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낚는 마법사
미하엘 엔데 지음, 서유리 옮김 / 노마드북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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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난 표지에 "미하엘엔데가 들려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그래서,  동화인줄만 알고 잔뜩 기대했었다. 그런데 뭔가 내용이 짧은건 단편이라고 친다지만, 뭔가가 이상한거다. 그래서 알쏭달쏭하면서 다 읽고 보니, 번역후기에 원래는 미하엘엔데의 노래가사들을 이야기로 풀어썼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미하엘엔데. 그러고 보면 참 대단한 사람이다. 소설, 시, 그림, 희곡, 노래가사까지 다양한 장르에 손을 댈수는 있으나 모든 장르에서 뛰어난 작품을 남기기란 쉽지 않은 노릇인데 그는 그랬다. 노래가사라서 조금은 생소하고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그중 몇편은 또 내 가슴을 울렸는데, 꿈의 벼룩시장, 별 나라에 고인 눈물등은 정말 좋았다. 그리고 노래가사라서인지, 사랑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도 여럿있었는데, 미하엘엔데의 작품중에 이런 내용도 있구나 싶어서 퍽 흥미로웠다. 미하엘엔데의 골수팬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 할듯- 그러나 동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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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초가 교실
차오원쉬엔 지음, 야오홍 그림, 전수정 옮김 / 새움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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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원쉬엔은 북경대 중문과 교수님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이제는 중학교 교과서에까지 실린 <빨간기와>란 책과 <까만기와>등의 작가이며, 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우는 <안데르산 문학상>후보에 올라있는 대단한 분이시다.

 새삼 우리학교가 북경대와 교환학생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때문에 만일 내가 교환학생을 갔다면, 차오원쉬엔 교수님 수업도 들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잠시 심장이 두근거렸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뭔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는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다. 제목이 "상상의 초가교실"이었으니까! 그런데 '상상'은 주인공 소년의 이름이었다. 桑桑. 우리말로 하면 뽕나무로 해석되는 독특한 이름의 주인공 소년은 유마지 초등학교 학생으로, 아버지는 유마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시다.

총 9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전체스토리의 주인공은 상상이지만, 각 장마다 한 인물씩 유마지초등학교 주변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들은 각기 따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결국엔 "상상의 초가교실"이란 전체 스토리를 구성하게끔 서로 연결되어있다.

그래서 이야기는 완전한 시간순서대로도 아니고, 공간순서대로도 아니고 각 장마다 나오는 인물중심으로 펼쳐졌지만 이야기가 혼란스럽거나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좋았다.

초등학교 시절 해맑은 아이들의 우정. 다툼. 화해의 과정을 그리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도 보여주고 있고, 냉혹한 현실을 들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라서인지 결론은 희망적이다.

읽다보면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나 웃음짓게 되고, 아이들과 함께 장난치고 놀고 떠들고,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고, 애태우다 보니 총 9장의 이야기를 어느덧 다 읽고 말았다.

벌써부터 상상과 대머리학과 두소강과 세마와 그외 유마지초등학교 아이들과 선생님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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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령 - 1997년 제42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이순원 외 지음 / 현대문학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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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즈음 MBC 수목드라마 <궁>을 아주 즐겁게 시청하고 있다. 몇회였던가? 극중 황태자 이신이 황태자비 채경과 밤에 무슨 언덕 같은 곳에서 궁을 바라보면서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있었다. "내가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 본건데,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별처럼 공전주기라는 게 있고, 인간의 공전주기는 2천 5백만년이래. 즉 너하고 나도 2천 5백만년 후에는 바로 지금처럼 다시 만나서 이곳에 앉아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게 될거야. " 뭐 그런 류의 대사였다.

음 나로써는 극중 황태자 이신이 멋있기도 했지만, 유독 그 대사가 뇌리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극중 황태자가 얼마전에 읽은 책이 무엇일지가 무척 궁금해졌다. 그 말은 이 드라마 작가가 언젠가 읽은 책속 구절을 인용했다는 말로 들렸고, 그 책이 읽고싶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의외로 답은 쉽게 나왔다. 이순원의 <은비령>. 어쩜 제목도 이렇게 맘에 들던지-

당장 도서관에 가서 은비령이란 책을 빌렸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가 읽은 책은 이순원 소설집중 문이당에서 나온 <말을 찾아서>란 책이었으나, 그중 <은비령>만 읽고 반납해버렸기에, 리뷰는 <은비령>이란 제목의 책에 올리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여튼, 은비령은 남녀간의 로맨틱한 사랑이야기이지 않을까? 라고 저 대사 하나만으로 제멋대로 유추해 버렸었는데, 그런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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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고시공부를 하러 강원도 산골에 들어갔다가, 자신과 같이 공부를 하러 온 한 남자를 만난다. 둘은 공부를 하다가 결국 그중 한 명은 시험을 포기하고 작가가 되고, 나머지 한명은 행시로 전환하여 고위급 공무원이 된다. 세월이 흐른 뒤 두사람은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작가가 된 남자는 공무원이 된 남자의 부인을 보며, <바람꽃>을 떠올린다. 그후, 작가가 된 남자는 우연히 공무원이 된 남자의 부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사이 교통사고로 친구는 죽고 없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서서히 서로를 마음에 품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다 먼저 간 친구, 남편에 대한 미안함이랄까? 그런 감정으로 쉽게 다가가지 못하다가, 결국엔 2만 5천년 뒤에 다시 만날 약속을 한채 각자 자신의 길을 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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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이 아니란 사실이 아쉬웠지만, 그래서 소설이 더 애틋한 것도 같았고, 무엇보다 은비령, 바람꽃, 등 소설에 쓰인 단어들의 로맨틱함과 별을 보며 나누는 이야기가 퍽 맘에 들었다. 드라마 덕분에 모르고 지나칠 뻔했던 소설 한편 건졌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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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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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국사선생님은 굉장히 독특하신 분이셨다. 여자분이신데도 성격은 여느 남자선생님보다 더 괄괄하셨고, 말씀도 굉장히 거칠게 하셨다. 그러나 그 모든 것보다 인상깊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그전까지는 별로 안 좋아하던 국사시간을 좋아하게 만들었을만큼 우리나라 역사이야기를 감칠맛 나게 잘하셨기 때문이다. ^^

여튼, 그 선생님께서는 유독 혜원 신윤복의 그림을 좋아라 하셨다. 그래서 그 전까지는 교과서에 많이 나오는 김홍도의 이름만 외우고 다니던 우리들에게 신윤복의 그림을 각인시켜 주셨다.

음.. 암튼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김홍도도 신윤복도 까맣게 잊고 지내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왠만큼 유명한 서양 작가들의 그림은 척 보면 누가 그린 것이고 제목은 뭔지 대충이나마 알고 있고, 비싼 돈주고 전시회도 여러차례 가 보았지만, 우리나라 작가들의 그림에는 좀 무심했었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신윤복의 그림을 보러가려는 노력조차 해보지 않았고, 솔직히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야 비로소, 신윤복의 그림 중 내가 알았던 것은 3~4점에 지나지 않음을 알았다.

서양작가들에 관해 펴낸 미술책은 에세이형식등으로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정작 국내 미술작가들에 관한 책은 왜 그리 눈에 안 띄는 걸까? 내가 관심이 없어서 있는데도 못 찾아본건지, 아니면 정말 서양작가들에 대한 책만 많이 발간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주변 사람들만 돌아보아도, 서양 미술 작품에 대한 책은 읽어본 사람이 많지만, 국내작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본 사람들의 반응도 대체가 "아니, 그런 책이 재밌어?"였다. 고흐나 샤갈, 클램프등의 미술인들의 책을 너도나도 사서 읽고, 베스트셀러에도 오르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인 반응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 어떤 서양 미술 관련 서적을 읽을 때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녕 재밌었다. 역사학자가 써서 미술관련 설명보다는 풍속에 관한 설명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그만큼 그림을 뜯어보는 재미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원래 그림이란 어떤 물감을 썼고, 그런 이야기보다는 그 그림에 얽힌 뒷얘기가 더 재밌는 법이다. 하하.

덧- 교육상의 목적으로 자녀분들께 이 책을 권하실 경우에는 유의하세요. 적어도 고등학교 이상은 되어야 읽고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윤복이 조선시대 성과 유흥문화에 대해 그림을 많이 그렸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 저로써는 아직 어려서인지, '어머! 이런 그림도!'라고 놀란 그림이 몇점 있었거든요. 음.. 조선시대에는 성인잡지대신 그림을 그려서 돌려보았다고 하던데, 그런 류의 그림도 몇점 끼어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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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인터뷰 특강 시리즈 2
한겨레출판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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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일전에 21세기를 바꾸는 교양을 너무나도 재미나게(?) 잘 읽었던 터라,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에 대한 기대도 무척 컸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한비야씨와 홍세화씨, 21세기를 바꾸는 교양과 대한민국사를 통해 좋아하게 된 한홍구씨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과연 그들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고, 거기에 '오귀환'이란 새로운 분에 대해서도 알게되어 참 기쁘다. 지난 번 책(21세기를 바꾸는 교양)이 노동문제나 한국현대사, 이라크전쟁등에 대해 알 수 있게 해 주었다면, 이번 책은 신화로 세상을 다르게 보는 법.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 진정한 자아실현의 방법등을 알려주었다. 개인적으로 박노자씨의 이야기는 약간 어렵고 지루했으나, 나머지 부분들은 마치 직접 강연을 듣는 듯 생생하여 혼자서 깔깔대고 웃어가면서 아주 재미나게 읽었다.

음- 글재주가 부족하여 이 책을 통해 느낀 것들을 조리있게 풀어내기가 퍽 힘이 드나, 어쨌든, 21세기를 바꾸는 교양도 그렇고,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이란 책은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고 감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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