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두 달 전에 아이와 나는 마트에 장을 보러 간김에 서점코너에 잠깐 들렀었다. 장을 보면서 책도 한 권씩 사다줄 요량으로 손을 잡고 신나게 서점코너를 열심히 두리번 거렸다. 인터넷에서 책을 고르는 것과 서점에 직접 가서 책을 고르는 것에는 큰차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서점에서는 책을 직접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기에 충동구매(?)를 유발하게 된다. 손으로 넘기고, 책을 살펴보다보면 이것, 저것 다 사고 싶다. 하지만 알라딘 적립금을 생각하고서 꾹 참는다. 참기를 여러번 반복한 후 그 중 정말 사고 싶은 책 한, 두 권으로 제한을 하여 구입하는 편이다. 눈을 현혹시키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한, 두 권을 고른다는 것은 정말 힘들고, 어렵다.
고르기가 너무 어렵고 힘이 들어 아이에게 사고 싶은 책을 골라보라고 하니 녀석은 매번 장난감이 부록으로 곁들어 있는 그림책을 사달라고 조른다.아직 다섯 살이다보니 장난감의 유혹을 넘어서기가 힘이 드나보다.하긴 어른도 수많은 책중에서 한 권을 고르기가 이리 힘이 드는데 어린 아들에게 좋은 책을 선별해보라고 하는 건 무리가 좀 있긴하다.  

 부모 욕심에는 같은 돈을 지불한다면 이왕이면 엄마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사고 싶다.그래서 항상 아이와 실랑이를 벌인다.이번에 아이와 실랑이를 벌였던 책은 바로 이책 <구름빵>책이다.직접 서점에서 이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읽어보니 그자리에서 망부석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나는 이책이 정말 이렇게 상상력이 기발한 책인줄 몰랐었다.그래서 계속 구입하기를 미뤄왔었다.하지만 책을 직접 읽어본 순간 당장 사야겠다는 충동이 일었다.헌데 아들녀석은 한사코 이책보다는 그 자동차가 부록으로 있는 그책을 사달란다.그래서 급기야 각각 자신이 원하는 책을 깨끗하게 포기하고 전혀 다른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책으로 구입했다.계산을 하면서도 어찌나 속이 쓰리던지~~

 구름빵은 그날 이후로 계속 내머리속을 두둥실 떠다녔다.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책을 받았을때 실제 구름빵을 손에 쥔 것처럼 어찌나 탐스럽던지~~
혼자서 몇 번을 읽어보고, 또 읽어보았다.그리고 아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했다. 주중에는 외갓집에서 유치원을 다니고 주말에 집으로 돌아오는 아들인지라 주말을 열심히 기다렸다.드디어 주말에 집으로 온 아들에게 제일 먼저 이책을 읽어주었다.처음에는 그냥 시큰둥하게 받아들이는 것같았다.다 읽고 나서 책을 덮고 아이와 나는 이책의 줄거리를 대충 연상퀴즈 풀듯이 대화를 나눠보았다.녀석도 차츰 줄거리를 읊어내려가는 도중 같이 동참을 하게 되면서 점차로 눈이 반짝하더니 그때부터 계속 이책만 보게 되었다.그리고 이젠 아예 눈만 뜨면 이책을 끼고 산다.그래서 이순간을 놓치지 않고 "거봐! 서점에서 엄마가 사자고 했던 책이 바로 이책이잖아~ 엄마는 재미있는 책만 고르잖아~ 앞으로는 엄마가 사자는 책으로 사자! 알았지?"라고 말했다.그리고 녀석은 무언가 동의를 하는 듯한 표정을 짓긴 하던데~~ 글쎄?

 이책을 설명하자면 상상력이 가히 기발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이다.구름을 뜯어서 그것을 엄마에게 갖다드렸더니 엄마는 그것으로 구름빵을 만들어 아침식사로 내놓았다.누가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구름을 빵으로 만들어 먹겠다는 생각을 말이다.또한 구름빵을 먹은 식구들은 구름이 하늘에 둥실 떠다니는 것처럼 공중으로 붕 떠오른다.그리고 아침을 거르고 늦었다고 회사로 출근하신 아빠를 위해 아이들은 구름빵을 봉지에 담아 하늘을 날아 아빠에게 간다.구름빵을 드신 아빠는 금새 하늘을 날아서 회사에 다달아 지각을 면하셨다.아빠에게 다녀오느라 힘이 다 빠진 아이들은 집지붕에 앉아 남은 구름빵을 오손도손 다정하게 먹으면서 이이야기는 끝이 난다.

 책의 내용은 구성력이 탄탄하고 상상력이 기발하여 계속 다음장을 넘기도록 유도한다.내용못지않게 이책의 그림기법도 훌륭하다.직접 캐릭터와 집안의 풍경등을 제작하여 그것을 사진으로 예쁘게 찍어 인쇄하였다.그래서 이책은 빛 그림이란 독특한 글귀가 눈에 띈다.사진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부러 빛 그림이라고 명칭한 것 또한 마음에 든다.그리고 독특한 기법의 그림인지라 아이들의 눈은 신선하면서도 즐거울 것이다.어른인 눈으로 보아도 분명 그림들은 아주 독창적이면서도 정감있어 보인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아들에게 물었다."만약 네가 구름빵을 먹는다면 어디부터 가고 싶어?"라고 물었더니 고속도로위로 날아가고 싶단다.온통 자동차 생각밖에 없는 녀석에게 딱 맞는 답이라고 생각했다.고속도로를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 위를 날아다니면서 녀석이 더 빨리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가보다.그리고 아빠 회사에도 한 번 가보고 싶단다.그리고는 날더러 구름빵을 만들어달랜다.어흑~ 이런 부작용이 있었구나! 대충 구름이 없어서 만들지 못한다라고 핑계를 대긴 했는데...녀석은 저높은 하늘에 있는 구름을 따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워 안절부절이다.그리고 하늘에 올라갈 수 있는 높은 사다리를 얼른 사달랜다.(에릭 칼의 그림책 중 아빠가 아이에게 달을 따주는 내용의 책이 있는데 아빠는 높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달을 따주는 장면이 있다.녀석은 하늘에 있는 별이나 달 이야기만나오면 어김없이 그사다리를 사달라고 조른다..)이책의 부작용은 생각보다 크다..ㅡ.ㅡ;;

 그리고 아들은 나에게 아주 진지하게 물었다.이책을 유치원에 가져가면 안되겠느냐고 말이다.이유를 물었더니 친구들과 같이 읽고 싶단다.처음에는 무척 망설였다.책의 소장성을 중시 여기는 나인지라 잃어버리거나 아이들이 책을 험하게 다루어 파손되는 것이 너무 신경이 쓰여 망설였던 것이다.하지만 책을 읽은 그 즐거움을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책이 찢어지면 좀 어떠랴~ 라고 마음을 돌리게 되었다.이책은 그렇게 마음을 너그럽게 만들어주게 되더란 것이다.

 지금 현재 아들녀석은 감기가 심해서 병원에 입원중이다.그래서 유치원에 가져갔어야 할 구름빵은 현재 병원에 있다.녀석은 병원침대에서 열심히 구름빵을 보고 있는 중이다.병원에서 이책을 읽으니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마냥 좋단다.책의 주인공들이 구름빵을 먹고서 하늘을 훨훨 날아다녔 듯이 녀석도 얼른 감기를 훌훌 털고 하늘을 날 듯이 일어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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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10-28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민이가 많이 아픈가요? 입원할정도의 감기라니.... 아이가 입원하면 정말 엄마맘도 짠하지만 힘들기도 어찌나 힘들던지.... 쌍둥이들은 어쩌고 있대요. 빨리 나아서 구름빵 만들러 가자고 해보세요.

책읽는나무 2006-10-28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침이 잘 안낫더니 폐렴으로 넘어갔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리 심한편은 아니라 좀 다행이에요.전 쌍둥이들땜시 병원에 가보지 못하고 있구요.병원에선 친정엄마가 대신 돌봐주고 있어요.입원한 첫날에는 무척 심란스럽더니 그래도 좀 차도가 있다고 하고, 민이도 씩씩하다는 소리에 마음 푹 놓고 있습니다요 그려~

안그래도 빨리 감기 낳으면 뽀로로 뮤지컬 보러 가자고 꼬드겨 놓았는데 글쎄요~ 그비싼 입장료의 뽀로로를 과연 볼 수 있을지는?? 안그래도 차라리 구름빵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을 번복할까요? ^^ 구름대신 무엇을 집어넣어야할지 고민이로군요..

조선인 2006-10-2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민이가 얼른 낫길 바랍니다.
(마로도 늘 사다리 사오래요. ^^)

책읽는나무 2006-10-2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에릭 칼 아저씨는 이렇게 엄마를 난감하게 만들어주시다니~~

클리오 2006-10-2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재밌었어요.. 민이도 빨리 낫길 바라구요. 울 예찬이랑도 이렇게 이야기나눌 날이 오겠죠? ^^

책읽는나무 2006-11-02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네.오늘 민이 퇴원했어요.고맙습니다. 그리고 예찬이 이제 곧 엄마랑 이야기 나눌 시간이 자꾸 자꾸 다가오고 있습니다.준비 단단히 하십시오~^^;;