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에 왔다.

 

엄청 크고 넓고 뭐가 많다.

 

사정상 남자친구 어머니 병간호 하러 며칠 올라온 참인데, 병실이 11층이라 전망도 좋다. 무엇보다 따뜻해서 좋다.

 

여기 있으니 아픈 사람 참 많다. 건강한 건 최고의 복이라는 게 참말이다.

 

그나마 남자친구 어머니가 제일 건강해 보인다. 물론 아프시긴 한데, 다른 사람들 내내 토하고, 신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니 또 그게 나름 위안이 되는 것 같다.

 

암이 재발한 게 아니라 그저 염증 정도여서 이대로 곧 퇴원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

 

 

음.. 아무리 생각해도 난 착한 사람인 듯..ㅋㅋㅋ

 

일주일 휴가 내고 사무실 안 가도 되니까 좋다. 어머니 병수발 드는 것도 딱히 힘들지도 않고. 간이 침대에서 뒹굴뒹굴.. 책도 보고 잡지도 보고.. 여기 도서열람실도 있어서 가 봤더니 만화책이 잔뜩 있다. 좋은 병원이다.

 

생각해보면 울 엄마는 기분이 묘하시겠다. 내가 대신 간다고 하니까 엄마는 그러라고 하시긴 했는데 딸이 고생한다 생각하시니 좀 서글프시겠다.

 

그래도 이번 결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 한 결정인 것 같다.

 

내가 안 오면 남자친구가 수험생이라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꼼짝없이 혼자서 기약없는 시간을 여기서 보내야 할 거고, 시험은 물 건너 가는 거고, 나이 먹어서 아무것도 안 하면 그게 오히려 더 불효가 될테니까.

 

나는 남이라서 내가 온다고 하니까 오빠 누나, 여동생, 아버지, 사위들 다 긴장하면서 휴가를 쓰고, 간병인을 붙일 생각을 한다. 몇 년 전에 오빠 혼자 다 했으니 이번엔 다들 같이 나눠서 해욤~~^^

 

여튼, 이번 주는 내가 있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검사 결과 나와서 얼른 퇴원해서 부산에 같이 내려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ㅋㅋ 난 휴가 내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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