구에게 희망과 기적을 전해주고 있는지, 아니 그러기 전에 나 자신을 얼마나 귀하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준 닉 부이치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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