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의 힘을 믿으세요? 전지현이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뭐 그렇지 뭐'
대답은 시금털털하게 했으나 내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스킨만으로 나의 스킨이 달라질 수 있다면 까이꺼 스킨 그거 한박스라도 산다고. 피부과 관리와 더불어 집구석표 팩의 힘으로 요즘은 모르던 사람들에게 '피부 좋으네요' 소리까지 듣게 된. 그야말로 살아있는 신화의 주인공인 나. 허나 아직도 목마르다. 고로 내 스킨도 목마르므로 거기다 스킨을 듬뿍 부어준다. (이미 내 피부 상태를 알던 사람들에게 '피부 좋아졌다' 소리를 듣는건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나는 이제 무려 쌩얼로 다니고 있다. 움홧홧홧. 물론 제네시스, IPL 거기다 피부과서 서비스로 해 준 이름모를 시술까지 -이건 외국인이 와서 쏼라쏼라 하며 해줘서 진짜 뭔지 모르겠다.- 돈 수억 들이긴 했지만 맨얼굴로 다닐 수 있다면 난 영혼이라도 한조각 팔 의향이 있다.)
왼쪽은 피부과에서 받은 미네랄 워터. 보통 에비앙을 많이 쓰는데 에비앙의 경우 다른 성분이 첨가되지 않아 조금 건조한감이 있다. 그러나 저 스킨은 약간의 성분이 (뭔진 몰라도) 첨가되어 있어 에비앙만큼 마르지는 않는다. 저걸 일단 세안한 얼굴에 쓔악 하고 뿌려 준 다음 디올 미스트를 칙칙칙 하고 뿌려준다. (쓔악과 칙칙의 차이는 안에 가스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그 후 디올 각질제거 스킨을 솜에 뭍혀서 피부결따라 닦아 준 다음 다시 록시땅 임모르텔을 발라준다. (록시땅 대구에서 왜 철수하고 그랬어? 내가 있잖아 내가 나 하나는 고객도 아닌겨!)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올스노우 스킨을 바르면 끝. 디올 스노우 스킨은 끈적한것이 에멀전과 스킨의 중간쯤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 당근 바르면 절대 매마르지 않는다.
이렇게 바르고나서 에센스며 로션이며 차단크림이며 어쩌고 저쩌고를 발라준다. 스킨 하나를 바를때보다 뭐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냐고 묻는다면 글쎄다. 드라마틱하진 않고 다만 피부가 물기를 머금어 촉촉해진다. 수분 크림도 좋고 수분 에센스도 좋지만 일단 진짜 수분을 먼저 공급을 해 주고 그걸 발라야한다. 그것들은 있는 수분을 지켜주지 없는 수분을 가져다 공급해주진 못하니까 말이다.
피부의 가장 큰 적은 자외선과 건조함이다. 자외선은 멜라닌 색소를 활성화시켜서 피부를 검게함은 물론 노화의 원인이 되며 건조함은 잔주름과 퍼석함의 지름길이다. 이걸 막을 가장 좋은 방법은 피부에 수분을 듬뿍 주는 것이다. 첫번째로 뿌리는 저 미네랄 워터는 화장 후에도 뿌릴 수 있으니 수시로 뿌려주면 좋다. 단 에비앙으로 그짓을 하면 안된다. 물끼가 마르면서 오히려 있던 수분도 앗아간다. 에비앙은 얼굴에 직접 뿌리는게 아니라 주변에 뿌려주고 얼굴을 가져다대야 한다. (건조한 기내에서 필수 아이템.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항공 승무원 출신도, 중뿔나게 뱅기를 많이 타는 입장도 아니다만 암튼 그렇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