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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는 행복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 시인 베이다오가 사랑한 시
베이다오 지음, 최용만 외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맘에 들어서, 우연히 보게 된 책이었다. 솔직히 제목에서 기대했던 것처럼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시들만 수록되 것은 아니었으나, 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즐거움 없는 나날은 그대의 것이 아니다

-페르난두 페소아

 

즐거움 없는 나날은 그대의 것이 아니다

단지 견디는 것이었다. 즐겁지 아니하면

제아무리 산다 한들 사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고, 마시고, 미소 짓는 것을 고민하지 말라.

그대가 만족한다면, 웅덩이 물에 비친

해의 잔영만으로도 충분하다.

 

사소한 것들에 주어진 기쁨을 위해

그 어떤 운명이든

하루도 거부하지 않는 이의 행복이여!

 

공원

-자크 프레베르

 

천 년 만 년으로도

부족하리라

별들 중 하나인 지구

지구 위

파리에서

파리의 몽수리 공원에서

어느 눈부신 겨울 아침

당신이 내게 입 맞추고

내가 당신에게 입 맞춘

그 짧은 영원의 순간을

말하려면.

 

쌓인 눈

-가네코 미스즈

 

위에 있는 눈

추우려나

차가운 달빛이 내려서

 

아래 있는 눈

무거우려나

몇백 명이나 싣고 있어서

 

가운데 있는 눈

외로우려나

하늘도 땅도 보이지 않아서

 

 

바다를 마주하고 따뜻한 봄날에 꽃이 피네

-하이즈

 

내일부터는 행복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말에게 먹이를 주거나 장작을 패거나 세상을 돌아다니겠습니다

내일부터는 양식과 채소에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집, 따뜻한 봄날 꽃이 핍니다

 

내일부터는 모든 친척들에게 편지를 쓰겠습니다

그들에게 나의 행복을 알리고

그 행복의 번뜩임이 내게 알려준 것들을

모든 이에게 알리겠습니다

 

모든 강줄기 모든 산봉우리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낯선 이들의 축복도 빌겠습니다

당신의 앞날이 찬란하길 바라고

당신에게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부부가 되길 바라며

당신이 이 티끌세상에서 행복하길 바랍니다

나는 그저 따뜻한 꽃 피는 봄날 바다를 마주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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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경심 세트 - 전3권
동화 지음, 전정은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추석연휴를 앞두고, 이번에는 무슨 책을 읽을까 도서실을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다. 마침 오래전 친구가 무척 재밌다고 추천해준 기억도 있어서 연휴 기간 중 이틀동안 내내 방 안에 콕 박혀서 이 책만 읽었다. 그리고 그 시간 나는 중국 청나라에서 마이태약희가 되었다. 


주요 포맷은 최근 여기저기 소재로 많이 쓰이고 있는 시간여행이야기다. 여주인공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깨어나보니, 몇 백년 전 과거 청나라 시대의 어린 여자아이가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 하필 그 시대는 14명이나 되는(어쩌면 더 많을 지도?) 왕자들이 차기 왕권을 놓고 다투던 복잡한 시기였다. 여주인공은 8번째 왕자의 두번째 부인인 언니 덕분에 8왕자 처소에 거하면서 다른 왕자들과도 인연을 맺게 된다.. 과연 여주인공은 여러 왕자들 중 누구와 사랑을 이루게 될까?

<해를 품은 달>이나 <성균관 스캔들/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지만, 그 작품들이 남녀관계보다는 다른 문제(여주인공의 신분을 밝히려는 쪽-해를 품은 달-이나 숨기려는 쪽-성균관 스캔들)에 집중했다면, 이 작품은 여주인공이 누구와 맺어질지가 주요 관심사라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게다가 책에서는 여주인공이 현대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그냥 끝나버린다. 캐스팅은 정말 안타깝고 눈물나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드라마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다.  
우리 나라에서도 곧 리메이크 되어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할지,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만들지는 모르겠으나 좀더 구성을 잘 다듬어서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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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아, 사람아!
다이허우잉 지음, 신영복 옮김 / 다섯수레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책으로 유명한 신영복. 나 또한 얼마전까지 이 책을 그분이 지으신 책으로 알고 있었고, 내 친구들도 꽤 여러명이 그렇게 잘못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다이허우잉'이란 중국인이 지은 책으로 신영복이 번역을 한 책이다.

  우리나라에 5.18의 아픔이 있었다면, 중국에는 '문화대혁명'이란 사건이 있었다. 지식인이 탄압을 받았고 모든 책과 문화재는 훼손되었으며 지식인들은 시골로 보내져 연구대신 노동을 하면서 정신개조를 받았다. 중국소설중에는 유난히 '문화대혁명'을 소재로 한 책이 많은데, 이 책도 그 들 중 한권이다. 90년대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이라고 하는데, 나로서는 이번에 학교 과제때문에 할 수 없이 읽게 되었다. 솔직히 중반까지는 너무나도 지루하고 재미가 없게 느껴져서 책을 읽다가 졸기도 많이 했지만, 다 읽고 나니 뿌듯하기 그지없다. (하하)

  우선 이 책은 다른 소설과 달리 역사적인 배경소개는 전무하다. 때문에 오히려 배경지식이 없이 읽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으나 다르게 생각해보면, 개개인의 심리묘사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오히려 그냥 소설로 가볍게 읽을 수도 있다.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조정래의 <태백산맥>같은 대하소설과 비슷하게 이 책에도 특정 주인공보다는 여러 등장인물이 나오고 각 챕터마다 다른 등장인물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고 있다.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기 다른 인물의 시선으로 사건을 지켜볼 수 있어서 굉장히 흥미롭다.

  80년대 초반에 발표된 소설이라 현대중국사회와는 조금은 동떨어져있을지도 모르지만, 중국문학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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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11-28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못알고 있었네요^^;;;;
 
오, 나의 잉글리쉬 보이
왕강 지음, 김양수 옮김 / 푸른숲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중국소설이 변화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에 둔 소설이 많다는 점은 여전하지만, 예전처럼 딱딱하지 않다. 무척 발랄하고 재미나다. 게다가 이 책은 번역에 고심을 둔 흔적이 역력하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재미나게 읽어댈 수 있었다. 

  1960년대, 중국에서도 변방에 위치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란 마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은 '류아이'란 소년으로 위구르어를 가르치는 어여쁜 ' 아지타이'선생님을 흠모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정책이 바뀌면서 학교에서는 위구르어대신 영어를 가르치기로 결정하고 이에 상하이에서 신지식인 '왕야쥔'선생님이 나타난다. 그는 늘 깔끔한 옷차림에 당시로서는 여자한테서도 드물던 향수냄새를 풍기고 다니며,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하는 엘리트였다. 곧 류아이는 왕야쥔 선생님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둘은 스승과 제자사이를 넘어 진정한 친구가 된다.
  그러나 당시는 모택동의 공산당이 지배하던 시기였고, (쉽게 우리나라 박정희 정권을 떠올리면 될 듯) 거기에 '문화대혁명'이란 운동까지 몰아닥쳐 지식인들이 오히려 천시를 받고 지방으로 쫓겨나 노동을 하면서 사상개조를 받는다. 덕분에 류아이의 부모님도 명문 칭화대학을 나오고 소련으로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 였으나 우루무치란 시골마을에서 벽화나 그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한편, 류아이의 집은 빌라같은 개념의 건물이었는데 1층에 류아이의 같은반 친구 '황쉬성'이란 여자아이가 살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과거 국민당이었는데 자살을 해서 죽고 말고, 황쉬성은 이에 굉장히 낙담하지만 예나지금이나 여전히 류아이네 반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는 아이로, 왕야쥔 선생님의 사랑을 받는다.
  쓰레기리 - 황쉬성 - 왕야쥔 - 아지타이로 연결되는 복잡한 짝사랑과 그 와중에 정치적인 문제들이 끼여들어서, 왕야쥔은 모함을 당해 쫓겨나기도 하고, 쓰레기리는 황쉬성을 위해 살인을 하기도 한다. 
   공산당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류아이네 학급도 공부 대신 노동에 동원되게 되는데, 이 때 황쉬성과 쓰레기리는 홍위병에 자원입대하여 노동에서 해방되고, 진짜 총을 들고 다니게 된다. 그러나 이 들은 아직 어린 소년, 소녀였을 뿐. 총을 들고 장난을 치다가 실수로 황쉬성이 쓰레기리를 죽이게 되고 결국 황쉬성은 감옥에 갇히고 만다.
   이 밖에 아지타이를 흠모한 류아이가 목욕탕에서 아지타이를 훔쳐보는 이야기. 결국 왕야쥔 선생님과 같이 갔다가 선생님은 발각되어 감옥에 갇히는 이야기 등등 무궁무진한 에피소드들이 재미를 더해주고, 단순한 재미뿐 아니라, 중국 현대사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만들어 준다.

   레포트를 쓰기 위해 읽은 소설이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유쾌하게 재미나게 읽은 소설이다.
   결국 왕야쥔처럼 고향, 우루무치 마을의 영어선생님이 된 류아이. 그도 어릴적 자신같은 똘똘하고 착한 제자를 만나게 될까?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될까? 모쪼록 앞으로 그의 삶은 순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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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샨 사 지음, 성귀수 옮김 / 북폴리오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 광주 민주화 운동이 있었다면, 중국에는 천안문사태가 있었다. 광주의 시민들이 탱크와 군화발에 짓밟혀 아까운 목숨을 잃어가고, 모진 고문을 받았듯, 중국 천안문 광장에 모인 대학생들과 시민들도 무차별한 군부의 진압에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둘 다 독재정권에 대한 울부짖음 이었고, 그당시에는 군사정권에 졌을지 몰라도, 훗날 나라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대한민국은 민주화를 이룩했으나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라는 것이 다른 점일뿐.

이 책의 작가 샨사는, 지식인을 탄압하는 중국공산당에 쫓겨 프랑스로 망명을 하게된다. 그리고 7년만에 프랑스어로 작품을 발표하기에 이르니, 정말 그녀의 언어능력에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 -<스포일러 있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아야메란 여대생이다. 그녀는 천안문 사태의 주동인물로, 여러차례 학생대표로 정부와 토론을 벌이다 천안문시위를 이끌게 되고 시위도중 도망하다가 왕이라는 트럭운전기사의 도움으로 시골로 도피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수도 베이징에 남은 그녀의 부모의 집은 군인들에 의해 초토화가 되고 아버지는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수색과 체포를 명령받은 젊은 장교 자오는 그녀를 뒤쫓다가 그녀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소설의 중반부는 거의 아야메의 일기내용이다. 이 일기를 통해 중국의 문화대혁명에 대해 알 수 있으며, 그녀가 과거 민이라는 소년과 사랑에 빠졌으나 결국 주변의 반대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음을 알게된다. 그럼에도 자오는 그녀를 계속 추적하여 결국 그녀가 숨어있는 어촌마을까지 도달하나 그녀는 이미 도피한 후였고, 아야메는 도피중, 어느 벙어리 청년의 도움으로 산속 사원에 숨게된다. 그곳에서 한참을 숨어지내면서 아야메는 숲속 전설의 신령여인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하고, 그런 모습으로 산 꼭대기에 올랐다가 역시나 아야메를 잡기 위해 다른 봉우리 정상에 선 자오와 쌍안경으로 눈빛을 마주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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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문화대혁명이나 천안문 사태에 대해 소설로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 아야메의 일기를 통한 액자식 구조등은 매우 흥미로웠으나 자못 신화같고 동화같은 마지막 결말은 잘 이해도 안갔고 너무 어려웠다. 그러나 중국문학에 관심이 있고, 천안문사태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쯤 읽어볼 만한 작품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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