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 구하기
조나단 B. 와이트 지음, 안진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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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경제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그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죽을 지경에라도 처한 것일까?

독일의 통일과 소련의 해체, 중국의 개방 등으로 사실상 자본주의는 사회주의에게 승리를 거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는 라이벌인 사회주의 때문에 존재 가치가 있었나 보다. 라이벌의 존재에 의해 정당성과 효율성을 가졌던 자본주의는 라이벌이 사라지자 자기 쇄신의 부조과 드러나는 허점 등으로 인해 여기저기서 계속 비판받고 있다.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이윤만을 위해 내달리는 이기적인 기업가들의 시장. 그리고 이 이기심을 부추긴 사람이 애덤 스미스이며, 그는「국부론」에서 자본주의를 옹호했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저자는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애덤 스미스야말로 철학 속에서 경제학을 발전시켰으며, 그가 내세운 자본주의의 전제는 도덕성이라면서 애덤 스미스를 위대한 철학적 인물로 내세운다. 그리고 그의 철학사상이 담겨 있는 「도덕감정론」이야말로 도전받고 있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거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경제서다. 저자가 소설가가 아니어서 그런지 소설의 설정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애덤 스미스 본인의 입을 빌어 경제이론을 전개해야 한다는 작가의 강박관념(?) 또는 소망 때문인지 애덤 스미스는 빙의의 형태로 나온다. 즉, 유령이 되어 남의 몸에 씌인 채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스릴러 비슷하게 주인공인 신참 경제학자와 유령 애덤 스미스는 도망다니다가 살해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이야기 전개 자체는 그다지 재밌거나 감동적이거나 유쾌하지도 않다. 다만 이 책을 읽을 때 유령 애덤 스미스의 이야기를 꼼꼼이 챙겨보면 좋겠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논리정연하게 경제이론과 도덕성을 전제로 하는 자본주의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써 놓았다. 이 책에서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그런 부분들이다. 또한 볼테르, 루소, 흄, 케네 등 애덤 스미스와 당대에 살았던 위대한 사상가들도(빙의의 형태이긴 하지만) 만나볼 수 있다. 그들의 대화도 챙겨보면 괜찮겠다.

이 책을 읽고 「도덕감정론」과 「캉디드」가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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