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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샨 사 지음, 성귀수 옮김 / 북폴리오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 광주 민주화 운동이 있었다면, 중국에는 천안문사태가 있었다. 광주의 시민들이 탱크와 군화발에 짓밟혀 아까운 목숨을 잃어가고, 모진 고문을 받았듯, 중국 천안문 광장에 모인 대학생들과 시민들도 무차별한 군부의 진압에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둘 다 독재정권에 대한 울부짖음 이었고, 그당시에는 군사정권에 졌을지 몰라도, 훗날 나라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대한민국은 민주화를 이룩했으나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라는 것이 다른 점일뿐.
이 책의 작가 샨사는, 지식인을 탄압하는 중국공산당에 쫓겨 프랑스로 망명을 하게된다. 그리고 7년만에 프랑스어로 작품을 발표하기에 이르니, 정말 그녀의 언어능력에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 -<스포일러 있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아야메란 여대생이다. 그녀는 천안문 사태의 주동인물로, 여러차례 학생대표로 정부와 토론을 벌이다 천안문시위를 이끌게 되고 시위도중 도망하다가 왕이라는 트럭운전기사의 도움으로 시골로 도피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수도 베이징에 남은 그녀의 부모의 집은 군인들에 의해 초토화가 되고 아버지는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수색과 체포를 명령받은 젊은 장교 자오는 그녀를 뒤쫓다가 그녀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소설의 중반부는 거의 아야메의 일기내용이다. 이 일기를 통해 중국의 문화대혁명에 대해 알 수 있으며, 그녀가 과거 민이라는 소년과 사랑에 빠졌으나 결국 주변의 반대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음을 알게된다. 그럼에도 자오는 그녀를 계속 추적하여 결국 그녀가 숨어있는 어촌마을까지 도달하나 그녀는 이미 도피한 후였고, 아야메는 도피중, 어느 벙어리 청년의 도움으로 산속 사원에 숨게된다. 그곳에서 한참을 숨어지내면서 아야메는 숲속 전설의 신령여인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하고, 그런 모습으로 산 꼭대기에 올랐다가 역시나 아야메를 잡기 위해 다른 봉우리 정상에 선 자오와 쌍안경으로 눈빛을 마주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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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문화대혁명이나 천안문 사태에 대해 소설로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 아야메의 일기를 통한 액자식 구조등은 매우 흥미로웠으나 자못 신화같고 동화같은 마지막 결말은 잘 이해도 안갔고 너무 어려웠다. 그러나 중국문학에 관심이 있고, 천안문사태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쯤 읽어볼 만한 작품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