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빅토리아 & 알버트 박물관 내부. 유리공예가 전시중의 사진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저 유리탁자. 보기에는 안에다가 무슨 전구를 켠것 같은데. 어쩌면 상부에 있는 조명기구가 탁자에 비친걸수도 있다. (나는 전자라고 생각하고 싶다.)

집에 저런 탁자가 있으면 참 근사할것 같다. 잡지책을 던져놓아도, 외출에서 돌아와서 외투를 턱 걸쳐놔도 아무튼지간에 저 위에는 뭘 걸쳐놔도 그 자체로 아트가 될것같은 느낌이다.

만약 무지하게 튼튼하다면 의자로 활용해도 괜찮을것 같다. 뭐 어쩌면 저게 탁자가 아니라 전시회 구경하는 사람들이 잠시 앉았다 가라고 만든 긴 의자 인지도 모르겠다. (아까 사진 올릴때만 해도 탁자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막상 의자라 생각하고 사진을 찬찬히 보니깐 높이하며 넓이하며 딱 의자스럽다.)

탁자가 되었건간에 의자가 되었건간에 마음에 든다. 투명한건 뭐든 마음에 든다. 그 중에서도 시간이 좀 지나면 곧 탁해지거나 스크레치가 생겨서 보기싫어지는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로 된 제품들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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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1-2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앉으면 차가울 것 같아요. 딱딱하고... 으... 엉덩이가 아파옵니다 ㅠ.ㅠ

플라시보 2005-01-22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물만두님. 뭐 늘 겨울이기야 하겠습니까? 반면 여름이면 무지 시원할것 같지 않습니까?^^

날개 2005-01-22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를 낳고서부터는 유리로 된 물건은 거들떠도 안봅니다.. ^^ 사진으로 만족해야겠군요..ㅎㅎ

플라시보 2005-01-2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그렇겠네요. 아기들 한테는 유리가 무엇보다 위험한 물건이니까요. 그런데 저건 어지간해서는 안깨질것 같은데... 아기가 힘이 장사가 아니고서야. 흐흐^^
 
너무 오래... - 박희정 단편집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집을 나와서 10년째 혼자 살고 있다. 어쩌다가 가정 혹은 집을 떠올리면 여동생과 한가롭게 만화책을 봤던 기억이 가장 크게 남아있다. 집에서 살던 그때의 나는 주민등록증은 나왔지만 교복을 입고 다니는 학생의 신분이었으며, 에너지는 넘쳐서 막 폭발할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아무일도 하지 못했었다. 토요일날 일찍 학교를 마치면 나와 여동생은 만화책을 쌓아놓고 과자를 먹으면서 내방이나 혹은 여동생 방에서 함께 만화를 봤었다. 어차피 각자의 만화를 볼꺼였지만 왜그런지 우린 꼭 한방에서 만화를 봐야했다. 그러다 어느 한쪽이 푸핫거리면서 웃으면, 한쪽은 뭔지 모르면서도 막 웃으면서 '왜? 왜?' 하고 어깨를 흔들곤 했었다.

미대를 지망하고 있고 당시 만화그리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던 여동생 덕분에 나는 풍족하게 만화를 봤었다. 내가 용돈을 받아 열심히 음악CD를 사는동안 여동생은 만화를 사재꼈고 우린 그걸 함께 공유했었다. 지금도 간혹 만화를 사서 보긴 하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만화를 가장 많이 그리고 재밌게 봤던 시절은 그 시절이 아닌가 싶다.

그 시절을 지나지 않았다면 나는 박희정이라는 만화가를 영영 몰랐을 것이다. 기껏해야 악동이를 그린 이희재정도나 알았겠지. 야 이노마의 강미영도, 언플러그드 보이의 천계영도, 빨강머리 앤의 김나영도, 금지된 사랑의 한혜연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텔 아프리카의 박희정도 모두 그때 알게되고 좋아하게 된 만화가들이었다. 사실 그 중에서도 나는 박희정을 가장 덜 좋아했던것 같다. 뭐랄까 그 뻔하고도 당연하게 아름다운 그림이 싫었었다. 누구나 다 좋아하고 누구나 다 열광하는 그녀의 그림. 그때는 그렇게 누구나 다 공감하는 것에 나 역시 공감하는게 스스로를 무척 별 볼일없이 평범한 인간으로 만들어버리는것 같아서 싫었었다.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대학을 다니고 다시 직장인이 되면서 나는 만화를 거의 잊고 살았다. 그건 과자와 함께 만화책을 쌓아두고 읽을 여동생과 더이상 한 공간에서 지내지 못함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만화 이외에도 할 일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에너지는 넘치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그때와 달리. 나는 늘 피곤해서 쉬고 싶어도 주변에서 일이 뻥뻥 터지는 바람에 잠시도 안심할 수 없는,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삶을 살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조금씩 만화를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시리즈물은 아무래도 부담스럽고 해서 내가 좋아했던 작가들의 단편 중심으로 조금씩 보기 시작하고 있다. 이 책도 그렇게해서 사게 되었다.

박희정의 만화는 누가봐도 너무 아름답고 잘 그린 그림이다. 가늘고 섬세하면서도 인체비율을 아주 무시하지는 않은 그림. 등장인물은 모두 똑같이 생겨먹은게 태반인 만화 속에서 그나마 인물마다 다른 얼굴 다른 표정과 다른 느낌을 심어주려는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시대감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인물의 의상과 소품에 신경쓴 흔적이 역력한 (심지어 그당시 유행하는 옷 상표를 그대로 그려놓는) 모습까지. 박희정의 그림은 스크린톤을 좀 과하게 써서 복잡하긴 하지만 확실히 잘 그리는 그림이다. 거기다 내용도 그만하면 서정적이고 우수하다. 지나치게 폼을 잡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마냥 가볍지도 않다. 그러니까 굳이 표현을 하자면 아무도 싫어하지 않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다고나 해야할까? 딱히 싫어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만화가 바로 박희정의 만화가 아닌가 싶다. 나름대로 흡입력도 강하고 스토리를 끌고가고 연출해내는 능력도 뛰어나다. 그런데 아주아주 좋아 죽겠지는 않았다. 예전에는 그랬었는데. 어떤 만화인지 모르겠지만 읽는 내내 아주 좋아 죽을것 같았는데 회사 업무를 땡땡이치며 보는 박희정의 만화는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무난했다. 말로 표현하자면 읽을만해 정도. 어쩌면 내가 만화를 너무 오래 읽지 않아서 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고등학교 시절에서 너무 오래 와 버렸거나 말이다.

요즘들어 만화를 사 보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정말 정성들여서 그린 만화들이 싸도 너무 싸다는 생각이 든다. 박희정의 만화만 하더라도 무척 공을 들인것 같은데 단돈 7천원의 가격을 달고 있을 뿐이다. 사람들이 만화를 좀 더 많이 사 읽어서 만화도 제대로 된 값을 받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내가 7천원을, 아니 알라딘서 샀으니 그보다 더 적은 돈을 주고 사기에는 이 만화에 들어간 정성이 너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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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1-2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희정의 이번 단편은.. 그림도 아름답고, 진행도 세련됨에도 불구하고, 저도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어요.. 웬지 저만치 떨어져 있는 느낌이랄까..^^;;

LAYLA 2005-01-21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날개님 말씀에 동감 흐흐

플라시보 2005-01-22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음...저도 약간 그렇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좀 떨어져 있다는 느낌^^

LAYLA님. 찌찌뽕^^
 
슬픔의 냄새
이충걸 지음 / 시공사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책의 내용을 말하기에 앞서서. 나는 내 삶에서 이충걸 같은 사람을 결코 만날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토록이나 잘난척을하고, 그렇게나 쿨한척하고, 도대체 하려는 말이 뭔지 모를 문장을 쓰는게 취미인 사람은 정말이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들 중 하나이다. 과거 페이퍼 시절의 이충걸을. 그리고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잡지 GQ의 편집장이기에 가졌던 조그마한 관심도 나는 이 책으로 인해 깡그리 거둬들여야 할때가 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은 고마운 책이다. 그가 쓴 책 두 권 (어느날 엄마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 해를 등지고 놀다.) 을 읽고도 긴가민가 하면서 깨닳지 못했던 나에게 프라이팬으로 머리를 한대 확 두들겨 맞은듯한 명확함을 제공해주었으니 말이다.

그의 책을 읽는 내내 드는 생각 한가지. 그는 대체 이 많은 글을 쓰면서 한번이라도 이 글에 등장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대충 어떤 엿같은 기분이 들지 생각이나 해 보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만약 가능하다면 나는 이충걸이 이 책을 모두 뻥으로 썼기를 바란다. 아니면 이 책에 등장했던. 그의 주변사람들이 너무도 심하게 상처를 받지 않을까 싶다. 뭐 물론 나는 '아아 진정코 세상은 사랑의 온기로 가득 차야만 하지요' 같은 평화주의자는 아니다. 나도 성질이 어지간히 더러워서 주변 사람중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칼날같이 날카로운 표현들을 들이대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유가 있다. 이충걸이라는 인간처럼 상대가 왜 싫은지도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우습고 가소롭고 하찮고 따라서 심드렁 따위는 아니다. 차라리 대단한 적의를 드러내고 갈기갈기 물어뜯는 성의라도 보이면 좋겠구만 이충걸은 그저 이렇게 표현할 따름이다. 저렇게 하찮고 의미없는 존재에 대해 난 그저 어깨를 으쓱 할 뿐이지... 진짜 할말은 아니지만 옆에 있다면 뒷통수를 후려 갈기고 싶은 인간이다. 내가 보기에 그야말로 그의 책에서 썼던것처럼 쿨에 목숨을 걸다못해 광대보다 한등급 위로 우스꽝스러운 인간이다. 어떻게 저렇게 세상에서 저 혼자 너무너무 잘날수 있는지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책을 읽고나서 글을 쓴 사람에게 이렇게나 분노를 느끼기도 참 힘드는데. 이충걸은 정말이지 드문 경험을 아주 골고루 시켜주고 있다.

나는 그토록이나 멋지구리한 잡지 GQ의 편집장이 고작 이런 인간이라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인간에대한 조금의 애정도 없으며, 아니 어쩌면 있되 쿨해보이려고 악을쓰며 없는척 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인간이 옷에대해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나불거리는 잡지의 편집장이라는게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 없는데 아르마니 정장이 다 무슨 소용이고 페레가모 신발은 또 무슨 소용이며 라이프 스타일은 또 뭣에 쓰이겠는가. 영화 살인의 추억에 보면 설경구가 그런말을 한다. 그렇게 잘났거든 저 저 미국에 가서 FBI를 하라고. 내가 지금 딱 그 심정이다. 니미럴 그렇게 잘났으면 저 하늘 꼭대기에 살지 뭣하러 니가 그렇게 경멸해마지 않는 인간들 따위가 득시글거리는 지구에 사냐고. 정말이지 이 책을 슬픔의 냄새라고 이름을 붙인게 너무나 가증스러워서 화가 다 치밀어 오른다. 거기다 그 토할것 같은 뭔가 있어보이려는 문체는 나를 더더욱 짜증나게 한다. 그렇게 쓰면 멋져보인다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냐고 코 앞에서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을 정도다.

내가 무식쟁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려운척 하는 문장들. 있어보이는척 하는 글귀들은 경기가 날 만큼 싫다. 정말 어렵다거나 정말 있어버리면 문제가 되질 않는다. 그건 그냥 늘 그래왔듯이 무식한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세계도 있고 그런게 있으니 컴퓨터도 만들어지고 달에다가 로켓도 쏘고 그런거 아니겠냐고 이해하면 된다. (안되면 난 외우기라도 한다.) 그런데 이 척 하는 꼴들은 정말 봐 줄래야 봐 줄수가 없다. 어디서 허접한게 디굴디굴 굴러와서는 사람 주눅들이려고 같잖은 소리를 주억거리나 싶다. 책을 쓴 작가에게 이렇게나 악담을 퍼부어도 무사할까 싶기는 하지만 정말 이 책은 근래 보기드문 쓰레기 중에서도 상 쓰레기다. 아니 책이 쓰레기라기 보다는 나는 이걸 쓴 인간이 정말 재활용도 불가능한 쓰레기 같다. 대체 이런책을 내면서 누구에게 부러움의 눈길을, 누구에게 쿨하시군요 라는 되먹잖은 칭송을 듣고 싶은건지 궁금할 뿐이다. 이왕 이렇게 된거 심한말 좀 더해도 된다면 이충걸. 그는 이제 책은 고만 써야한다. 적어도 인간에 대해 아주 기본적인 애정조차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에게 책을 팔아먹으려고 들면 안된다. GQ판매부수 떨어지고 싶지 않으면 잡지나 열심히 만들라고 하고 싶다. (물론 거기서도 에디터로써 글이야 쓰겠지만 지도 인간인데 이렇게야 쓰겠는가. 이건 무가지 페이퍼에서나 가능했겠지 돈받고 파는 잡지에서는 못그런다.) 좋아했던 잡지 GQ가 다 정나미 떨어질 정도의 이 책. 정말 생각같아서는 확 내다 버리고 싶다. (별 하나를 주는건 별을 아예 안줄수는 없게 되어있기 때문에 준거다. 허나 난 그 별 도로 가져갔다.)  

끝으로 한마디만 더 하자면. 이 책의 가장 지랄같은 점은 결정적으로 남의 슬픔과 외로움을 한껏 비웃었다는 점에 있다. 자기가 슬프지 않다고 자기가 외롭지 않다고 그걸 비웃을 필요까지 있을까? 위로는 못할망정. 더구나 위로받고 싶어 손을 내민 사람에게 '슬프다거나 외롭다고 하는 것들은 정말이지 진심으로 한심하고도 지겹군' 이라고 생각하는게 쿨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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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21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이렇게 플라시보님에게 욕을 먹는 걸까요? 궁금해서라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그러나 사보기는 아까우니 어디서 구해보지...)
하여간 플라시보님의 리얼한 표현력에 오늘도 두손두발 다 들고 갑니다. '어디서 허접한게 디굴디굴 굴러와서는 사람 주눅들이려고 같잖은 소리를 주억거리나.....'라고요ㅎㅎㅎ

2005-01-21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1-21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쓰고나니 표현이 너무 심했다 싶은데 정말이지 읽는 내내 어디선가 분노가 이글이글 타올랐었어요. 좀 못되게 말을 막하긴 했는데 정말이지 이 책과 이 책을 쓴 인간이 용서가 안되더라구요.. (님 보시려거든 꼭 어디서 빌려 보시던가 하세요. 돈주고 살 가치는 제로입니다.)

속삭이신분. 음.. 글쓴거 정도로 사람을 평가하는건 너무 어리석지 않나 싶었는데 님 말씀을 들으니 위로가 되는군요. 실제로 만나도 재수 왕창 없다고, 진짜 잘난척이 낙엽 떨어지듯 우수수수 떨어져서 싫다는말. 왜 이렇게 듣기가 좋은거죠? (아..난 진짜 나쁜 인간인가봐요.)

코마개 2005-01-21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 궁금하다..도대체 뭐라 했길래..근데 어깨를 으슥하며 "어, 그래"이렇게 무시할 인간이 가끔 나타나긴 합니다만... 님의 평가를 보면 대략 우리 선생님 표현에 의하면 '낙양의 지가만 올리는 인간"에 해당하겠군요.

책읽는나무 2005-01-2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딸랑 별하나...^^
저 외로운 초록별이 왜이리 애처로워 보일까요?..ㅋㅋ
저도 도대체 어떤 책일까?..사뭇 궁금하나이다...ㅡ.ㅡ;;
왜 저자는 허튼말을 일삼아 플라시보님을 화나게 만들었답니까?..=3=3

비연 2005-01-2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해서 읽게 될 듯...ㅋㅋ

플라시보 2005-01-2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흠..제가 은근히 궁금증을 불러일으켰군요.^^

책읽는 나무님. 그 별 하나 준것마저 뺏어왔습니다. 따라서 저 위에는 별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어요.^^ 뭐 그냥 허튼소리 정도가 아니라 아주...아유 말을 말아야지 암튼 상당히 거시기 했어요.

비연님. 설마요..^^

RainSmile 2005-01-21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최근에 산 책인데... 슬픔의 냄새가 날것 같아서 무작정 사긴했는데...(아직 안읽었거든요) 이!렇!다!니!... 빨리 집에가서 읽어봐야겠네요.ㅋㅋㅋ 확실하게 이해할 수는 없어도 '그런것 같다'싶어서 좋아했는데..최충걸, 페이퍼랑 GQ에서말이죠....

플라시보 2005-01-22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슬픔이나 이별 뭐 그런걸 기대하고 샀었습니다. (이충걸이 워낙 잘난척을 해대는 인간이라 슬픔이나 이별, 사랑에 대해 그다지 신파로 나가지 않을것 같다는 기대도 했었구요.) 하지만 결과는 영 아니었어요. 페이퍼랑 GQ에서는 나쁘지 않았는데 그가 내는 개인적인 책들은 다 별로인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요..

2005-01-24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1-25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히히 뭐 마음 풀껏까진 없구요. 그냥 조금 열받았었습니다. 대체 이런 사람이 책을 쓰다니 하고 말입니다. 인간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예의와 애정도 없는 인간 같아서요.

LAYLA 2005-02-1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북이지만 추천했습니다 .아아 너무도 통쾌하고 시원한 리뷰에요. 도서관에서 빌리지 않은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무거운 책 낑낑거리며 날랐을 생각을 하니...제가 읽어보지도 않은 이 책을 싫어한 이유는 이 작가란 사람과 비슷한 쿨한척 하는 사람이 이충걸을 아주 떠받드는 모습을 보고 나서입니다. 그 GQ편집장이란게 그렇게 대단한건가 보더군요.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봐야지 하면서도 짯응이 나서 발길을 돌렸었는데 아주 잘했어요, 스스로 칭찬해주고 있어요 푸하하
일본소설은 쿨한척 해도 이쁘게만(?) 보이던데 이 쿨한척하는 한국소설은 왜이리 밉살스러운 걸까요 ㅋㅋ 잘난척은 정말 할게 아닌거란걸 배웠어요,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겸손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사회가 꼭 그런곳은 아닌가봐요~ 뭐 이충걸이 아직 젊으니 끝은 가봐야 알겠지만....^^

플라시보 2005-02-1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흐... 추천 감사합니다. 그런데요. 이 책 저 빼고는 전부 별점이 되게 높고 칭찬도 많이 했더라구요. 그래서 전 제가 혹시 잘못된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답니다.^^ 더구나 이 책에 땡스 투 까지 들어와서 화들짝 놀랐다는...어쩜 제가 너무 욕을 해두니까 대체 어떤책이라서 이렇게까지 욕을 해놨나 궁금하신 누군가가 구입하시고 땡스 투를 하신거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 내 머릿속에는 랑콤은 아줌마 화장품이라는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다. 요즘은 좀 젊은 브렌드로 어필하기 위해서 젊은 모델을 쓰기도 하지만. 과거에는 항상 40대가 다 되어가는 (허나 무진장 아름다운) 모델들을 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우리 엄마가 쓰던 화장품이여서 그렇다.

어렸을때. 아빠는 항상 외국에서 엄마 화장품을 사오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꼬박꼬박 랑콤을 사 오셨다. 그래서 나는 랑콤 특유의 장미향스런 냄새를 엄마 냄새라고 착각을 하며 살았었다. (후에 엄마몰래 콤펙트를 찍어바르는 과정에서 화장품 냄새임을 깨닳음)

세월은 어느덧 유수와 같이 흘러 이제는 내가 저 화장품을 써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어버렸다. 랑콤은 알다시피 유분끼가 좀 있는 화장품이다. 그래서 젊은층이 쓰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거기다 인위적인 향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샤넬이나 디올 등 다른 유명 화장품과 비교했을때 아마 랑콤에서 가장 많은 향이 난다고 느낄것이다. (허나 좋아하는 사람들은 랑콤의 향을 좋아하기도 한다.)

저 제품은 스킨인데 알콜프리 제품으로 랑콤 특유의 유분끼는 느껴지지 않는다. 연한 화장수 정도로 생각하면 될것이고 향은 보통 랑콤제품들 보다는 알콜이 없어서 그런지 약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스킨 중에서는 해외제품 치고는 향이 있는 편이나 거부감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민감한 피부에 쓰면 좋을듯 싶고 수분공급에도 좋다. 별 큰 기능이 있는건 아니지만 일단 트러블이 잘 생기는 내 피부에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것으로 봐서 꽤 저자극성의 순한 화장수이다. 양은 200ml로 제법 많은 편인데 용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무슨 스킨을 콸콸 쏟아부을 일이 있는것도 아닌데 용기의 구멍이 너무 커서 화장솜에 덜어쓰는 분이 아니라면 다른 입구가 좁은 용기에 덜어쓸것을 권한다. (아니면 바르는것 보다 흘리는게 더 많아진다.) 용기가 넓으면 위에 캡을 하나 더 씌워서 그냥 막바로 손에 덜어쓰는 사람도 낭비없이 쓸 수 있게 배려를 해 주면 좋았을것을 싶다.

장점은 가격이 다소 싸고 양이 많으며 알콜 프리 제품이라 큰 자극없이 무난하다는것. 그리고 나는 랑콤향을 싫어하지 않으므로 은은한 향도 좋았다. 단점은 대단한 장점이 없으며 (사실 스킨에게 대단한 기능을 바라는것 자체가 무리다. ) 용기의 입구가 넓어서 사용이 불편하다는 것. 그리고 파란색 색소가 좀 거슬린다는 점이다. (스킨은 무색일때가 가장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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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바람벽 2005-01-20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민감한 피부의 플라시보님.
저도 늘 얼굴에 뽀루지가 (그것도 추접스럽게 입근처에.. ㅜ.ㅜ)한두개씩 달립니다. (무슨 열매도 아니고) 그냥 두자니 거실리고 짜자니 흉지고 골친데요.
친구의 권유로 요즘 곡물가루를 쓰고있어요. 클린징대신.
근데 정말 신기합니다. 뽀루지가 안나요. 각질도 (찬바람 불면 늘 일어났는데..)없구요.
보통 화장 지우면 얼굴 당기잖아요. 당김도 훨씬 덜하고. ㅡ.ㅡ
이제 쓴지 한달정도 돼 가는데 더 써보고 정말 효과가 좋다하면 자세히 알려드릴께요. ^^
늘 피부를 소중히 생각하시는 플라시보님을 위해~ *^^*

플라시보 2005-01-20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흰 바람벽님. 효과 있으시면 꼭 말씀해주세요. 호호 제가 피부를 소중히 여긴다기보다는 워낙에 피부가 안좋아서 걱정이 많은거지요^^

marine 2005-01-20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화장품을 옥션에서 경매로 살 정도로 아무거나 막 쓰는데, 가끔 외제 화장품을 선물받기도 합니다 솔직히 차이는 전혀 모르겠는데, 용기가 참 예뻐서 시각적인 만족감이 있더군요

starrysky 2005-01-2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토닉 두쐬르 색깔이 옛날과 달라진 것 같네요. 아닌가요? ^^a
전 주로 토닉 꽁뜨롤을 쓰는데 요새 달러값이 많이 내린 덕분에 얼마 전 면세점에서 400ml짜리를 알라딘에서 파는 200ml보다 싼 값에 샀답니다. 400ml 언제 다 쓰나 싶기도 한데 화장솜에 듬뿍 묻혀서 얼굴 여기저기 붙여놓으니까 금세 쓰더라구요. ^^

마추픽추 2005-01-21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피부가 안좋아서 요기서 플라시보님이 추천해주신 비누랑 화장품등등 자세히 ”f었드랬지요..근데 저두 흰바람벽님처럼 곡물가루를 쓰고있답니다. 역시 쓴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괜찮으면(아직은 잘 모르겠어욤..) 저두 추천해드릴랍니다. ㅋㅋㅋ

플레져 2005-01-21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장점이 없다는 단점... 아주 맘에 듭니다 ㅎㅎㅎ

플라시보 2005-01-21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 음...피부가 좋으면 사실 아무 화장품이나 써도 됩니다. 특히 제 동생처럼 새수하고 존슨즈 베이비 로션만 발라줘도 되는 사람들은요 굳이 비싼거 쓸 필요가 없어요^^ 님은 피부가 좋으시기에 외국 화장품 혹은 비싼 화장품이 용기가 좋은것 정도이겠지만 저처럼 피부가 안좋은 (민감한 피부도 안좋은거고 트러블이 생기는 피부도 안좋은겁니다. 전 둘 답니다. 흐..) 사람은 금방금방 느낀답니다. 그래서 다소 비싸도 좋은 화장품을 쓸 수밖에는 없어요. (부러워요. 저도 단지 용기가 좀 더 이쁘군 정도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starry sky님. 글쎄요. 전 저 제품을 첨 써보는거라 색이 달라졌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어요^^ 면세점에서 400ml를 200ml보다 싸게 사시다니..부러워요^^ 근데 저는 어지간하면 400ml는 안살것 같습니다. 제 피부가 또 지랄같은것이 아무리 좋은거라도 너무 오래쓰면 내성이 생겨서 더이상 먹히질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화장품을 자주 바꿉니다. 아무리 좋아도 중간에 다른거 써 주고 또 쓰지 한꺼번에 오래 쓰지는 못해요. 아...진짜 이놈의 피부..그냥 화악.. (님의 화장솜 방법. 저도 간혹 쓰는데 -샘플화장품으로- 수분공급에는 더없이 좋은 방법이죠^^)

마추픽추님. 곡물가루. 대체 어디서 구할수 있는거죠? 그리고 정확하게 어떤 형태인지..(그냥 화장품인데 곡물가루 성분이 들어간건가요?)

플레져님. 히히. 말장난 같지만 사실이여요^^

플라시보 2005-01-21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 음...피부가 좋으면 사실 아무 화장품이나 써도 됩니다. 특히 제 동생처럼 새수하고 존슨즈 베이비 로션만 발라줘도 되는 사람들은요 굳이 비싼거 쓸 필요가 없어요^^ 님은 피부가 좋으시기에 외국 화장품 혹은 비싼 화장품이 용기가 좋은것 정도이겠지만 저처럼 피부가 안좋은 (민감한 피부도 안좋은거고 트러블이 생기는 피부도 안좋은겁니다. 전 둘 답니다. 흐..) 사람은 금방금방 느낀답니다. 그래서 다소 비싸도 좋은 화장품을 쓸 수밖에는 없어요. (부러워요. 저도 단지 용기가 좀 더 이쁘군 정도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starry sky님. 글쎄요. 전 저 제품을 첨 써보는거라 색이 달라졌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어요^^ 면세점에서 400ml를 200ml보다 싸게 사시다니..부러워요^^ 근데 저는 어지간하면 400ml는 안살것 같습니다. 제 피부가 또 지랄같은것이 아무리 좋은거라도 너무 오래쓰면 내성이 생겨서 더이상 먹히질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화장품을 자주 바꿉니다. 아무리 좋아도 중간에 다른거 써 주고 또 쓰지 한꺼번에 오래 쓰지는 못해요. 아...진짜 이놈의 피부..그냥 화악.. (님의 화장솜 방법. 저도 간혹 쓰는데 -샘플화장품으로- 수분공급에는 더없이 좋은 방법이죠^^)

마추픽추님. 곡물가루. 대체 어디서 구할수 있는거죠? 그리고 정확하게 어떤 형태인지..(그냥 화장품인데 곡물가루 성분이 들어간건가요?)

플레져님. 히히. 말장난 같지만 사실이여요^^

플라시보 2005-01-21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 음...피부가 좋으면 사실 아무 화장품이나 써도 됩니다. 특히 제 동생처럼 새수하고 존슨즈 베이비 로션만 발라줘도 되는 사람들은요 굳이 비싼거 쓸 필요가 없어요^^ 님은 피부가 좋으시기에 외국 화장품 혹은 비싼 화장품이 용기가 좋은것 정도이겠지만 저처럼 피부가 안좋은 (민감한 피부도 안좋은거고 트러블이 생기는 피부도 안좋은겁니다. 전 둘 답니다. 흐..) 사람은 금방금방 느낀답니다. 그래서 다소 비싸도 좋은 화장품을 쓸 수밖에는 없어요. (부러워요. 저도 단지 용기가 좀 더 이쁘군 정도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starry sky님. 글쎄요. 전 저 제품을 첨 써보는거라 색이 달라졌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어요^^ 면세점에서 400ml를 200ml보다 싸게 사시다니..부러워요^^ 근데 저는 어지간하면 400ml는 안살것 같습니다. 제 피부가 또 지랄같은것이 아무리 좋은거라도 너무 오래쓰면 내성이 생겨서 더이상 먹히질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화장품을 자주 바꿉니다. 아무리 좋아도 중간에 다른거 써 주고 또 쓰지 한꺼번에 오래 쓰지는 못해요. 아...진짜 이놈의 피부..그냥 화악.. (님의 화장솜 방법. 저도 간혹 쓰는데 -샘플화장품으로- 수분공급에는 더없이 좋은 방법이죠^^)

마추픽추님. 곡물가루. 대체 어디서 구할수 있는거죠? 그리고 정확하게 어떤 형태인지..(그냥 화장품인데 곡물가루 성분이 들어간건가요?)

플레져님. 히히. 말장난 같지만 사실이여요^^

플라시보 2005-01-2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 음...피부가 좋으면 사실 아무 화장품이나 써도 됩니다. 특히 제 동생처럼 새수하고 존슨즈 베이비 로션만 발라줘도 되는 사람들은요 굳이 비싼거 쓸 필요가 없어요^^ 님은 피부가 좋으시기에 외국 화장품 혹은 비싼 화장품이 용기가 좋은것 정도이겠지만 저처럼 피부가 안좋은 (민감한 피부도 안좋은거고 트러블이 생기는 피부도 안좋은겁니다. 전 둘 답니다. 흐..) 사람은 금방금방 느낀답니다. 그래서 다소 비싸도 좋은 화장품을 쓸 수밖에는 없어요. (부러워요. 저도 단지 용기가 좀 더 이쁘군 정도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starry sky님. 글쎄요. 전 저 제품을 첨 써보는거라 색이 달라졌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어요^^ 면세점에서 400ml를 200ml보다 싸게 사시다니..부러워요^^ 근데 저는 어지간하면 400ml는 안살것 같습니다. 제 피부가 또 지랄같은것이 아무리 좋은거라도 너무 오래쓰면 내성이 생겨서 더이상 먹히질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화장품을 자주 바꿉니다. 아무리 좋아도 중간에 다른거 써 주고 또 쓰지 한꺼번에 오래 쓰지는 못해요. 아...진짜 이놈의 피부..그냥 화악.. (님의 화장솜 방법. 저도 간혹 쓰는데 -샘플화장품으로- 수분공급에는 더없이 좋은 방법이죠^^)

마추픽추님. 곡물가루. 대체 어디서 구할수 있는거죠? 그리고 정확하게 어떤 형태인지..(그냥 화장품인데 곡물가루 성분이 들어간건가요?)

플레져님. 히히. 말장난 같지만 사실이여요^^
 
서울에서 서울을 찾는다 - 홍성태의 서울 만보기
홍성태 지음 / 궁리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내게 있어서 서울은 언제나 그런 이미지였다. 뭔가 있어보이고, 대단하고, 그 앞에 서면 주눅이 들고. 한 도시에 대해 뭐 그런 느낌을 가질것 까지야 있느냐고,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말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지하철도 없으며, 온 도시에 영화관이라고는 단 세군데 뿐이며, 백화점은 두 곳. 그럼에도 이 모든 시설이 한 동네에만 몰려있는 지방의 낙후된 소도시에 사는 나에게는 그렇지가 않았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때인가 아빠가 중학생이 되는 기념으로, 아빠와 단 둘이서 여행을 가자며 장소를 고르라고 했을때 나는 주저없이 서울 63빌딩을 외쳤었다. 아빠는 내심 내가 제주도나 경치좋은 섬을 말하길 바랬겠지만. 나에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는 빌딩을 가 보는게 더욱 중요했었다.

서울이 내게 경외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어렸을때 정말 충격을 받을만큼 잘 사는 친척집에 다녀오고 부터였다. 그때부터 내게 서울은 부의 상징이자 세련과 첨단, 도회적인 이미지 등등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내가 있는 지방 도시도 많이 발전을 했지만 그때만 해도 여기는 서울에 비해서는 시골이나 다름 없었다. 그 친척집에는 나와 같은 또래의 여자애가 있었는데 나는 사는곳에 따라 사람이 그렇게 달라질수 있다는것, 누리는것 자체가 아예 차원이 다를수도 있다는 것에 꽤나 쇼크를 받았었다. 어려서부터 유달리 잘사는것, 좋은것에 대해 집착이 강했던 나에게 있어 서울과 서울 시민들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을 누려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되어버렸다.

그 후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찾기 위해 1년간 서울에 머무르면서 나는 생각이 달라졌다. 서울이라고 해서 다 좋은건 아니구나. 가진자에게는 더없이 편리하고 멋진 도시지만 가지지 못한 자에게는 차라리 지방 소도시에서 사는게 훨씬 더 나을 정도로 초라하고 볼품없는 빈민가가 함께 존재했다. (지방에는 빈민가라는 개념이 없다. 동네마다 사는 수준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어느동 하면 부자동네, 어느동 하면 가난한 동네 같은게 없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무슨동에 사느냐가 생활수준을 대변해 주었다.) 당시 내가 살았던 이태원동이 특히나 심했는데 하얏트 호텔을 기점으로 그 아래는 가난하고 남루한. 꼭 기지촌같은 이태원이 있었고 하얏트 호텔 뒷편에는 높은 담에 둘러싸인 초호화판 집들이 몰려 있었다. 그 거리에는 아무도 걸어서 지나다니지 않았으며 24시간 사설경비원들이 골목골목마다 지키고 서 있었으며 밖에서는 집의 외관이 어떻게 생겼는지 조차 볼 수 없는, 무슨 요새나 성같은 집들이 전부였다. 호텔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렇게나 다른 삶이 존재한다는 것은 내가 서울에서 받은 두번째의 충격이었다. 그 이후 나는 서울을 떠나서 여태까지 내가 태어난 도시에서 줄곳 살아가고 있다. 이곳도 제법 높은 빌딩이 들어서고 지하철도 놓이고 문화시설도 들어서기 시작했지만 서울보다는 인구밀도가 낮아서 훨씬 사람이 살기에 편하지 않나 싶다.

홍성태의 서울 만보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서울이 얼마나 좋고 대단하며 모든걸 다 누릴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인가를 말 하는게 아니다. 여기서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 그게 단적으로 서울이라는 거대공룡같은 도시를 통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높은 빌딩 앞에는 좀 더 높은 빌딩이 가로막아서 일조권과 전망권을 서로 침해하고 침해받고 있으며 사람이 걸어다니기에 좋은 도시가 아니라 오직 차를 끌고 다니기에만 편하도록 되어있는 도시. 거기다 가난한 사람들은 재개발로 인해 점점 더 설땅을 잃어가는 도시가 바로 서울임을 말해주고 있다. 가장 자연스럽게는 부자와 중산층과 가난한 사람이 한데 어울려서 사는 것이겠지만 서울은 그렇지 않다. 부자는 부자들이 사는 동네에 모여살고 중산층은 중산층대로 뭉쳐서 살며 가난한 사람들은 볼품없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산동네로 ?겨난다. 부자들과 중산층은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생활환경 주변에 얼쩡거리는 꼴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서울이 과연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라는 칭호가 어울릴까?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서 끊임없이 소음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야 하고 녹지공간 하나 없이 콘크리트 바닥과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어차피 자연에서 온 사람에게 좋은 환경은 아니다. 거기다 서울의 무계획적이고 무자비한 개발은 점점 더 서울을 괴상한 도시로 만들고 있다. (주범은 군사정권의 박정희 대통령이나 그가 죽은지 한참이나 지난 지금은 나아졌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도 않다.)

서울하면 부의 상징이고 문화의 메카이자 이 나라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첨단의 것들이 응집되어 있다는 인상이 강했던 나에게 이태원에서의 짧은 생활과 이 책은 많은것을 느끼게 했다. 무엇이든 자연스러운게 좋은거지 어거지로 이렇게 저렇게 뜯어고치는 것은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을 서울이라는 도시는 너무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것은 수치상으로도 드러나는데 삶의 질 지수는 세계 215개 도시중에 90위고 환경지수는 더 낮아서 15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서울은 사람이 사는데 그리 적합한 도시가 아닌 것이다. 뭐든 다 서울로 집중되어 있어서 그런것이지. 만약 서울에 있는 많은 시설들이 지방으로 옮겨간다면 서울은 굳이 아귀다툼을 벌여가면서도 꼭 살고싶은, 혹은 살기에 적합한 곳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현대인들에게 편의성이란 도저히 무시할수 없는 사안인지라 다들 서울에서 살기는 하겠지만 노래 가사처럼 '아름다운 서울에서, 서울에서 살렵니다' 하는 느낌은 없다.

이 책은 현재 서울을 살고 있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특히나 도시계획에 관련된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은 거대한 쇼핑몰이 아니다. 서울도 사람이 살아 숨쉬는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자본과 기술은 서울을 편리하고도 삐까번쩍한 백화점쯤으로 만들려고 하는것 같다. 녹지 공간이라고는 조잡한 공원과 길가의 가로수가 전부이고, 개발을 위해서라면 하천도 덮어버리고 산도 다 깍아내는 도시는 결코 인간이 살기에 쾌적한 환경은 아니다. 내가 보기에 서울의 가장 큰 문제는 어처구니 없을만큼 높은 인구 밀도이다. 이 책에는 다뤄지지 않은 부분이지만 결국에는 인간들이 지나치게 많다보니 빌딩은 높아지고 그 빌딩과 아파트를 세우기 위해 자연이 회손되는거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서울에 있는 주요 시설들의 30%만 다른곳에 옮겨도 서울은 그 불행을 적어도 여기서 멈출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 좀 높은곳에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서울도 사람이 사는 도시임을 인정하고 균형있게 국토를 발전시키면 좋겠다. 단 발전이란게 무조건 불도저로 밀고 기초공사를 끝내 콩크리트 더미들을 쌓아 올리는게 아니라는 점도 확실하게 알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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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초 2005-03-04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가끔 서울에 올라가곤 하는데 저런 점은 알면서도 거의 생각하질 않았던 것 같네요. 사람은 나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말이 이제는 사라져야 할듯..

야초 2005-03-04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가끔 서울에 올라가곤 하는데 저런 점은 알면서도 거의 생각하질 않았던 것 같네요. 사람은 나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말이 이제는 사라져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