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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 - 감춰진 것들과 좌파의 상상력
최세진 지음 / 메이데이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아주 우연히 알라딘을 통해 위 책을 알게되었고, 평소 좋아하는 홍세화아저씨의 추천사가 있어서 실로 오랜만에 사회과학서적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왠걸? 너무나도 재밌는(?) 내용 덕분에 왠만한 소설책보다 더 쉽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인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라는 말은 20세기 초 미국의 유명한 혁명가 엠마골드만의 발언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지은이, 최세진의 말에 따르면 혁명은 어느 순간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조금씩 조금씩 계속되고 있는 것이며, 또 그래야만 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들에 담겨진 사상에 대해 들려준다. 게임, 소설, 작곡가, 소설가등 그 대상은 참으로 다양하다.
책의 목차를 보면 총 4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첫번째 장에서는 게임과 공상과학소설, SF영화등에 숨겨진 사상에 대해 알려준다. 평소 게임을 좋아하고 공상과학소설을 즐겨 읽던 분들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느낄 만한 이야기들이다. 특히나 전쟁게임등이 유포되면서 게임을 즐기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누군가를 죽이는 것도 게임상에서이니 별 문제 없다는 듯이 느끼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에 소개된 아래 게임을 꼭 해볼 것을 권한다.
http://www.newsgaming.com/games/index12.htm
프로그램 하나만 설치하고, 간단히 이름과 이메일주소만 등록하면 된다. 나또한 이 게임에서 미사일을 딱 2방 쏘고 나니 더이상은 게임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메인화면에도 소개되듯이, 게임같지만 이것은 결코 게임이 아니다. 직접 해보면 그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챕터에서는 유명한 작곡가 바그너, 쇼스타코비치, 소설가 조지오웰,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 유명한 화가 피카소, 우리나라에도 마니아층이 형성되어있는 미야자키하야오에 대해 이야기한다. 평소 잘 알던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경우 그저 좋아만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의 애니메이션의 등장인물중에는 흑인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저 색감의 차이라고 답했다는 하야오. 하지만, <허클베리핀의 모험>등을 통해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초콜렛 빛깔의 흑인아이들도 참 예쁘던데... 다음번 그의 작품에는 모든 인종이 골고루 평화롭게 사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세번째 챕터는 주로 우리나라 현대사에 대해 모르던 것들을 들려준다. 읽으면서 <대한민국사>란 책이 생각났는데, 그 책과는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현대사에 대해 모르던 것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챕터에서는 "바위섬"이란 노래가 광주학살과 관련된 노래라는 설명이 가장 놀라웠다. 나 또한 어릴때부터 친구들과 참 많이 불러왔던 노래인데, 광주 학살 뒤 새들도 찾아오지 않는 무인도처럼 희망을 잃어버린 광주를 위로하기 위한 노래라고 한다. 앞으로 이 노래를 부를 때면 광주학살에 희생된 사람들을 생각해야 겠다고 생각했고, 혹시 외국에 나가서 이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으면 외국인들에게도 이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꼭 들려주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인터넷과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들 (촛불집회, 노사모, 붉은악마)을 들려주는데, 개인적으로는 제일 지루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이 책의 소제목처럼 감춰진 것들에 대한 좌파의 상상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펼쳐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