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과 내가 한동안 푹 빠져 있던 오락이 하나 있었다. 행복한 거리..라는 게임이었는데, 거리에 마을 을 만들어 마을 주민들을 기쁘게 해 주는 게임이다. 물론 끝없이 확장이 가능하고, 집과 가게들과 오락 거리들과 나무 등 만들고, 해변가, 돌산, 숲 속, 철광 등 영역을 넓혀 나갔다.

 

그런데.. 모든 것이 그렇듯 열심히 하던 오락거리에 시들해졌다. 나는 점점 내버려두기 시작했고, 그 틈을 탄 신랑이 나의 행복한 마을을 '점령'했다.

 

이 마을의 건물들은 모두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는데, 그러려면 돈 뿐만 아니라 갖가지 재료들이 필요했다. 물약이나 햇살, 돌, 철, 사과 등등 오락을 하면서 시간과 자원을 들여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신랑은 그런 재료들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식민지'인 나의 행복한 거리에서 말이다.

 

나의 거리는 넓어지기 시작했고, 주민 수도 많아지고, 보다 활기차졌다. 신랑이 '관리'해서다. 그러면서 신랑이 하는 말...

 

식민지 수탈론이 이해가 간다. 너의 거리가 보다 수익이 많이 나긴 하는데, 그거 전부 내 마을 위주로 한다.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 시켰다는 둥 그러는데 그거 전부 웃긴게, 다 일제를 위해 만들어준거야. 결국 가장 중요한 것들은 너의 거리에 쓰지 않아. 다 내 거리로 가져가지. 오락하면서 이렇게 섬뜩한 건 정말 처음이네.

나는 웃었다.

 

맞아요.. 조선에 길 닦은 것도, 비행장을 지은 것도 다 자기들이 수탈하기 유리한 곳에 수탈하기 좋은 방법을 찾아서 한 것들이니까. 만약 조선인들이 직접 했더라면 다른 곳에 다른 방법으로 지었을텐데. 그리고 짓는 대가도 보다 정당하게 받아가고.

 

우리는 마주보며 웃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얻은 깨달음이 무척 슬펐다. 아... 언제쯤...

 

* 따옴표 어떻게 하는건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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