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집 (Sonnet)                                                                                                                      

 154편으로 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14행 시집.
저자 : 윌리엄 셰익스피어
장르 : 시집
발표 : 1609년

 1609년 출간. 그 대부분은 1593∼1598년에 쓰여진 것으로 생각되는데 시인·귀공자·흑부인(黑婦人) 등을 둘러싼 생생한 인간 드라마를 만물유전의 양상 가운데서 그려냈다는 점에서 14행시 가운데서가장 비전형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소네트는 영국문학에 있어 가장 전형적인 시형으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 여러나라에서 약 13세기경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16세기 엘리자베스 조때 아탈리아로부터 들어와 성왕하기 시작하였다. 필립 시드니, 에드먼드 스펜서, 셰익스피어 등이 당시 유명한 소네트 작가들이며, 현대 시인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인들이 소네트를 써왔다.


내용

셰익스피어의 작품전부를 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극이 아닌 시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네트 시집>이다. 물론 셰익스피어의 극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노래들도 문학적 가치가 높은 것들이다.

소네트는 14행으로 되어 있으며, 1행은 아이앰빅 펜타미터(iambic pentameter)로 되어 있다. 아이앰빅은 액센트가 약강으로 된 운각을 말하며 이 운각이 다섯개로 된 것을 아이앰빅 펜타미터라고 한다. 소네트는 이탈리아형과 영국형 2종이 있으며, 영국형은 다시 셰익스피어형(Shakesperian Sonnets)와 스펜서형(Spenserian Sonnets)의 두가지 타입이 있으나, 거의 비슷하다.

영국형 소네트는 14행이 나뉘어져서 4행씩으로 세분단이 전장이 되고 마지막 2행이 후행이 된다. 이 4행씩의 세 분단은 내용적 구분으로, 겉으로는 나타나 있지 않고, 마지막 2행만이 표시되어 있다. 마치 한시의 절구에 있어서 기승전결과 같이, 먼저 세 분단에서 전개된 생각이 마지막 두 줄에 와서 클라이막스적인 안정을 갖게 되는 묘미가 있다. 이 마지막 두 줄은 우리나라 시조의 후장에서와 같이, 순조로운 흐름을 깨트리며, 비약의 미와 멋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조를 풍월이라고 하듯이 소네트를 시의 스포츠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즉 가벼운 장난이나 재담이란 말이다. 사실 엘리자베쓰 시대 소네트 속에는 가볍고 재치있는 말재주들이 있다. 그러나 엄숙하고 심원한 사상을 밀턴이나 워즈워스는 소네트로 발표하였다. 또 소네티어(sonneteer)라고 낮춰 불러 소네트 작가들을 멸시하는 때도 있다. 그래서 워즈워스는 <소네트 작가들을 멸시하지 마라>는 소네트까지도 쓴일이 있다. 소네트라고 하여 시형에다 말만 채워 넣어 기계적인 빈약한 것들을 써낸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시조에도 한시(漢詩)를 그냥 가져오거나 한시에다 토를 달거나 유교적 윤시를나열한 것들이 많아, 시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소네트는 엄격한 정형시이기 때문에 시인은 표현에 있어 많은 제약을 받는다. 즉 압축된 농도 진하고 간결한 표현을 하기 위하여 모든 시적 기교를 부려야 한다. 그리고 소네트는 시상의 집중체이므로 한 말이 다 불가결한 것이라야 하며, 존재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감정이나 사상의 무제한한 토로가 아니라 재고 깍고 닦고 들어맞춘 예술품이라야 한다.

수백년간 지켜내려온 소네트형에는 영국민족에게 생리적으로 부합되는 무슨 자연성이 있는가 싶다. 그러기에 대시인 셰익스피어는 154편의 소네트를, 워즈워스 5백 수(首)를 넘어 쓰고, 밀턴과 키이츠도 많은 소네트를 썼다.

내용은 3부로 나뉘어 주요부(1∼126번)는 파트롱인 미모의 귀공자를 그린 것이다. 먼저 그의 미모를 찬양하고 그 아름다움을 영원히 남기기 위하여 결혼해서 아들을 두라고 권유하고 나서 이별의 쓰라림, 시인의 연인을 빼앗아간 귀공자에 대한 원망의 말, 라이벌 시인의 개입에 대한 질투, 우수와 번민, 절교상태, 우정의 회복과 사랑의 승리를 노래한다.

제2부(127∼152번)는 소위 '흑부인'에 관한 것으로서 그녀에 대한 찬미를 늘어놓으면서도 라이벌의 존재를 넌지시 비치고, 여자의 정숙하지 못함을 나무라고, 업보(業報)와 같은 육욕을 저주한 '독설(毒舌)'의 소네트도 포함되어 있다. 제3부(153∼154번)는 큐피드를 노래한 것이다. 소네트 문학의 최고 걸작으로 일컬어진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시집>은 전부 154편으로, 대개 1590년대부터 1609년 사이에 창작된 것들이다. 이 <소네트 시집>은 그 이야기의 줄거리는 대단히 단순하며, 인물은 시인인 작가와, 그의 고귀하고 젊은 친구와, 살결이 희지 않고 눈과 머리털이 검은 여인의 세 사람이다. 시인은 그의 친구를 끔찍이 아끼고 사랑한다. 그 사랑은 우정 이상의 것으로, 마치 애인에게 주는 것과 같다. 그런데 그 친구는 그를 배반하고 시인에게서 검은 여인을 빼앗아 간다. 시인은 일시 몹시 상심하나, 관대함 그 이상의 관대함으로 다시 친교를 회복한다. 그는 그 여인을 악마라고까지 비난하나, 자기 친구는 유혹받은 천사로 여긴다.

이 등장인물이 실제로 누구인지 확실치 않다. 학자들은 전기적 흥미를 가지고 연구하여 왔으나, 만족할 만한 해답에 도달하지 못했다. <소네트 시집>은 연가이나, 연결된 이야기로는 명료하지 않는 점이 있다. 어떤 시편은 거의 관련성이 없기도 하다. 154편의 시중에서 좋은 것들은 애정의 환희와 고뇌를 우아하고 재치 있게 표현하였으며, 그 속에는 진질성과 심오한 철학이 있으나 어떤 작품들은 다만 기교의 연습이 지나지 않는다.

영문학사상 위대한 걸작품으로 추천되는 시편은 12, 15, 18, 25, 29, 30, 33,34,48, 49,55, 60, 66, 71, 73, 97, 98, 99, 104, 106, 115, 116, 130, 146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소네트 시집>은 같은 빛깔이면서도 여러 종류의 구슬이 섞여 있는 한 목걸이로 볼 수도 있고, 도립된 구슬들이 들어 있는 한 상자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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