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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s 도쿄놀이
배두나 글.사진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배우 배두나는 <두나's 런던놀이>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았고, 꽤나 많이 판매된 것으로 기대된다. 그 전부터 그녀의 네이버 블로그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라오는 사진을 꽤 좋아했던 나는 부푼 기대감으로 책을 펼쳐보았으나 솔직히 약간은 실망도 했었다. 사진집이라고 보기에는 그저 취미로 사진을 하는 이의 사진이라 '배우 배두나가 찍은 사진'이라는 타이틀이 없다면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고, 내용은 그닥 많지 않았던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을 내기 위해 떠난 여행이라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사진도 내용도 한정되어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이번에 두번째 책 <두나's 도쿄놀이>가 나왔다고 했을때 내가 아무런 망설임없이, 게다가 책을 직접 확인해보지도 않고 예약판매로 덜컥 구입해 버린데에는 그녀가 일본을 지난 10년 간 30여 차례 이상 많이 다녀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런던과는 달리 그 안에 녹아있는 추억이며, 그간 찍어온 사진이며 익혀온 거리에 관한 설명이 왠만한 여행가이드북보다 어쩌면 더 알차고 유익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지난 1년간 끊임없이 사진을 찍어댔을 그녀의 발전이 궁금하기도 했다.
과연, 이번 책은 지난번 책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모님 없이 처음으로 간 외국여행지도 일본이었고, 영화촬영차, 영화 홍보차, 또 그녀의 절친한 지기이자 동생인 세미를 만나러 줄기차게 드나든 덕분에 그녀는 현지인들만 알법한 맛집, 분위기좋은 카페 등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정보들을 조금도 아낌없이 책에서 다 까발려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 때문인지 훨씬 밝아진 그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여전히 참 따뜻하고 조곤조곤 얘기를 하는 듯한 그녀가 찍은 사진들이 어우러져 책을 손에 쥐자마자 금세 읽고, 봐 나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비교적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그녀의 직업과 10년 째 그녀의 곁을 지니고 있는 친구였다. 목욕을 같이 해도, 잠을 같이 자도, 하루종일 같이 붙어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니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심지어 한 가족이나 형제간, 부부간에도 10년이란 세월이 얹히면 많이 싸우고 다투기 마련인데 그네들은 그런 모습보다는 정다운 모습, 진정 서로를 위해주는 허물없는 모습이 느껴져 참 부러웠다.
나도 언젠가 그녀처럼 정말 같이 있어도 없는 듯 내 몸 처럼 정겨운 벗과 함께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도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이지 책을 읽는 내내 떠나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