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놓치고, 천사를 만났다
백은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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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읽는 내내 분명 미대 졸업생일거라고 생각했다. 독특한 자신만의 그림철학을 갖고 전시회를 갖고 여행을 다니며 살아가는 사람이겠거니.. 생각했다. 요새는 전공불문하고 글 잘쓰는 사람이 참 많으니까! 그런데 왠걸? 국문과 출신이라는 소개를 듣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국문과 출신도 저렇게 독특한 전시를 할 수 있구나..! 저렇게 고운 그림을 그릴 수 있구나..! 그런데 그게 오히려 참 고맙게 느껴졌다. 그렇다면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내 마음 온전히 한폭에 담아낼 수 있겠구나 싶어서..

  책을 퍽 좋아하는 후배가 꼭 읽어보라며 권해준 이 책은 몇달 후에야 겨우 읽어보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오히려 좋은 책은 베스트셀러나 잘 알려진 책들보다는 주변사람의 권유로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내가 보기엔 정말 참 좋은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는 걸까? 그게 항상 아리송할 따름이다.

   이 책은 딱히 어느 나라 여행집이라고 하기도 참 묘하고, 그냥 에세이집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작품집이나 화보집이라고 하기도 참 거시기한 책이다. 작가의 에세이가 담겨있고, 작품이 실려있고, 많은 사진이 실려있다. 거기에 여행한 나라도 미국에서 유럽까지 참 다양하다. 이야기는 시간순서대로도 아니요. 공간의 이동순서대로도 아니다. 그저 작가의 마음 가는 데로 실려있는 글들. 하지만 끊어지는 느낌보다는 전체적으로 참 둥글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작가는 자신이 여행한 곳 중에서 인상깊었던 장소의 주소와 연락처등을 tip으로 제공해주고 있으며, 그곳에서 작업한 자신의 작품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솔직히 여행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여타 다른 책이 훨씬 유익해보이나, 독특한 꽃그림과 함께 편안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책이 제격일 것이다.

  나에게는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것은 흔들린 사진도 참 많이 실려있다는 점이었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분명 다른 여행가들에 비해 사진찍는 기술은 많이 부족해보인다. 하지만, 흔들린 사진들이 담고있는 메세지만큼은 분명하게 전달되었다.

  또한 책에 관심을 두다보니 요새는 편집도 눈여겨 보고 있는데, 칼라풀한 편집이 퍽 맘에 들었다.

www.fullbut.com <- 작가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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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삐에로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0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이사카 고타로. 2006년 올 여름 큰 수확 중 하나는 이사카 고타로란 작가를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읽는 작품마다 색다른 재미가 있으니, 어쩌면 나는 그의 전작주의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중력 삐에로>에는 화자로 등장하는 형 '이즈미'와 그의 남동생 '하루'가 나온다. '이즈미'는 DNA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주로 하는 일은 사람들의 DNA를 검사해주는 일이다. 예를들어 친자확인이라던가, 뭐 그런 일들.

  이즈미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현재 암으로 투병중이시다. 몇년전 발명했다가 완치되었던 것이 재발해서 상태가 꽤 안좋은 편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언제나 의연하고 씩씩한 모습을 보인다. 자못 평화롭던 그들에게 사건이 터지는데, 바로 이즈미가 살고 있는 마을에 연쇄방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이즈미의 회사에도 방화가 일어나게 된다. 특이한 점은 방화가 일어나는 건물 주변에서는 반드시 '그래피티 낙서'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이를 알게된 하루와 이즈미와 아버지는 방화범을 잡기위해 각자 추리를 시작한다.

  그 밖에 또 이 책에는 다른 한가지 이야기가 겹쳐지고 있다. 바로, 하루와 이즈미가 어머니만 같은 형제라는 사실. 너무나도 아름답게 생겼던 그들의 어머니는 어느날 강간을 당하게 되고, 남편의 권고로 그 아이를 낳는다. 그 아들이 바로 이즈미의 동생. 하루. 하루는 어릴때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자라다가 고등학생 무렵 알게되고, 그 후 성적인 것을 매우 혐오하는 아이로 자라난다.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들중 연작소설만 읽어온 터라, 첫 장편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있게 읽는 맛이 있어 무척 즐거웠다. 나로서는 '스텝 바이 스텝'과 왠지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잠시 '스텝 바이 스텝'의 작가도 고타로 였던가?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처음부터 결말을 예상하게 되지만, 왠지 그 결말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읽게 되었던 이 소설은, 뒤의 역자후기를 읽어보면 꽤나 심오한 사상을 담고 있는 소설같지만,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읽는 동안 충분히 재미나다.

  중력을 거슬러 곡예를 부리는 삐에로처럼, 유전자라는 둥, 출생의 비밀이라는 둥, 자신을 옭아매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나는 하루가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일러 있음) 

  그러나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가장 대단한 사람은 하루와 이즈미의 아버지와 이즈미 자신이다. 이즈미의 아버지는 아내가 강간당해 낳은 아들을 자신의 친자처럼 사랑으로 키웠다. 한번도 차별을 하거나 홀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아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난 다음에도 그 아들을 믿고 이해해 주었다. 정말 대단한 아버지다.

  이즈미 또한, 어쩌면 불결하다고 싫어할 수도 있었을 동생. 하루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하루 대신 범죄를 저지를 결심까지 하고 있으며, 어쩌면 동생이 범인일지도 모른다고 끊임없이 생각하지만 (게다가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지만) 직접 확인할 때까지는 동생을 끝까지 믿어주었다.

  하루와 이즈미를 보면서 정말이지 그들의 형제애가 부러웠다. 부적같은 존재. 곁에만 있으면 든든한 형제가 곁에 있다니, 그 둘은 정말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나 그 둘은 어머니를 강간한 상대를 증오하고 있고, 그 사실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지만 만일 그 강간이 없었다면 하루는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너무나도 모순적이다. 그러나 꼭 그런 특이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런 점에서 그런 모순을 뛰어넘어 세상에 맞선 하루와 이즈미의 앞으로의 활약이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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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1-11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는 세상에 대해 말하는 것 같은 작품 제목입니다. 마치 삐에로가 우리같아요.

구름의무게 2006-11-12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 삐에로처럼 중력을 뛰어넘어서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때로는 그 중력에 굴복하고 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체인지링 오에 겐자부로 장편 3부작 1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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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 전 우연히 오에 겐자부로의 <나의 나무 아래서>란 작품을 너무나도 재밌게 읽으면서 그를 만났다. 자세한 줄거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나무를 갖고 있다는 류의 스토리로 기억하는데, 그 내용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즈음 <아이들이 묻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답한다>라는제목의 독특한 형식의 책이 발간되었다. 아이들이 던지는 '왜?'라는 질문에 대한 노벨상 수상자들의 답이었는데, 정말이지 무릎을 치게 만드는 답들이 꽤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가장 맘에 들었던 대답들 중에 오에겐자부로의 답도 있었다. 질문은 '아이들은 왜 학교에 가야할까?'였다. 사실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체인지링>속에 소설속 작가 '고기토'(오에겐자부로를 나타내는)가 쓴 책의 일부로 그 책이 소개가 되어서 새삼 기억이 되살아 났다.

  이 책은 오에겐자부로가 자신의 아내의 오빠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이타미 주조'에게 바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이타미 주조[伊丹十三 1933~1997]' 란 어떤 사람일까? 찾아 보았는데 네이버 지식검색에서 나오는 인물 설명중 마지막 구절이 '10편의 연출작 중 9편을 흥행에 성공시키면서 일본의 대표적 흥행감독으로 명성을 날린 이타미 주조는 1997년 한 잡지사가 자신의 여성스캔들을 폭로하려 하자 빌딩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여서 조금 놀랐다. 이 책에서도 내내 책 속 '고기토'로 묘사되는 오에겐자부로는 친구인 이타미(=고로)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는데, 단순히 여성스캔들 때문에 자살했다고 저렇게 쉽게 써버리다니 왠지 이타미도 오에겐자부로도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71살이라는 오에겐자부로는 이제 할아버지라 그런지 확실히 예전 글들에 비해 글이 많이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기는 했다. (사실 이 책은 일본에서는 2000년쯤에 쓰여졌다고 하는데, 그때라도 이미 그의 나이는 60대 중반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솔직히 굉장히 읽기가 힘들었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책을 읽다가 깜빡 잠이 든적도 몇번이나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분명 굉장히 힘들게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꽤 많은 페이지가 넘어가 있어서 놀라곤 했다. 게다가 나로서는 고로가 고기토를 위해 남긴 '물장군(육성 녹음테이프와 함께 남긴 휴대용 소형 카세트 플레이어)'을 듣는 장면에서는 자꾸만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란 영화가 생각났다. 물론 그 영화는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이고, 이 소설은 우정을 그린 것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육성 녹음 테이프를 마치 대화하듯이 남겨놓은 설정은 왠지 비슷하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 친구는 죽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물장군을 통해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고기토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오에겐자부로의 아들은 장애인이다. 그러나 음악에만은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으며, 아내는 그림에 재능을 갖고 있어서 언젠가는 가족이 연합하여 에세이집을 내기도 했었다. 삽화는 아내가 그리고 남편은 아들을 소재로 한 글을 쓴 것이다. 이 책은 거기에 아내의 남편 이야기까지 첨가되어서 좀더 가족 깊숙이 들어갔다.

  극 중 제목인 <체인지링>은 설화에서 온 것으로, 예쁜 아이가 태어나면 도깨비가 나타나서 못생긴 아이와 바꿔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도깨비가 바꿔놓고 간 못생긴 아기를 '체인지링'이라고 한다고 한다. 고기토의 아내 치카시는 항상 자기 오빠에게 동경과 질투가 섞인 감정을 품고 자랐고, 그러던 어느날 문득 오빠가 예전과 달라졌다고 느끼면서 예전에 밝고 명랑하고 멋지던 오빠를 자신이 자신의 아이로 새롭게 태어나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자신은 장애아를 낳고 오빠는 결국 자살을 하고 만다.

  그러나 소설은 새로운 아가의 탄생을 예고하고, 죽은 자들은 이제 그만 잊어주자고 하면서 끝을 맺는다.

  소설속 이야기는 끊임없이 고기토와 고로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있고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만큼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수필인지 분간이 안되어 혼란스러웠지만 그 와중에도 이렇게 소설을 발표할 만큼 친구, 이타미에 대해 깊은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솔직히 나는 이타미주조란 감독에 대해 잘 모르고, 일본 잡지사의 취재 관행이라거나 오에겐자부로의 일상도 잘 몰라서 쉽게 이해가 안가는 구절들도 있기는 했지만, 만일 우리나라에도 어느 감독이나 소설가의 죽음에 대해 친구 소설가가 이와 같은 류의 소설을 펴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비록 자신은 자살을 택했지만 이와 같이 자신을 기억해주고 이야기로 남겨주는 친구를 둔 이타미는 죽으면서도 참 든든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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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1 강풀 순정만화 5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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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강풀. 만화작가(?)로 그의 작품중 "순정만화"는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공연된 바 있고, 이 작품 "바보"는 영화로 제작중이라고 한다. 동감의 김정권감독에 차태현, 하지원 주연이라고 하니, 영화도 퍽 기대된다.





솔직히 '순정만화'는 말그대로 순정만화같은 내용이라 별로였다는 평을 많이 들어서 구태여 찾아서 읽지는 않고 있었는데,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이 책은 제목부터 솔깃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꽤 오래전에 1권을 읽고 2권은 마침 서가에 안 꽂혀있어서 못 읽었다가 얼마전에 2권을 발견하여 다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어릴적에 연탄가스를 마시고 바보가 된 어느 바보의 이야기다. 어머니는 병으로 일찍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바보랑 같이 연탄가스를 마시고 돌아가셨다. 바보에게는 어린 여동생까지 남겨져 하루하루 열심히 토스트를 구워 팔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동생은 이런 바보 오빠가 창피하게만 느껴지고...

그런 바보는 어릴적부터 피아노를 잘 쳤던 동네 친구를 좋아하여 유학간 그 친구를 매일 동네 뒷동산에서 기다리고, 학교에 불을 낸 불량학생의 죄를 덮어쓰고는 그 친구가 유일한 바보의 단짝이 되어준다.

암튼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바보와 친구들의 이야기다.

예상치 못했던 결말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따뜻한 그림과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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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잉글리쉬 보이
왕강 지음, 김양수 옮김 / 푸른숲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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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중국소설이 변화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에 둔 소설이 많다는 점은 여전하지만, 예전처럼 딱딱하지 않다. 무척 발랄하고 재미나다. 게다가 이 책은 번역에 고심을 둔 흔적이 역력하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재미나게 읽어댈 수 있었다. 

  1960년대, 중국에서도 변방에 위치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란 마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은 '류아이'란 소년으로 위구르어를 가르치는 어여쁜 ' 아지타이'선생님을 흠모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정책이 바뀌면서 학교에서는 위구르어대신 영어를 가르치기로 결정하고 이에 상하이에서 신지식인 '왕야쥔'선생님이 나타난다. 그는 늘 깔끔한 옷차림에 당시로서는 여자한테서도 드물던 향수냄새를 풍기고 다니며,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하는 엘리트였다. 곧 류아이는 왕야쥔 선생님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둘은 스승과 제자사이를 넘어 진정한 친구가 된다.
  그러나 당시는 모택동의 공산당이 지배하던 시기였고, (쉽게 우리나라 박정희 정권을 떠올리면 될 듯) 거기에 '문화대혁명'이란 운동까지 몰아닥쳐 지식인들이 오히려 천시를 받고 지방으로 쫓겨나 노동을 하면서 사상개조를 받는다. 덕분에 류아이의 부모님도 명문 칭화대학을 나오고 소련으로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 였으나 우루무치란 시골마을에서 벽화나 그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한편, 류아이의 집은 빌라같은 개념의 건물이었는데 1층에 류아이의 같은반 친구 '황쉬성'이란 여자아이가 살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과거 국민당이었는데 자살을 해서 죽고 말고, 황쉬성은 이에 굉장히 낙담하지만 예나지금이나 여전히 류아이네 반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는 아이로, 왕야쥔 선생님의 사랑을 받는다.
  쓰레기리 - 황쉬성 - 왕야쥔 - 아지타이로 연결되는 복잡한 짝사랑과 그 와중에 정치적인 문제들이 끼여들어서, 왕야쥔은 모함을 당해 쫓겨나기도 하고, 쓰레기리는 황쉬성을 위해 살인을 하기도 한다. 
   공산당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류아이네 학급도 공부 대신 노동에 동원되게 되는데, 이 때 황쉬성과 쓰레기리는 홍위병에 자원입대하여 노동에서 해방되고, 진짜 총을 들고 다니게 된다. 그러나 이 들은 아직 어린 소년, 소녀였을 뿐. 총을 들고 장난을 치다가 실수로 황쉬성이 쓰레기리를 죽이게 되고 결국 황쉬성은 감옥에 갇히고 만다.
   이 밖에 아지타이를 흠모한 류아이가 목욕탕에서 아지타이를 훔쳐보는 이야기. 결국 왕야쥔 선생님과 같이 갔다가 선생님은 발각되어 감옥에 갇히는 이야기 등등 무궁무진한 에피소드들이 재미를 더해주고, 단순한 재미뿐 아니라, 중국 현대사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만들어 준다.

   레포트를 쓰기 위해 읽은 소설이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유쾌하게 재미나게 읽은 소설이다.
   결국 왕야쥔처럼 고향, 우루무치 마을의 영어선생님이 된 류아이. 그도 어릴적 자신같은 똘똘하고 착한 제자를 만나게 될까?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될까? 모쪼록 앞으로 그의 삶은 순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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