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는 교실 출입문에서 시작되나보다. 청출어람의 아이들.....힘들다!

 

 

 

 

 

 

 

 

 

교무실에선 가을이 이렇게 익어간다.

 

너희들도 갇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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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을 때, 그 잘못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르고 올바른 방법은 우선 그 잘못을 인정하고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잘못을 가리기 위해 혹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궁색한 변명을 할수록 더 초라해질 뿐이다. 더 구차해질 뿐이다. 개인도 그럴진대 한 나라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그러면 이건 해악이다. 이런 온갖 해악질에 사는 게 고달프고 새삼 국가의 의미를 묻게 되는데... 요즈음 해악질 리스트라도 작성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중 몇개, 훗날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

 

 

강신명, 농민 백남기 씨의 사망 총책임자인 전 경찰청장.

 

" 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백선하, 농민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를 작성하신 서울의대교수.

 

" 유족의 반대로 연명치료를 받지 못해 백 씨가 사망에 이른 만큼 사인을'병사'로 표기한 것은 문제가 없다."

 

 

어눌한 코미디언 같은 정치가 이정현의 단식.

 

"G20 국가 중에서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법을 안 지키는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일 거다. 선거제도가 정착된 그러한 나라들 중에서 단식투쟁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는 나라도 바로 아마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바로 우리 국회의원의 특권이 시작되고 있다”

 

 

호주에는 '국가 사과의 날'이 있다고 한다. 그 과정을 읽어보면 호주나 우리나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잘못을 인정했다는 의미에서 호주가 선진국임은 확실하다. 우리도 국가 사과의 날을 제정한다면....2월? 4월? 10월?.... 너무 많다.

 

 

다음은 최유필의 <가만한 당신>에서 발췌한 글이다.

 

매년 5월 26일은 호주의 '국가 사과의 날 National Society Day'이라고 한다. '호주 정부가 과거 원주민에게 범한 야만적인 일들을 사과하고 잊지 않겠다는 취지로, 비슷한 잘못을 다 함께 경계하자는 취지로 1998년에 지정했다.'

 

1905년부터 1970년까지, '호주의 백인 정부는 백인과 원주민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을 부모와 혈족의 품에서 강탈해 집단시설에 수용한 뒤 결혼과 교육과 노동으로 원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탈색하고 백인화했다'고 한다. 이 국가유괴로 최소 10만 명의 아이들이 수용소로 끌려갔단다. 이들을 '도둑맞은 세대 Stolen Generation'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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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배달되는 조간신문은 주로 주말에 몰아서 읽는다. 밥 해먹고, 치우고, 출근하고....신문 읽기는 사치다. 그런데 오늘은, 밤새 시름겨워 날밤을 새우다시피 하다가 어쩌다 시간이 남아 신문을 펼쳤다. 우선 김종철 칼럼 '불의한 나라의 전문가들'이 눈에 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64495.html

 

정신이 번쩍드는 문장에 아침잠을 깬다. 이런 '시름' 앞에서 간밤의 내 시름은 사치스럽기만 하다.

 

"최근 한국을 다녀간 한 일본인 지진 전문가는 지난 9월의 경주 지진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지진이 경주 인근에서 3~4개월 후 발생할지 모른다는 충격적인 예측을 했다. 이 불길한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규모 6.5의 지진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한국의 원전들이 조만간 붕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래서 떠오른 이반 일리치의 문장.

 

오늘날 위기란 말은 의사, 외교관, 은행가, 온갖 사회 공학자가 모든 상황을 접수하고 사람들의 자유를 유보하는 상황을 의미하게 되었다. 국가도 사람처럼 중환자 리스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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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미장원이나 이발소, 떡집, 약국, 국수집, 중국음식점, 분식집....이런 곳은 단골로 정해두어야 일상이 편하다. 특히 미장원이나 이발소는 내 마음에 맞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일단 어떤 곳을 단골로 삼게 되면 한동안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남이 보기에는 그 헤어스타일이 그 헤어스타일로 보일 지 몰라도 내 딴에는 공을 들이는 곳이 머리카락이다.

 

우리 동네에는 남편이 단골로 삼은 남성전문커트가게가 있었다. 동네의 수많은 미장원과 이발소를 제치고 이곳을 단골로 삼은 이유는 단순하다. 가격 대비 솜씨가 출중한 미용사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손이 야무져서 새로 이발을 해도 가위자국이 남지 않아 매우 자연스럽고 유행을 따르는 듯 아니 따르는 듯 손님에 맞게 적당히 머리를 다듬어주었다. 그 '적당히'의 참맛을 아는 아줌마 이발사가 있는 곳이었다. 재밌게 생각되었던 건, 이 30대의 이발사는 보통 생각하는 성실성과는 거리가 먼 분이었다. 공휴일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에도 여의치 않으면 가게문을 열지 않았다. 손님들이 아쉬운 게지 이발사인 나야 아쉬울 게 뭐 있느냐, 는 식이었으나 그래도 가게는 늘 손님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친절하지 않고 자기 할 일만 하는 이발사였으나 머리 하나는 똑부러지게 깎았고 가격도 성인컷이 7,000원이어서 머리를 깎으려면 우선 가게는 열었는지, 기다리는 손님은 몇명인지 살펴보는 게 일이었다. 모든 기다림과 불편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한동안 매우 흡족해했다.

 

그런데 어느날 예고도 없이, 유리에 붙이는 종이쪼가리 하나 없이 그 이발소가 문을 닫아버렸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동네에 새로 들어선 미장원을 다니게 되면서 사유를 듣게 되었다. 문제는 임대료였다. 월세 60만원이었던 것이 갑자기 100만원으로 올랐다고 한다. 100만원이면 한 달에 (100만 원÷7000원= 142.86) 성인컷으로만 따져도 142명이다. 142명의 머리를 깎아서 그대로 가게주인에게 바쳐야 한다. 임대료라는 명목으로. 현대판 노예에 다름아니다.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평소에도 가게문을 성실하게 열지 않았던 (아마도 자존심 강한) 분이었기에 이런 상황을 참고 받아들일 수 없었으리라. 성실성에 억매이지 않고 배짱좋게 하고 싶을 때 일하는 그 분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 매우 아쉽다. 그 가게앞을 지나갈 때마다 '꼭 성실하게 살아야 하나'를 늘 자문하게 했던 분. 어디에서건 무탈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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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출근할 때 차창밖으로 산책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작은 한숨을 쉬곤 한다. '나도 저렇게  아침에 산책하고 싶다. 저 사람들은 출근하는 나를 부러워할 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오늘 아침 산책길에 나섰다. 휴일모드에 젖은 몸은 무겁고 마음도 어지럽다. 퇴근할 때 걷는 습관이 몸에 배어서인지 아침산책은 참 낯설고 몸도 따라주지 않는다. 날씨 탓인가. 엇그제 완독한 스밀라의 여운인가. 그러고보니 겨우 몇장 찍은 사진도 스밀라에 나올 듯한 장면같다. 무거운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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