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과 반전의 순간 Vol.2 - 강헌이 주목한 음악사의 역사적 장면들 전복과 반전의 순간 2
강헌 지음 / 돌베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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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리를 하다가 이 책을 읽고 어떤 말도 남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우리의 삶이 그러했듯 음악 역시 오랜 시간을 살면서 많은 부침을 겪었다. 다양한 장르들이 나타났고 가지각색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음악들이 태어났다.

2권에서는 19세기를 지나 20세기를 다룬다. 격랑의 시대답게 하고 많은 일들이 있지만 저자는 처음에 ‘민족음악’을 내세운다. 민족국가가 생겨났으니 민족음악이란 것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러시아 5인조’와 ‘조선음악가동맹’ 같은 음악가들의 단체(?)들이 그 민족음악의 험한 길을 걸었다. 기억나는 사람은 저자가 천재라고 극찬한 김순남. 기억나는 이야기는 해방 후 우파의 <독립행진곡>이 일본 관동군의 군가 <만주행진곡>의 표절에 가까운 노래라는 것이다. 이 노래는 전형적인 일본 군가의 임계인 요나누키 장조 5음계로 쓰였다(p.80)고 한다.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음악사는 여전히 폭력에 저항하거나 체제에 순응하거나를 반복한다. 모든 역사가 그러하듯이 음악 역시 사람이 하는 것이라 누군가를 위로하기도 하고 돈에 굴복하기도 한다. 스윙마저 백인에게 빼앗긴 아프리칸 아메리칸은 즉흥연주를 통해 그들의 정신을 되살렸다. 비밥이라는 이름으로. 80년대 시장경제 체제는 문제점도 많았으나 다양한 음악이 발전하여 예술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우리도 아는 조용필, 마이클 잭슨, 들국화 등이 위대한 음악성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지배계급의 문화였던 오페라를 대중적 예술로 전환시킨 뮤지컬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국의 브로드웨이와 영국의 웨스트엔드.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는 모든 수준이 세계적이라고 하는데 딱 하나가 비어있다고 한다. 크리에이터. 뮤지컬 제작의 핵심이라는 크리에이터는 곡을 쓰고, 드라마를 만들고, 가사를 쓰는데 한국 뮤지컬계는 뮤지컬에서 가장 핵심적인 유닛인 그 퍼즐이 비어있다고(p.344) 한다. 이 책이 17년에 나왔으니 지금은 어떨까. 창작 뮤지컬이 계속 무대에 올라오고 있는데 세계에 통할만한 크리에이터의 새싹이라도 보일까. 사뭇 궁금하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25] 히포크라테스가 남겼다고 알려진 명언으로, 실은 그리스어가 라틴어로, 그것이 다시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그 의미가 약간의 왜곡을 거쳐 지금껏 전해지는 것이다. 여기서 히포크라테스가 쓴 원어‘Ars’는 예술 또는 기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로마 시대의 사상가 세네카가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라는 저술에서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을 "인생은짧고 예술은 길다"로 인용하면서 이 경구의 오랜 오해 誤解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라틴어: Ars longa,
vita brevis, occasio praeceps, experimen-tum periculosum, judicium difficile. 영어:The art is long, life is short, opportunityis fleeting, experiment is uncertain, judg-ment is difficult. 한국어: 기술은 길고, 생명은 짧고, 기회는 빨리 지나가고, 실험은 불완전하고, 판단은 어렵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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