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사랑하고 있는가
박나영 지음 / 영언문화사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하기 때문에 곁에 있다고 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떠난다고 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살 수도 있고, 사랑하기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사랑을 가꾼다. 먼저 하연의 어머니. 그녀는 사랑하기 때문에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유뷰남인 장회장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두번째 경진. 그는 형수인 하연을 너무 사랑하여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걸 알면서도 그녀 주위를 맴돌며 지켜준다. 세번째 채화. 그녀는 경진을 사랑하지만 경진의 마음을 알고 그를 위해 그의 곁을 떠난다. 네번째 명진. 미경을 사랑한다는 생각에 아내인 하연을 버리고 미경과 뉴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미경의 배신을 겪고 뒤틀린 그는 하연을 학대하지만, 점차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를 위해 죽음이라고 불사할 정도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친다. 마지막으로 하연. 명진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아가던 그녀는 마침내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사랑과 행복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 책의 미덕은 공평함이다. 많은 로설에서 항상 남주는 오해로 여주를 괴롭히다 사랑을 깨닫고 쉽게 용서받고 여주의 마음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 1/3은 명진의 오해와 반항으로 하연의 괴로움이 나타나고, 1/3은 복수심으로 활활 타오르는 하연의 보복으로 고통받는 명진의 모습이 떠오르고, 1/3은 진실한 사랑을 고백하는 명진의 모습과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하연이 그려진다. 그래. 남주인 명진은 고생 좀 해야했다. 쉽게 용서 받았다면 내가 작가를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엔 '저 나쁜 놈, 하연과 잘 된다면 용서 않겠어.' 란 중얼거림을 연발했고, 중간에는 '흠, 명진이 드디어 정신을 차렸군. 그래도 둘이 잘 되는 건 싫은데.' 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뒤로 가면 갈수록 둘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나를 발견했다.

그만큼 고통 받았으니 행복해지길. 두 사람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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