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소풍
김용원 지음 / 스틱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통령의 소풍 : 우리 시대를 위한 진혼곡

          _김용원 저 | 스틱(STICKPUB)

 

 

1.

석수장이가 쇠 빛이 감도는 금강석을 정으로 치며 다듬어가고 있었다. 크고 사각 진 돌의 모난 부분들을 사정없이 내려치자 돌덩이들이 맥없이 떨어져 나갔다. 모가 난 것들은 지체 없이 정을 맞고 나가떨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2.

철중은 자신의 정체성을 실용주의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젊은 시절의 행보를 돌아보며 진보로 분류했다. 19878월의 한 여름. 그는 대우 조선 분규현장에서 철의 노동자를 부르고 있는 노동자들의 틈새에 끼어 있었다. 그의 머리엔 붉은 글씨로 단결이라고 쓴 머리띠가 둘러 있었다. 그의 신분은 변호사였고 노동변호 의뢰인들을 만나러 왔다가 시위에 가담한 터였다.

 

3.

노동운동변호사로 부산, 경남에서 이름을 날리던 철중은 우연한 계기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다. 철중의 아내가 생각하는 정치판은 거짓과 배반과 위선과 증오 등 모든 부정적인 단어들이 난무하는 마당이었기에 남편이 정치를 하겠다고 하자 극구 말렸지만, 그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니가 뭐라 캐도 나는 꼭 할끼다. 니는 힘없는 따라지들의 서러움을 안 겪어봐서 모른다.”

 

4.

고졸 출신의 사법고시 패스. 가난뱅이. 연줄과 학맥도 없다. 학연, 지연, 인맥, 금맥으로 촘촘히 엮인 법조계의 질서는 그를 숨 막히게 했다. 그러나 어쨌든 그는, 여당의 텃밭에서 야당의 초짜후보로 등재되고, 당당하게 국회의원이 된다. 시간이 흘러 이런 저런 일들이 지난 후 어느 해, 어느 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된 것이다.

 

5.

모난 돌도 쓸모가 있다. 단지 자신을 위해서 모난 부분이 도드라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철중은 모난 돌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만을 위해서 날을 세우진 않았다. 솎아내고, 뒤집어엎을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그는 늘 배터리가 방전되곤 했다. 물론 그 역시 완벽한 대통령감은 아니었다. 그러나 사악하진 않았다. 바보이긴 했으나 멍청하진 않았다. 자신의 잘못이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았다. 자신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것을, 자신이 받는 고통이상으로 못 견뎌했다. 그는 떠났지만 대한민국이 좀 덜 불쌍해지게 눈물을 닦아주고, 등을 도닥여 줄 수 있는 대통령이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도 된다. “이 작품은 노무현 대통령을 모델로 하여 허구적으로 구성한 것이다. 여기서 무슨 사건이나 인물의 진위 및 평가를 논하려 하는 것은 난센스며 그냥 소설로 읽어 주길 바란다.” 작가의 당부다.

 

 

#대통령의소풍 #우리시대를위한진혼곡 #김용원 #스틱 #STICKPUB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